코로나19, 피트니스 시장의 경쟁심화 계기로 작용하나
상태바
코로나19, 피트니스 시장의 경쟁심화 계기로 작용하나
  • 정근호 기자
  • 승인 2020.07.10 1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에 펠로톤/미러/오베 등 피트니스 업체 급성장
구글, 피트니스 앱 ‘Fit’서 홈트레이닝 영상 무료 제공 시작
콘텐츠 제공 주체 다양화…업체 간 협력-경쟁 격화 예상
펠로톤의 실내 자전거 이미지. (출처: 펠로톤)
홈 피트니스 업체 '펠로톤'의 커넥티드 실내 자전거 사용 모습. (출처: 펠로톤)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홈트레이닝 시장의 성장세가 매섭다. 피트니스 앱 시장은 이미 전용 모바일앱 사용 증가, 활동 및 심박수 모니터링을 위한 스포츠/피트니스 앱 수요 증가, 웨어러블 기기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처럼 스마트폰이 생활필수품이 되어 자연스레 피트니스 모바일앱 사용이 많아진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피트니스 앱 시장은 또 다시 큰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락다운(이동제한)이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바꾸고 피트니스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 체육관 폐쇄로 홈피트니스 시장 급성장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체육 시설이나 외출 자체를 자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체육관이 대거 문을 닫으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모바일앱 기반의 서비스로 쏠리고 있다. 이에 피트니스 시장은 구조적인 변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우선,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운동 스튜디오를 보유한 업체들의 변화가 생겼다. 미국, 캐나다, 호주 및 프랑스에서 요가 스튜디오를 운영 중인 ‘모도 요가(Modo Yoga)’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인스타그램 라이브에서 무료 강의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미국 피트니스 업체 ‘소울사이클(SoulCycle)’은 올해 말 주문형 가상 수업을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30개국에서 3만여 개의 스튜디오를 운영 중인 또 다른 피트니스 업체 ‘클래스패스(ClassPass)’ 역시 라이브 운동 스트리밍 사업을 시작했고, 500개 이상의 자사 스튜디오에서 라이브 및 예약 가능한 클래스를 플랫폼에 추가했다.

여러 오프라인 피트니스 업체가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면서 물리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해 실제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업체들도 등장했다.

일례로 커넥티드 실내 자전거와 트레드밀 판매 및 피트니스 강좌를 제공하는 홈피트니스 업체 ‘펠로톤(Peloton)’과 전신 거울처럼 보이는 인터랙티브형 가정 내 피트니스 시스템을 제공하는 ‘미러(MIRROR)’를 꼽을 수 있다.

 

온라인 전용 피트니스 서비스인 오베(Obé)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회원 수가 10배 증가했다. (출처: 오베)
온라인 전용 피트니스 서비스인 오베(Obé)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회원 수가 10배 증가했다. (출처: 오베)

최근 펠로톤은 `20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5억 2,460만 달러를 기록했고 가입자도 전분기 200만 명에서 30% 증가한 260만 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에는 미러가 코로나19 발병 이후 판매량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루에 14개의 라이브 강좌와 4,000개 이상의 주문형 강좌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피트니스 서비스인 오베(Obé)도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회원 수가 10배 증가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중요한 점은 코로나19 이후 락다운이 해제되더라도 서비스 이용자의 25%~30%가 이전처럼 실제 수업을 듣고, 나머지는 온라인 비디오를 통해 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즉, 오프라인 피트니스 업체들은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사업이 회복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 펠로톤처럼 하드웨어와 구독형 서비스의 결합을 시도하는 업체는 물론, 모바일앱 기반의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디지털 피트니스 업체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개별 트레이너 및 헬스클럽 등도 자체적으로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제공하고 있다.

 

◆스포츠 관련 업체들도 홈트레이닝 서비스에 관심

더 나아가 운동기구 및 스포츠웨어 등 운동과 관련된 업체들도 홈트레이닝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스포츠웨어 및 액세서리 업체 ‘룰루레몬(Lululemon)’이 ‘미러’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룰루레몬은 이미 전 세계에 걸친 오프라인 매장에서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 무료 요가 및 피트니스 수업을 진행했는데, 이제 온라인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스포츠용품 브랜드 ‘나이키(Nike)’가 미국의 모든 소비자에게 무료로 상체 근력 운동, 코어 근력 요가 코스와 같은 가상 운동을 제공하는 ‘Nike Training Club(NTC)’ 앱의 프리미엄 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나이키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에서 NTC 앱을 사용하는 주간 사용자 수가 100% 이상 증가했다.

이와 관련 나이키의 컨슈머 디렉터(Direct to Consumer) 하이디 오닐(Heidi O’Neill) 사장은 ″우리가 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디지털 생태계의 장점을 활용해 집에서 소비자가 신체적, 정신적 안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이 활동량 및 운동 측정 앱인 ‘구글 핏(Google Fit)’에 유튜브 내 운동, 명상, 웰빙 관련 콘텐츠를 통합 제공한다. (출처: 구글)
구글이 활동량 및 운동 측정 앱인 ‘구글 핏(Google Fit)’에 유튜브 내 운동, 명상, 웰빙 관련 콘텐츠를 통합 제공한다. (출처: 구글)

뿐만 아니라, 피트니스 트래커 같은 단말 제조 업체와 피트니스 트래킹 플랫폼 개발업체들도 홈트레이닝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구글이 활동량 및 운동 측정 앱인 ‘구글 핏(Google Fit)’에 유튜브 내 운동, 명상, 웰빙 관련 콘텐츠를 통합 제공하기 시작한 사례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처럼 서비스 제공 주체가 다양화 된다는 점은 향후 홈트레이닝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동시에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가입자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거나 광범위한 고객 접점을 가진 대형 업체들이 미래 경쟁에서 선두를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대형 업체에 비해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나 전문 업체들의 경쟁력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홈트레이닝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체계적이면서도 전문화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운동 프로그램의 제공이다.

즉, 콘텐츠 유통이 아닌 ‘콘텐츠 제작’에 맞춰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직접적인 컨슈머 대상의 유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에서 보다 다양한 콘텐츠가 있어야 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한 B2B 사업이 가능해지는 것을 말한다.

또 장기적 측면에서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다시 오프라인 기반 운동 활동과 헬스클럽 방문 등이 증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여러 헬스클럽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했던 클래스패스와 펠로톤의 비즈니스 모델을 융합한 온/오프라인 결합형 트레이닝 서비스가 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

온-오프라인 기반 트레이닝의 각 특징을 살려 월정액으로 실시간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운동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형태의 사업모델이 등장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당신만 안 본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