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아마존과 미디어-커머스 대결 본격 시도...(2) 향후 사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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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아마존과 미디어-커머스 대결 본격 시도...(2) 향후 사업 전략
  • 정근호 기자
  • 승인 2021.03.1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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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강조한 자체 브랜드 OTT 단말, 주요 OTT 서비스 모두 지원
폐쇄적 환경 탈피해 개방형 전략 채택 시도하며 주목
아마존과의 미디어/커머스 융합형 경쟁을 위한 기반 마련
출처: 월마트
월마트의 제품 사이트. (출처: 월마트)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월마트가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자체 브랜드의 OTT 단말은 동사가 직접 발표한 것은 아니다. 이는 월마트(Walmart)가 ‘온(Onn)’ 브랜드의 안드로이드TV 10 탑재 스틱형 단말 인증을 위해 FCC에 제출한 자료가 공개되면서 알려진 것이며, 월마트는 아직 해당 단말의 출시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다.

다만, FCC 자료에 의하면, 월마트의 OTT 스트리밍 스틱은 무광택 검정색 컬러로서, 상단에 브랜드가 프린트되어 있다. 또한 HDMI 단자를 연결할 수 있는 플러그를 탑재하고 마이크로 USB를 전원 공급에 활용하는 일반적인 OTT 스트리밍 스틱의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안드로이드TV 10 버전의 탑재는 확실해 보이지만, 구글TV(GoogleTV) 플랫폼 채택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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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는 월마트의 OTT 단말이 20달러의 미만의 저렴한 OTT 스트리밍 단말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일반적으로 FCC에의 자료 제출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진행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해당 단말이 조만간 출시될 것이 유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리모컨 사진에는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 HBO Max 전용 버튼이 탑재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이 단말이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주요 OT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앱을 기본 탑재해 제공할 것임을 의미한다. 또한 ‘Amlogic S805Y’ 칩셋을 탑재하고 있는데, 이는 1080p 60프레임과 2K 화질 재생만을 지원한다. 최근 4K 지원 스트리밍 단말도 출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월마트의 OTT 단말은 상당히 저렴한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마트가 지난 해 4월 안드로이드 10 버전을 탑재하고 7~10인치 스크린을 갖춘 Onn 브랜드의 태블릿을 런칭했고, FCC 자료에서 공개된 월마트 OTT 스트리밍 스틱의 전용 리모컨이 지난 2월 ‘AndroidTV_Rumor’라는 트위터 유저가 공개한 안드로이드TV/구글 TV 기기용 리모컨과 동일하다는 점도 저가 단말일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즉, FCC에 제출된 자료와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월마트의 OTT 스트리밍 스틱은 안드로이드TV 운영 체제와 기본 리모컨을 그대로 가져와 온(Onn) 브랜드로 출시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렇게 월마트가 새로운 OTT 스트리밍 단말을 준비하는 징후가 발견되면서 동사의 OTT 사업이 새로운 형태로 추진될 것임은 분명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러나 사실 부두 매각 이후 단말 개발 소식이 전해지기 이전에도 월마트는 OTT 사업과 직 간접적으로 연계되는 행보들을 보여왔다. 먼저, 지난 해 11월 월마트가 컴캐스트의 스마트TV 플랫폼인 ‘X1’에 기반한 공동 브랜드의 스마트TV 개발을 위해 협의중이라는 루머가 등장했다. 당시 상세 사항이 알려지지 않았고, 후속 움직임이 없어 검토 수준으로 끝났거나 협상이 실패했던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온(Onn) 브랜드의 스마트TV에 X1을 탑재하여 월마트의 온오프라인 유통망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또한 월마트는 지난 해 12월 18일 틱톡(Tiktok)을 통해 ‘할리데이 숍-어롱 스펙터큘러(Holiday Shop-Along Spectacular)’라는 제목의 연말 패션쇼 및 쇼핑 이벤트를 1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 행사에서는 마이클 리(Michael Le)와 같은 인기 크리에이터 겸 댄서가 참가했는데, 시청자들이 쇼를 보면서 댄서가 입은 옷이나 옷장에 걸린 옷을 태핑하면 바로 구매 단계로 넘어가는 미디어-커머스 연계가 시도된 것이 특징이다.

 

출처: 쿡샵
월마트는 지난 2월 '월마트 쿡샵'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출처: 쿡샵)

 

2020년 8월에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틱톡(TikTok) 인수에 나섰다가 실패했으며, 지난 2월 미국의 인터랙티브 동영상 전문 업체 에코(Eko)와 협력하여 ‘월마트 쿡샵(Walmart Cookshop)’이라는 서비스를 런칭했다는 점에서도 월마트의 미디어 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월마트 쿡샵에서는 콜롬비아 출신 인기 배우인 소피아 베르가라(Sofia Vergara)가 호스트를 맡고, 그녀의 아들 마놀로 곤잘레스-리폴 베르가라(Manolo Gonzalez Vergara),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와 같은 유명 요리사와 셀럽들이 진행하는 22개 요리 동영상이 제공된다. 또한 요리 동영상에 등장한 각 레시피의 재료를 선택하고 구매할 수 있는 쇼핑 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부두 매각 이후 나타난 최근까지의 월마트 OTT 관련 동향을 살펴보면, 우선 자체 플랫폼 중심으로 투자와 서비스를 집중하는 정통 미디어 기업의 ‘플랫폼’ 중심 사업 전략에서 벗어나고 있음이 나타난다. 즉, 월마트의 본업인 소매업의 기존 고객 기반을 활용하거나 본업과의 연계성이 높은 장르와 유형의 콘텐츠 분야를 선택하여 집중하는 ‘고객 기반 중심’ 및 ‘콘텐츠 중심’ 사업으로 전환된 것이다.

또한 컴캐스트, 틱톡, 에코 등 협력 업체들이 제공하는 플랫폼이나 기술, 그리고 이들의 고객 기반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파트너와의 협력 없이는 사업이 불가능한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자사 서비스 중심의 폐쇄적 모델에서 벗어나 개방과 협력 중심의 모델로 미디어 사업 방식을 변경해 나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아마존 로고. (출처: 아마존)
아마존 로고. (출처: 아마존)

 

그리고 이는 월마트가 최대 경쟁자인 아마존을 따라잡기 위한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일 수 있다. 아마존은 이미 온라인 커머스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OTT와 음악, 스트리밍 게임 등 미디어 및 인접 분야에서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월정액 구독형 고객 기반을 탄탄하게 구축해 놓고 있다.

월마트가 2020년 7월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을 겨냥한 자체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 ‘월마트 플러스’를 출시하기도 했지만, 이미 자체적인 생태계를 완성한 아마존의 구독형 고객 기반 및 미디어-커머스 연계 BM을 단시일에 따라잡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즉, 향후 출시될 월마트의 신형 OTT 스트리밍 스틱은 예전처럼 단순히 특정 업체의 OTT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용도가 아니다. 오히려 메이저 써드파티 OTT 서비스 가입자들에게 저가의 단말을 제공하여 그들의 영향력에 편승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넓게 펼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롱폼-숏폼, 동영상-커머스, 실시간-비실시간, 온디맨드-인터랙티브, 미디어-비미디어 영역을 넘나들며 소비자 대상의 다양한 융복합형 서비스 제공을 위한 포석을 깔기 위한 차원에서 출시하는 것으로 분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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