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러스리뷰=박세아 기자] 전세계 주요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산되면서 개인별 접종 사실을 증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간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는 디지털 방식의 ‘백신 여권(Vaccine Passpor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실제 일부 국가들에서는 출시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4월중 백신 여권 도입을 추진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이에 대한 찬반 양론이 전개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입장은 디지털 백신 개발을 위한 노력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매우 신중한 상황이다.

2020년 4월 WHO는 코로나19 백신 여권 또는 무위험 증명서(risk-free certificate)’의 효용성 문제로 사용을 경고하더니 10월에는 에스토니아와 디지털 국제 백신 인증서 공동 개발 협력을 체결했다. 또한 11월에는 디지털 백신 인증서 기술 사양 및 표준 설정을 위한 전문가 모집 및 컨소시엄을 설립했다.

앞서 2021년 1월 WHO는 코로나 6차 긴급위에서 변이 바이러스와 백신 접종, 국제 여행을 위한 인증 조건, 디지털 인증서 표준화 등 논의했다. 그러나 2021년 3월에는 불평등 문제 야기 및 예방 효과 데이터 불충분 등의 이유로 국제 백신 여권 도입 반대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같은 WHO 입장과 별개로 주요 국가에서는 디지털 백신 여권에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최초의 디지털 백신 여권이 출시된 것은 아프리카 연합(AU)-아프리카 CDC가 진행된 것으로 아프리카 내 여행 플랫폼(디지털 백신 여권)인 ‘트러스티드 트래블(Trusted Trave)l’을 출시한 것이다. 이어 11월에는 호주 콴타스 항공이 국제선 탑승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인증 의무화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2021년 접어들어서는 각국이 디지털 접종 인증서와 여권 출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1월에 러시아가 디지털 접종 인증서를 발급한 것을 시작으로 케냐가 트러스티드 트래블 플랫폼을 채택했다. 2월에는 덴마크, 3~4개월 내 디지털 백신 여권 출시 계획 발표했고, 스웨덴이 올 여름까지 디지털 백신 여권 출시 계획 공개했다. 이스라엘이 백신 접종자를 위한 ‘그린 패스’ 출시하는가 하면, 캐나다 퀘백, 백신 여권 시스템 구축 방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021년 3월에는 EU가 ‘디지털 그린 패스(Digital Green Pass)’ 도입 공식화한 데 이어, 중국, 자국민 대상 위챗을 통한 디지털 백신 여권 출시했다. 프랑스는 백신 접종 여부가 아닌 코로나19 검사결과를 토대로 하는 ‘건강 여권(health pass)’ 도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고, 미국 뉴욕시는 미국 최초로 디지털 백신 여권 ‘엑셀시오르 패스 (Excelsior Pass)’ 공개했다.

이외에도 이밖에 영국, 이탈리아, 벨기에, 폴란드,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백신 여권 또는 건강 여권을 출시했거나 국가 차원에서 검토 중인 상황이다. 반면 프랑스,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크로아티아 등의 일부 국가에서는 재확산 가능성과 사회적 불평등 심화 등의 이유로 부정적이거나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