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 로블록스-구찌의 파트너십에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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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시대, 로블록스-구찌의 파트너십에 주목하는 이유
  • 김상일 기자
  • 승인 2021.05.24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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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cci, 로블록스와 손잡고 가상 아이템 한정 판매 실시
아이템 재판매 가격, 실물 제품 가격 수준으로 올라
메타버스 내 차별화 위한 고액 지불의향 이용자 증가
출처: 로블록스
미국 청소년 사이에 인기를 모으고 있는 '로블록스' 게임. (출처: 로블록스)

[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메타버스 플랫폼을 대표하는 게임이 있다. 바로 ‘로블록스(Roblox)’다. 해당 게임은 지난해 모바일 게임 중 미국 시장에서 크리스마스 당일 전년 대비 40.4% 증가한 66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으며, 미국 청소년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로블록스에서는 게임 내 통용되는 가상화폐인 ‘로벅스(Robux)’로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액세서리를 구입할 수 있다. 현재 1,700로벅스는 약 19.99달러 수준인데, 로블록스에서 특정 이벤트로 제공되는 일부 가상 아이템의 경우 한정판으로 일정 기간 내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며, 재판매도 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로블록스와 ‘구찌(Gucci)’가 공동 마케팅을 통해 선보인 가방 아이템이 실물 제품 수준의 가격으로 재판매됐다는 보도가 등장했다.


구찌 가든 통한 가상 아이템 재판매 가격 급상승

최근 구찌는 창업 100주년을 맞아 로블록스 게임 '구찌 가든(Gucci Garden)'을 만들었다. 여기에서 게임 플레이어들은 구찌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소파와 조형물 등을 감상하고 구찌 제품을 구입해 아바타가 착용할 수 있도록 한 가상 아이템들을 판매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로블록스 내 여러 가상 아이템이 한정된 기간 판매됐다. 가령, 구찌 다이아몬드 프레임 선글라스는 120로벅스(약 1.4달러)에 판매됐으며, 실제 제품과 같은 디자인의 가상 숄더 지갑(shoulder purse)은 475로벅스(약 5.5달러)에 판매됐다. 이 지갑은 약 1시간 동안 판매됐다.

이후 해당 숄더 지갑의 재판매 가격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는데, 하루가 지난 후 재판매 평균 가격은 134,257로벅스로, 약 1,578달러였다. 이는 해당 지갑의 실제 제품 판매가인 3,400달러에 미치지 못하지만, 다른 구찌의 체인 백들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인 것이다.

또한, 2,700달러에 판매되는 실제 백을 기반으로 한 가상 백도 판매됐는데, 이 역시 많은 플레이어의 구매를 이끌었다. 다만, 해당 제품의 재판매 가격은 가상 숄더 지갑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출처: 로블록스
구찌는 창업 100주년을 맞아 로블록스 게임 '구찌 가든(Gucci Garden)'을 만들었다. (출처: 로블록스)

 

이미 메타버스를 지향하는 게임이 실제로 존재하는 상품과 서비스 홍보를 위한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앞서 로블록스 이외에도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Fortnite)’, 닌텐도의 ‘동물의 숲’ 등을 통해 게임 내 아바타들이 착용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가상 아이템들이 브랜드 제품으로 등장했고 게임에서 실제 가수들의 가상 콘서트나 영화 시사회 등이 개최되기도 했다.

이처럼 협업 마케팅은 무엇보다 참여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실물 제품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 크다. 이에 공동 마케팅을 통해 등장한 아이템들의 상당 수는 무료로 제공된다. 그러나 게임 안에서도 희소성을 강조하고 명품으로서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유료로 판매되거나 제한된 수량만 판매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아바타 차별화에 투자하는 게임 이용자 변화 

이번에 구찌가 로블록스를 통해 판매한 제품들도 희소성과 가치에 초점을 둔 접근법을 취했다. 한정된 시간 동안 판매된 결과, 일부 가상 아이템의 재판매 가격이 엄청난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는 일반적인 사례로 볼 수 없고 모든 가상 아이템의 재판매 가격이 엄청나게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구찌의 가상 아이템 재판매가 상당한 가격 수준에서 이뤄졌다는 것은 게임, 즉 메타버스 내에서도 자신의 차별화를 위해 상당한 수준의 지불의향을 보이는 유저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출처: 에픽게임즈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닌텐도의 ‘동물의 숲’ 등 게임 내 아바타들이 착용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가상 아이템들이 브랜드 제품으로 등장했다. (출처: 에픽게임즈)

 

물론, 국내의 일부 온라인 게임에서도 몇몇 아이템들이 수천만 원에 거래된 바 있으나, 이는 게임 내에서 캐릭터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등 게임 플레이와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었다. 반면, 구찌의 가상 아이템은 오직 아바타의 외모를 꾸며주는 목적이라는 점에서 온라인 게임에서의 일반적인 아이템 거래와는 차이가 있다.

이 사실은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경우, 일부 명품 브랜드 등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업체들은 실물 제품과의 연계 외에 메타버스 내에서의 가상 아이템 판매를 통해 또 다른 수익을 얻을 수 있음을 나타낸다.

특히 로블록스는 10대 초중반 이하의 어린이들이 즐기는 게임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구찌 아이템의 재판매와 같은 사례가 등장했다는 것은 충분한 지불 능력을 갖춘 이용자들도 로블록스에 일정 수준 이상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자녀를 통해 로블록스를 접한 부모가 직접 자신의 계정으로 게임을 하는 사례가 결코 적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로블록스는 매출 신장과 이용자 확대 측면에서 청신호가 들어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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