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넷플릭스 가입자들, 신규 OTT와 넷플릭스 동시 이용 의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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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넷플릭스 가입자들, 신규 OTT와 넷플릭스 동시 이용 의사 높아
  • 박세아 기자
  • 승인 2019.10.0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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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OTT 서비스 증가로 복수 서비스 이용의사 더 높아져
디즈니+와 애플TV+ 등장에도 넷플릭스의 경쟁력은 유지
OTT 파편화 시대 돌입으로 미디어 경쟁 방식의 변화 예고
다양한 OTT 서비스들 (출처:게티이미지)
다양한 OTT 서비스들 (출처:게티이미지)

 

[애틀러스리뷰] 올해 연말과 내년 초에 걸쳐, 다양한 신규 OTT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이 시장을 지배해왔던 선도 업체인 넷플릭스(Netflix)의 입지가 위협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서비스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에 대한 큰 폭의 가입자 해지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등장했다.

 

넷플릭스 가입자들, 디즈니+와 애플TV+ 등장에도 기존 계정 유지 의향 높아

최근 시장조사업체 Piper Jaffray가 1,500명의 넷플릭스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상당 수의 응답자들이 디즈니+나 애플TV+와 같은 신규 OTT 서비스들이 등장하더라도 기존 넷플릭스 계정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답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응답자의 약 75%는 디즈니+나 애플TV+에 가입할 계획이 없으며, 가입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들도 넷플릭스를 유지하면서 타 서비스들을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넷플릭스 가입자의 타 OTT 서비스 가입의향 (출처: Piper Jaffray)
넷플릭스 가입자의 타 OTT 서비스 가입의향 (출처: Piper Jaffray)

이 같은 결과에 대해 Piper Jaffray는 대다수의 기존 넷플릭스 가입자들은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케이블이나 위성TV와 같은 전통적인 유료 방송에 대한 지출을 줄임에 따라 다양한 OT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는 점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설문결과는 넷플릭스에 희망적인 소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의 전문가들은 지난 2사분기 최초로 미국 가입자가 순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넷플릭스의 장래를 그리 밝게 보고 있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넷플릭스 3분기 실적은 향후의 경쟁구도를 파악할 바로미터

넷플릭스가 오는 10월 중순에 발표할 3분기 실적 발표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 될 수 밖에 없다. 지난 2분기에 확실하게 드러난 1) 가입자 증가세 약화, 2) 미국 시장 가입자 순감, 3) 디즈니와 애플, 워너미디어 등 기라성 같은 메이저 미디어 업체들의 잇따른 자체 OTT 서비스 출시로 인해 미디어 시장의 판도가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미디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 와중에 3분기 실적이 2분기에 이어 악화될지, 회복세를 보일지 여부가 향후 넷플릭스 실적과 사업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콘텐츠 파워와 요금 경쟁력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디즈니+가 가장 강력한 넷플릭스의 경쟁 상대로 인식되었다. 넷플릭스를 해지하고 디즈니+로 이동할 것이라는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도 심심치 않게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설문조사 결과가 넷플릭스에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오히려 타 OTT 서비스에도 관심과 이용 의향이 높은 소비자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의향을 넷플릭스 가입자 전체를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온 연말부터 본격 개화될 OTT 대전을 앞두고 지금까지 지상파 인기 시트콤과 드라마들이 모여있는 OTT 서비스로서 넷플릭스를 이용해 왔던 이용자들이 인기 콘텐츠들을 찾아 넷플릭스를 떠나게 만드는 소위 ‘원심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를 유지하게 만드는 ‘구심력’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여부도 관심사이다.

이 외에도 과거 유료방송이나 통신산업에 적용되던 ‘가입자’의 개념을 OTT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합당한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 된다. 가령, 유료방송 대비 저렴한 OTT 서비스의 선택지가 많아졌다고 해서, 유료방송처럼 기존 서비스와 사업자를 버리고 새로운 사업자로 이동하고, 동일 시장에서 동일하게 경쟁하는 사업자들이 일정 가입자 규모를 두고 뺏고 뺏기는 제로섬 형태의 경쟁이 OTT 시장에도 그대로 실현된다면, 넷플릭스가 디즈니+나 애플TV+ 등장으로 인해 치명적 타격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로섬 게임'의 기존 유료방송과는 경쟁 방식 달라져

유료방송에서 나타났던 현상이 OTT 시장에서도 재현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유료방송 대비 OTT 서비스의 요금이 매우 낮기 때문에 다수의 월정액 서비스에 가입해도 요금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과, 기존의 약정할인이나 결합할인 등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제공되던 다양한 혜택이자, 족쇄가 되는 조건들이 없이 언제든 해지와 가입이 자유롭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

OTT 사업자들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늘려 독점 콘텐츠를 많이 제작하여, 여러 서비스에 보고 싶은 콘텐츠가 흩어져 있다면, 하나의 서비스를 해지하기보다는 가입을 유지하면서, 다른 서비스에 추가로 가입할 유인도 기존 유료방송보다는 훨씬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중심으로 다수의 OTT 서비스에 가입하는 소위 ‘OTT의 파편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짐과 동시에 과거 가입 가능한 가구수에서 어떤 사업자가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느냐를 기준으로 결정되고 평가되던 기존 유료방송 시장 경쟁 구도의 산정, 경쟁 상황의 평가 등이 향후 OTT 시장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준다.

물론, 유료방송 요금이 OTT 서비스만큼이나 저렴한 국내 시장은 미국과 달리 OTT 파편화의 폭과 범위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출범한 SK텔레콤 주도의 웨이브에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고, JTBC와 제휴를 맺은 CJ E&M의 경우와 같이 국내에서도 콘텐츠 파워를 갖춘 업체들간의 독점적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 가열된다면 국내에서도 OTT 파편화 현상은 충분히 심화될 수 있다.

이는 기존 유료방송과 미디어 시장에서 적용되던 사업자간의 가입자 뺏기 경쟁이 콘텐츠 중심 OTT 경쟁에서는 그대로 재현되지 않을 수 있고, 이에 맞춘 새로운 사업자 전략과 규제 당국의 정책의 셋팅이 필요함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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