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되는 미국 커머스 업계의 배송 경쟁 (1)…아마존 vs. 월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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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되는 미국 커머스 업계의 배송 경쟁 (1)…아마존 vs. 월마트
  • 나지영 기자
  • 승인 2019.10.09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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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당일배송 커버리지에 대폭 투자
월마트는 아마존 대응해 신선식품 무제한 배송 프로그램 시행

[애틀러스리뷰] 온라인 커머스 산업이 기존의 오프라인 기반 커머스에 비해 가장 큰 취약점을 보이는 부분은 바로 ‘배송’이다. 상품의 선택과 결제 즉시 상품을 수령할 수 있는 오프라인 커머스에 비해 온라인 커머스는 ‘배송’이라는 과정으로 인해 실제 상품 수령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아마존이 바로 이점을 공략하여 보다 빠르고 편리한 배송을 가능하게 하면서 영향력을 더욱 키우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아마존의 공세에 본격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월마트 역시 온라인 커머스 사업을 강화하면서 배송과 관련된 전략을 재정비 중이다.

 

아마존, 미국 내 당일 배송 지역 확대 위한 대규모 투자 단행

한국과 중국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 세계 지역에서 온라인 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마존(Amazon)은 물건 판매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배송(delivery)’ 서비스 분야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파격적인 익일배송을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이라는 연회비 119달러의 멤버십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면서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아마존 프라임은 커머스와 연관된 혜택 외에도 음악과 동영상, eBook 등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혜택을 추가로 제공하면서 가입자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을 대상으로 월 14.99달러, 연 119달러의 식료품 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를 제공하면서, 신선도의 유지가 고객 선택의 매우 중요한 이유가 되는 식료품(grocery) 배송 분야도 선도하고 있다.

이 같은 캐나다의 투자은행인 ‘RBC 캐피털 마켓(RBC Capital Markets)’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16개 주와 워싱턴 D.C.의 거의 모든 가구(95% 이상)를 포함한 미국 전체 인구의 72%에게 당일 및 익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했다.

 

 

미국 내 아마존 당일 배송/익일 배송 커버리지(‘14년 청색 vs. ‘18년 밤색) (출처: CNBC)
미국 내 아마존 당일 배송/익일 배송 커버리지(‘14년 청색 vs. ‘18년 밤색) (출처: CNBC)

 

이 같은 배송 네트워크 확대는 아마존이 미국전역에 걸친 배송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 투자한 결과로서 아마존 프라임 회원에게 상품 구입 시 이틀 안에 무료 배송해주는 ‘two-day free shipping’ 시스템을 ‘하루’로 단축하려는 시도와 무관하지 않다.

이와 관련해 아마존은 지난 4월 프라임 회원에게 제공되는 ‘무료 당일 배송’ 서비스를 8억 달러를 투자해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18년 기준 미국 주요 주의 아마존 당일/익일배송 대상 가구 비중 (출처: RBC Capital Markets)
2018년 기준 미국 주요 주의 아마존 당일/익일배송 대상 가구 비중 (출처: RBC Capital Markets)

 

이 외에도 아마존은 아마존 락커(Amazon Locker)를 통한 특정 장소로의 상품 배송, 우버(Uber)처럼 일반인을 활용하는 상품 배송, 댁내 배송, 드론 배송 등 상품을 이용자가 원하는 지역으로 적시에 배송해주는 라스트 마일(last-mile) 솔루션은 물론, 배송용 전기차와 같은 인프라, 항공운수용 화물비행기 확보 등 상품의 이동에 관련된 모든 프로세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중이다.

 

월마트, 댁내 배송과 구독형 무제한 배송 상품 도입

오프라인 커머스 시장의 메이저 업체인 월마트도 온라인 커머스 서비스 강화의 일환으로 배송 서비스를 잇따라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제한 배송 서비스와 유사한 구독형 무제한 배송 서비스를 통해 해당 분야에서 직접적인 경쟁 혹은 대응에 나서는 중이다.

월마트가 아마존과의 본격 배송 서비스 경쟁을 선언한 것은 지난 6월 댁내 배송 서비스인 ‘인홈 딜리버리(InHome Delivery)’를 올해 중 시작한다고 발표한 사건을 꼽을 수 있다.

이는 배달원이 식료품 등 신선식품을 주문한 고객의 집에 들어가 냉장고 안에 상품을 두고 오는 것으로, 플로리다주 피츠버그와 캔자스시티, 베로비치 등 3개 도시에서 백만명 이상의 고객들에게 제공되기 시작될 예정이다.

집 안으로 진입을 해야 하는 댁내 배송 서비스의 특성상, 고객 가정에 어떻게 물품을 들고 들어갈 들어갈 것인지와 관련한 보안 시스템의 상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월마트는 ‘스마트한 진입 기술(smart entry technology)’와 독자적인 웨어러블 카메라를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아마존과 유사하게 고객이 원격에서 배송원이 집 안에 들어와 제품을 두고 가는 과정을 시청할 수 있는 시스템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인홈 딜리버리 서비스 외에도 월마트는 지난 6월부터 휴스턴(Houston), 마이애미(Miami), 솔트 레이크 시티(Salt Lake City), 탬파(Tampa) 등 4개의 지역에서 무제한 식료품 배송 서비스 ‘그로서리 딜리버리(Grocery Delivery)’를 시작하면서 아마존에 대한 대응을 더욱 강화했다.

이 서비스는 월 12.95달러, 연 98달러의 요금을 지불할 경우, 30달러 이상의 온라인 구매 건에 한해 무제한 배송을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이는 월 15달러, 연 119달러의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 대비 저렴한 수준이다.

 

월마트가 제공하는 ‘Walmart Grocery Delivery’ (출처: Walmart)
월마트가 제공하는 ‘Walmart Grocery Delivery’ (출처: Walmart)

 

아마존은 4개 지역에서의 서비스 런칭 이후, 고객의 호응을 바탕으로 서비스는 2019년 9월 중순부터는 200개 메트로 지역의 1,400개 매장으로 확대 적용했다. 또한 2019년 말까지 미국 전역 절반 이상의 지역, 1,600개 이상의 매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같은 월마트의 행보는 아마존을 얼마나 많이 인식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아마존이 ‘아마존 프레시’를 통해 기존의 공산품뿐 아니라 신선식품 영역으로도 온라인 커머스의 적용 범위를 확대시키고 영향력을 늘리는데 성공하면서 월마트가 상당한 위협을 받게 된 것이다.

특히 월마트의 이번 서비스 런칭은 단순히 온라인 커머스 사업을 확대하면서 아마존과 경쟁을 한다는 것을 넘어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커머스 사업의 시작점으로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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