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반지형 웨어러블 단말 특허 출원…자체 생태계 아닌 기존 단말 보완 용도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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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반지형 웨어러블 단말 특허 출원…자체 생태계 아닌 기존 단말 보완 용도 가능성 높아
  • 박세아 기자
  • 승인 2019.10.22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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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 밴드, 히어러블 이어 반지 형태가 제4 형태의 웨어러블 단말 될 수도
아마존은 이미 AI 비서 연계 반지형 단말 공개
애플과 아마존의 스마트 반지 추진 목적은 상이

[애틀러스리뷰] 애플이 미국 특허청에 손가락에 착용하는 반지 형태의 웨어러블 단말인 스마트 반지(smart ring)의 작동 방식에 대해 설명하는 출원 자료를 제출했음이 알려졌다.

애플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스마트링에는 프로세서, 마이크, 무선 연결을 위한 모듈이 통합되어 있으며,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한 센서와 내비게이션을 위한 회전형 크라운 및 매우 작은 사이즈의 터치 센서도 탑재되어 있다.

 

애플의 스마트 반지, 음성비서 호출이나 스마트폰 보조 용도로 활용

애플은 스마트링을 독립적인 단말로 활용하기보다는, AI 음성 비서 서비스인 시리(Siri)를 호출하거나 터치 인터페이스를 통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제어하는 보조적인 역할로 활용할 계획으로 보인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같은 터치 스크린 탑재 단말 이용이 적합하지 않거나, 이용 시 위험성이 존재하는 경우에 스마트 반지가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위험한 상황을 알리거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켜지 않고, 메시지나 알람에 대해 즉각적 회신을 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애플의 출원서류에 기재된 스마트 반지 조작 관련 이미지 (출처: 미국 특허청)
애플의 출원서류에 기재된 스마트 반지 조작 관련 이미지 (출처: 미국 특허청)

 

아마존과 애플의 스마트 반지 추진 목적은 서로 달라

인공지능 개인비서와 연계되거나 독자적인 센서 탑재를 통해 여러 기능을 하는 반지 형태의 웨어러블 단말이 심박동 측정과 같은 기능을 추가하여 헬스케어 분야에서 유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 또한, 스마트 반지를 통해 TV나 스마트폰과 같은 다른 기기를 제어하는 것도 예상되었던 시나리오이다.

그러나 스마트워치, 무선 이어버드, 스마트 글래스에 이어, 일반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단말로 본격 등장하여 이용될 가능성은 최근 아마존이 인공지능 개인비서 알렉사와 연동되어 음성으로 작동할 수 있는 스마트 반지 ‘에코 루프(Echo Loop)’를 공개한 이후이다.

 

아마존의 스마트 반지 '에코 루프' (출처: 아마존)
아마존의 스마트 반지 '에코 루프' (출처: 아마존)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하드웨어를 공개하는 행사를 통해 선보인 반지형 웨어러블 단말 에코 루프는 현재 예약 주문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애플이 특허출원 서류에서 명시한 스마트 반지와 유사한 형태이지만 터치 인터페이스 없이 오로지 음성 인터페이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물론 애플워치를 기반으로 헬스케어를 차세대 핵심 신규 서비스로 추진중인 애플이 스마트 반지 역시 헬스케어 서비스 생태계를 강화 및 보완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아마존과 달리 애플은 이미 애플워치를 통해 스마트워치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며, 보험사들이 보조금을 지급하고 유통에 나설 정도로 헬스케어 산업과 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자체 브랜드의 스마트워치가 없고, 이제 막 무선 이어버드 시장에 진입한 아마존과는 상황이 다르다.

즉,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서 압도적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애플이 스마트 반지를 추진하는 것은 독자적인 단말이나 별개의 서비스를 위한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스크린 단말 또는 아이팟 등 스크린이 없는 단말간 연계성을 높이거나, 웨어러블 중심으로 디바이스 및 서비스 생태계를 전환시켜 가는 소위 ‘graceful migration’ 전략일 가능성이 있다.

 

웨어러블 단말 시장 확대에 따른 UI와 UX 파편화 문제도 존재

최근 스마트폰 시장규모가 역성장을 하고 있으며, 음성인식 기술의 발전으로 웨어러블 단말 시장이 워치에서 무선 이어버드, 즉 히어러블 단말로 확장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향후 스마트 글래스 시장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웨어러블 단말이 매스마켓으로 확산되는 데에는 서로 상이한 폼팩터 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단말별로 다를 수 밖에 없는 UI와 UX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소형 스크린을 탑재한 단말이 사이즈와 용도만 다소 다를 뿐, 실제로 사용하는 방법은 손가락 혹은 스타일러스펜 터치 정도로 거의 동일했던 것과 다르게, 히어러블, 스마트 글래스, 스마트워치 등으로 구성되는 웨어러블 단말은 폼팩터에 따라 스크린이 더욱 작거나 없을 뿐만 아니라, 착용 부위에 따라 이용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음성 기반 개인비서 서비스가 탑재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웨어러블 단말간 UI/UX 방식의 연계성이나 이용 편의성을 감안한, 이용자 측면에서의 통합된 조작법은 부족하다. 또한 아직까지 워치와 히어러블의 두 가지 형태가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디바이스 판매’ 중심의 시장에서 커머스나 광고 등 다양한 수익모델과 서비스가 접목되는 ‘서비스 플랫폼’ 시장으로 발전하지도 못하고 있다.

 

반지형 웨어러블 단말, 여러 단말의 통합 조작을 위한 허브 역할 가능

이 같은 상황에서, 음성 명령 혹은 소형 터치 패드가 탑재된 반지형태의 웨어러블 단말은 그 자체로 헬스케어 서비스용으로 활용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사람에게 가장 익숙한 입력 수단인 손가락에 착용하어 음성이나 스크린을 통해, 워치, 글래스, 무선 이어버드들을 컨트롤하고 연계시키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컨트롤 센터 기기가 될 가능성을 엿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페이스북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목적으로 AR(증강현실) 안경을 제작하고 있지만, 아무리 고성능의 웨어러블 단말이라고 하더라도 스마트폰을 대체할 정도가 되기 위해서는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보는 것과 듣는 것이 함께 인지되고, 이용자가 이에 반응하여 지시하는 것을 웨어러블 단말이 인지하여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특정 웨어러블 단말만으로는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없다. 즉, 웨어러블 단말간 연계와 통합 UI/UX 역할을 해줄 센터가 필요한데, 여기에 스마트 반지가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애플이 스마트 반지를 실제로 개발하고 있는지, 그리고 개발 중이라면 어떤 목적 하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애플이 음성인식 기반 개인비서와 헬스케어, OTT 등 다양한 콘텐츠 및 서비스들을 웨어러블 단말과 연계시켜야 하는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준비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웨어러블 단말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정도의 서비스 단말이자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통합적 UI/UX는 물론, 웨어러블 단말 간 끊김 없는(seamless) 서비스 경험 창출을 위한 연결고리가 필요하다는 것 역시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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