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압사라 컨퍼런스’에서 자체 개발 AI 칩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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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압사라 컨퍼런스’에서 자체 개발 AI 칩 발표
  • 정근호 기자
  • 승인 2019.11.01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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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 신경망 네트워크 칩 '한광 800' 빌표
기술적 독립성 이루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 시도

[애틀러스리뷰] 알리바바는 여러 면에서 아마존과 비교된다. 온라인 커머스를 시작으로 여러 디지털 서비스와 자체 단말로 사업을 확장하고, 특히 클라우드 인프라와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

그리고 알리바바가 지난 9월 말 연례 클라우드 개발자회의 ‘압사라 컨퍼런스 2019(The Apsara Conference 2019, 윈치(云栖) 대회 2019)’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사항들은 이제 알리바바가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더욱 강화하고, 클라우드를 위한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포함한 모든 가치사슬 상의 요소들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수 있다.

 

압사라 컨퍼런스 이미지 (출처: 알리바바)
압사라 컨퍼런스 이미지 (출처: 알리바바)

 

자체 개발 AI 칩 ‘한광 800’ 발표

알리바바 그룹 CTO이자 알리바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부서장인 제프 장(Jeff Zhang)은 압사라 컨퍼런스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AI 칩인 ‘한광 800(Hanguang 800)’을 소개했다. 이 칩은 머신러닝 기능을 강화한 인공지능 신경망 네트워크 칩(NPU)으로, 일반 GPU 10개 수준의 성능을 보유했다.

한광 800은 알리바바의 다모 아카데미(Alibaba DAMO Academy) 중 클라우드 및 엣지 컴퓨팅용 칩 개발을 전담하는 부서인 T-헤드(T-Head)에서 진행된 성과로 보인다. 다모 아카데미는 알리바바가 1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글로벌 연구개발 이니셔티브로서, 올해 초 오픈소스 명령어 아키텍트(ISA)인 RISC-V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IoT 칩 ‘쉔톄 910(XuanTie910)’을 출시한 전례가 있다.

제프 장 CTO는 한광 800의 출시가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한 중요한 단계이며, 혁신과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컴퓨팅 기능 향상과 에너지 효율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알리바바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생태계가 아직은 소매와 물류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개발하였으며, 단일 칩 컴퓨팅 성능이 최고 78,56 IPS에 도달한 반면 Resnet-50 추론 시 계산 효율은 500 IPS/W 수준으로 나타나 유사 기술 대비 최고 성능을 보이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광 800 AI 칩의 성능을 강조하는 알리바바의 제프 장 CTO (출처: 알리바바)
한광 800 AI 칩의 성능을 강조하는 알리바바의 제프 장 CTO (출처: 알리바바)

알리바바는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Taobao)’의 개선에 한광 800 칩을 이용할 예정인데, 제품 검색, 자동 번역, 광고, 인텔리전스 서비스 등의 서비스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알리바바에 따르면 이 칩을 사용할 경우 10억개 수준의 제품 등록에 걸리는 시간을 1시간에서 5분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알리바바의 이번 발표는 알리바바가 클라우드 산업에서 중국시장을 교두보로 삼아 진출 중인 아시아 클라우드 시장에 대한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알리바바가 아마존과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고, 아마존이 아마존 웹 서비스(AWS)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생태계에서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에 알리바바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을 넘어 아시아 전체에서의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알비바바는 이미 UC버클리, 텔 아비브 대학 등과 협력해 20억 명의 고객확보와 1억 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머신러닝, 네트워크 보안, 비주얼 컴퓨팅, 자연어 처리에 대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자체 칩으로 기술 HW 효율성 확보하고 기술 독립성도 추구

클라우드 산업 생태계에는 물리적 하드웨어로 구성된 데이터 센터와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가상화 시스템이 필수 요소이다. 따라서 이 두 부문 각각의 효율을 증가시키는 것이 클라우드 생태계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주요 공략지점이 된다.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가상화는 유휴 컴퓨팅 자원의 재활용을 목적으로 시작되어 여러 하드웨어 장비를 하나인 것처럼 사용하기 위하여 실시하는 것으로, 하이퍼바이저(Hypervisor)형과 호스트(Host)형으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컨테이너(Container) 기반의 가상화 기법이 일반화되어 도커(Docker)와 쿠버네티스(Kubernetes) 등이 기술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드웨어 관점에서 효율성을 확보하는 방안은 하드웨어의 제작과 운영 부문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외 대부분 대기업이 비용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운영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상반기 기준 전 세계 55개 지역에 데이터 센터 리전(Region)을 보유 중인데, 미국, 중동/유럽, 아시아에 각각 18개, 20개, 그리고 17개를 설립했다. 페이스북도 글로벌 데이터 센터 확장을 시도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걸쳐 15개 리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아마존과 IBM 등이 클라우드와 AI를 위한 데이터 센터 건립을 시도 중이며, 하이퍼스케일(Hyperscale)급 데이터 센터 설립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국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진행 중인데,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클라우드 센터와 아마존 웹 서비스의 데이터 센터가 설립되어 있으며, 최근 네이버의 차기 데이터 센터 건립을 위한 후보지 선정이 주요 뉴스에 오르기도 하였다.

그리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리바바는 데이터 센터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근간이 되는 AI 칩의 성능 개선을 통해 인프라를 더욱 효율화 하는 것에도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구글이 데이터 센터용 칩을 개발하는 것과 유사하다.

또한,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중국 ICT 산업은 부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높아지고 있기에 자체 칩을 통해 부품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미국산 핵심 상품의 중국 수출이 금지되고 있다는 점은 기술 독립성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룰 필요성이 더욱 커짐을 말해준다.

즉, 이번 한광 800 발표와 자체 클라우드 컨퍼런스 개최는 알리바바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모든 측면에서 기술 독립성을 이루었으며, 이제 미국 기업들의 핵심 기술이 없어도 자체적인 글로벌 사업 전개가 가능해졌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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