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바이트댄스, 제조사 스마티잔 통해 자체 스마트폰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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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바이트댄스, 제조사 스마티잔 통해 자체 스마트폰 출시
  • 김상일 기자
  • 승인 2019.11.07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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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스마트폰 제조사 스마티잔 인수
틱톡 이용에 특화된 신규 스마트폰 판매 시작
국내서도 카카오가 5G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

[애틀러스리뷰]  전 세계적으로 5억명 이상의 이용자가 존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숏폼 동영상 공유 서비스 틱톡(TikTok)을 제공하는 바이트댄스가 오랫동안 루머로 존재했던 자체 스마트폰 ‘지안구어 프로 3(Zianguo Pro 3)’의 판매를 시작했다. 이는 서비스 제공업체가 이용자 고착화와 서비스 이용 증대를 위해 하드웨어 사업에 진입하는 사례로서 주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 스마티잔 인수해 개발 시작

바이트댄스가 선보인 스마트폰은 올해 초에 인수한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스마티잔(Smartisan)을 통해 개발했다. ‘지안구어’라는 브랜드명은 당초 스마티잔이 출시했던 스마트폰의 브랜드이다.

스마티잔은 조선족 출신인 나영호(중국명 뤄융하오)가 2012년 설립한 업체로서, 나영호 대표는 유명 영어강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스마티잔은 안드로이드에 기반한 ‘스마티잔OS’도 개발했으며, 이를 탑재하여 2014년 출시된 스마트폰 ‘T1’은 1년간 25만 대 이상 판매되면서 주목받았다. T1은 독창적인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간편한 조작법 등이 큰 호평을 받았다.

스마티잔 최초의 스마트폰 'T1' (출처: 스마티잔)
스마티잔 최초의 스마트폰 'T1' (출처: 스마티잔)

 

이에 자신감을 얻은 스마티잔은 ‘중국의 애플’을 지향한다고 밝히며, T1의 후속작인 T2에 이어 지안구어 브랜드로 연이어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그러나 T1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며, 2015년 이후 연평균 4억 위안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며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결국 나영호 대표는 올해 초 스마티잔을 바이트댄스에 매각했는데, 바이트댄스는 특허와 기술인력 등을 모두 인수했다.

이에 바이트댄스가 자체 브랜드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루머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마침내 신규 스마트폰이 발표된 것이다. 다만, 바이트댄스의 자체 브랜드가 아닌 스마티잔의 브랜드로 출시되었다는 점은 업계의 예상과는 다른 점이다.

 

틱톡 서비스 이용에 특화

지안구어 프로 3는 스마트잔의 기본 브랜드로 출시되었지만, 틱톡과 관련된 서비스가 사전탑재되어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의 잠금화면을 스와이프하여 틱톡의 중국 버전인 ‘더우인(Douyin)’을 바로 실행할 수 있으며, 셀카 조명 등 카메라 관련 효과는 물론 틱톡이 제공하는 필터를 해당 스마트폰을 통해 촬영한 동영상에 적용시킬 수도 있다.

Zianguo Pro 3 (출처 스마티잔)
Zianguo Pro 3 (출처 스마티잔)

 

이 스마트폰은 현재 중국에서만 판매되는데, 사양에 따라 판매가가 다르며 최소 사양 모델의 판매가는 2,899위안으로 매우 저렴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퀄컴의 스냅드래곤 855+와 최대 12GB 램, 256GB 저장공간, 4개의 렌즈로 구성된 후면 카메라 시스템 등 결코 사양이 낮은 편은 아니다.

 

다양한 서비스 업체들이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시도…아직 대중적 성공 사례는 드물어

서비스 및 플랫폼 업체들이 직접 자체 브랜드의 단말을 판매하는 것은 드문 사례는 아니다. 안드로이드를 제공하는 구글도 모토로라와 HTC 인수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고 ‘픽셀’이라는 자체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의 커머스 업체인 월마트도 자체 브랜드 태블릿을 판매 중이다.

또 다른 커머스 업체인 아마존은 ‘파이어’라는 브랜드명으로 태블릿과 OTT 셋톱박스를 출시한 바 있다. 또한 ‘에코’ 브랜드로 스마트 스피커를 출시하여 스마트홈 시장을 이끌고 있다. 물론, 아마존의 모든 단말 사업이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파이어폰’으로 스마트폰 사업에도 도전했으나 큰 적자를 기록하면서 결국 해당 사업을 중단한 것이다.

이 외에도 국내 SK텔레콤을 비롯해 전 세계에 걸쳐 많은 이통사들이 자체 브랜드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단말을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서비스 및 플랫폼 업체들이 단말 사업에 진입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먼저, 이미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를 보다 편하게 이용하도록 하여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또한, 서비스 이용자 자체를 늘리려는 목적도 존재한다. 이를 위해 단말의 가격을 전문 제조사가 공급하는 것보다 낮게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낮은 단말 가격을 통해 이용자를 늘리고 이들이 서비스 이용을 늘리면서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을 겨냥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非제조사가 공급하는 단말이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사례는 극히 드물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과 같은 퍼스널 단말의 경우 성공 사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일부 니치마켓에서는 의미 있는 사례를 거두고 있는데, 제조업 자체가 본연의 사업이 아니기에 소량이라도 단말 판매를 통해 서비스 및 플랫폼 이용자를 늘릴 수 있다면 그 자체로서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바이트댄스가 스마티잔을 인수했음에도 새로운 자체 브랜드로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고 스마티잔의 기존 브랜드로 출시하는 것은 이 같은 점을 인식해서일 수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단말 시장에서 바이트댄스의 인지도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이미 거대 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는 것은 단말의 개발보다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스마티잔의 브랜드를 통해 스마트폰을 공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카카오 계열사가 5G 스마트폰 발표

한편, 한국에서도 서비스 업체의 스마트폰 진입 사례는 이미 존재한다. 카카오는 키즈용 스마트워치 제조사 ‘키위플러스’를 인수하여 제품을 선보였으며, 특히 카카오의 계열사인 스테이지파이브는 5G 스마트폰 ‘스테이지 5G’를 발표했다.

이 단말은 중국 ZTE가 제조한 것으로서 스테이지파이브가 직접 개발한 것은 아니지만, 카카오의 서비스를 선탑재 하는 등 개발 과정에서 협력하는 JDM(Joint Development Manufacturing) 방식을 취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해당 단말에는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인 카카오페이, 카카오T, 카카오내비, 카카오페이지는 물론 카카오게임즈의 프렌즈마블 및 프렌즈타운 게임 2종이 선탑재되어 있으며, 바이트댄스의 스마트폰처럼 잠금화면에서 바로 앱으로 진입할 수 있는 단축 기능을 제공한다.

이 스마트폰은 특히 5G가 아직 초창기이라는 점, 삼성전자나 LG전자도 5G 스마트폰 라인업이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서비스 업체가 진입한다는 점에서 더 주목할 수 있다. 카카오의 서비스들이 상당한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스테이지파이브)의 5G 스마트폰이 대중의 선택을 받으며 국내 5G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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