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형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된 미국의 스마트홈 시장…(1) 구글과 무선랜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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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형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된 미국의 스마트홈 시장…(1) 구글과 무선랜 업체들
  • 정근호 기자
  • 승인 2019.11.19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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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 시장에도 월정액 기반 구독형 서비스 확대 추세
구글, 스마트홈 기기 브랜드 통일하고 통합 관리 서비스 출시
무선랜 업체들도 신수익원 발굴 위해 구독형 서비스 강화

[애틀러스리뷰] 최근 미국 스마트홈 시장에서 월정액 요금에 기반한 구독형(subscription) 모델을 도입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ICT 산업 전반에 걸쳐 점차 증가하고 있는 구독형 모델이 스마트홈 시장에도 적용되어 ‘하드웨어+서비스’ 통합 모델이 주목받고 있음을 말해준다.

 

구글, 월정액 기반 스마트홈 통합 관리 서비스 ‘네스트 어웨어’ 발표

구글은 지난 10월 중순 ‘메이드 바이 구글(Made by Google)’ 행사에서 다양한 자체 브랜드의 하드웨어를 공개했는데, 스마트폰인 ‘픽셀4’와 무선 이어폰 ‘픽셀 이어버드 2’가 공개되었을 뿐만 아니라, ‘네스트(Nest)’ 브랜드의 스마트홈 제품들도 공개되었다.

 

구글은 최근 스마트홈 관련 브랜드를 ‘네스트(Nest)’로 통일해 제공하고 있다. 네스트 랩스(Nest Labs)는 애플 엔지니어 충신인 토니 퍼델과 맷 로저스가 2010년 설립한 스마트홈 기기 개발 업체로서, 2011년 스마트 온도조절기인 ‘네스트 러닝 서모스텟(Nest Learning Thermostat)’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후 화재경보기와 홈CCTV로 제품군을 확장하였다.

구글은 2014년 1월 네스트 랩스를 32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이는 당시 기준으로 모토로라에 이어 구글이 인수한 업체 중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었다.

이후 2015년 네스트 랩스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산하의 자회사로 분리되었으나, 실적 부진과 더불어 조직 내의 알력 다툼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서 2018년 구글 산하의 스마트홈 부문으로 다시 통합되었다.

그리고 이제 구글이 개별적인 브랜드를 이용했던 스마트홈 제품에 ‘네스트’라는 브랜드명을 붙이면서 통일성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구글의 행사에서 발표된 스마트홈 기기는 ‘네스트 미니’가 대표적이다. 이는 아마존의 에코 제품군과 더불어 스마트홈 시장을 이끌고 있는 ‘구글 미니’ 스마트 스피커의 후속작인데, 기능과 사양이 업그레이드되어 새로운 이름으로 공개된 것이다. 또한 메시(mesh) 무선랜 라우터인 ‘네스트 와이파이(Nest WiFi)’도 공개되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하드웨어가 아닌 스마트홈 관리 서비스로 발표된 ‘네스트 어웨어(Nest Aware)’이다. 물론 구글은 이미 네스트 어웨어 서비스를 제공했었다. 그러나 기존의 서비스는 스마트홈 카메라에서 촬영한 영상을 저장하고 재생하는 등 카메라와 연동된 부가 서비스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이제 구글이 네스트를 스마트홈 사업 브랜드로 전면에 내세우면서, 네스트 어웨어 서비스를 월정액 기반의 구독형 서비스 형태로 정비하는 한편, 카메라 이외의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에 대한 통합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등 양적, 질적으로 발전한 것이다.

지난 ‘메이드 바이 구글’에서 공개된 네스트 어웨어 요금제를 보면, 월 6달러의 ‘네스트 어웨어(Nest Aware)’와 월 12달러의 ‘네스트 어웨어 플러스(Nest Aware Plus)’ 2개 요금제로 구성되어 있다.

네스트 어웨어는 최근 30일간의 이벤트 영상을 녹화하는 반면, 네스트 어웨어 플러스는 최근 60일간의 이벤트 영상과 최근 10일간의 24시간 상시 녹화 영상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지금까지의 네스트 어웨어 요금제가 각각의 카메라별로 요금이 청구된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가정에 설치된 모든 네스트 브랜드의 카메라, 스피커 및 디스플레이를 월정액 구독형 2개의 요금제로 통합한 것이 가장 큰 변화이자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카메라나 연기 감지 센서 등 보안과 감시 영역뿐만 아니라 스마트 스피커를 포함해 실제 가정 내에서 설치되고 이용되는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단말간의 연동성을 강화함으로써, 네스트 브랜드를 명실상부한 댁내 스마트홈 서비스로서 통합하고자 시도한 점도 주목된다.

예를 들어, 네스트 어웨어 서비스가 적용되는 카메라, 도어벨, 스마트 디스플레이 및 스피커 등 스마트홈 기기들에는 첨단 오디오 센싱 기능을 기본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에 집 외부나 내부에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여, 연기나 소음 센서가 알람을 울리면 이를 집안의 스마트 스피커가 인식하여 이용자에게 알려주는 식의 기기간 연계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또한 구글은 이번에 요금제 정비와 더불어, 기존 네스트 전용 앱 대신, 네스트 어웨어 서비스를 ‘구글 홈(Google Home)’ 앱으로 통합하여,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개인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와 스마트홈 서비스의 연동을 강화했다.

가령, 댁내 응급상황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네스트 어웨어 서비스가 적용되는 스피커를 통해서, 음성으로 응급 전화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아마존 산하 이에로와 링크시스 등 무선랜 라우터 업체들도 구독형 서비스 출시

구글이 통합 브랜드와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간 기술적, 기능적 연동에 구독형 서비스 모델을 적용했다면, 최근 메시 무선랜(WiFi) 라우터 기기 업체들도 기존의 월정액 서비스를 개편하거나,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는 형태로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올해 2월에 아마존이 인수한 무선랜 라우터 기기 업체인 이에로(Eero)가 지난 8월 월정액 구독형 서비스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아마존은 2016년 4월 알렉사 펀드를 통해 무선랜 업체인 루마(Luma)에 투자를 하기도 했는데, 투자에서 벗어나 이에로를 직접 인수함으로써 구글 등과 경쟁하고 있는 스마트홈 사업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이다.

이에로의 이번 발표 핵심 내용은 기존에 제공했던 월 10달러의 구독형 서비스인 ‘이에로 플러스(Eero Plus)’를 ‘이에로 시큐어+(Eero Secure+)’로 개편하고, 월 2.99달러의 저가 요금제인 ‘이에로 시큐어’를 추가하는 것이다.

월 2.99달러의 이에로 시큐어 서비스가 기본적인 보안, 광고 및 유해사이트 차단, 유해 콘텐츠 필터링 등의 기본 기능을 제공한다. 이에 비해 월 9.99달러 또는 연 99달러에 제공되는 이에로 시큐어+ 서비스는 자녀의 단말 이용 통제, 유해 사이트 및 광고 차단 기능 등이 포함된 기본적인 보안 서비스는 물론 패스워드 관리, VPN, 멀웨어 차단 기능 등이 추가된다.

이에로(Eero)의 스마트홈 요금제 (출처: 이에로)
이에로(Eero)의 스마트홈 요금제 (출처: 이에로)

 

한편, 세계적인 무선랜 라우터 업체인 링크시스(Linksys)도 지난 10월 초 무선랜 라우터와 연동된 구독형 서비스인 ‘링크시스 어웨어(Linksys Aware)’를 공개했다.

이는 동사의 ‘Velop Tri-Band AC2200’ 무선랜 라우터 및 전용 앱을 통해 집안에 있는 사람의 동작을 감지하고, 이를 알려주는 ‘모션 센싱(motion sensing)’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링크시스의 최신 무선랜 라우터 Velop Tri-Band AC2200 (출처: 링크시스)
링크시스의 최신 무선랜 라우터 Velop Tri-Band AC2200 (출처: 링크시스)

 

동사에 의하면, 실내에서 발생하는 동작이나 특정 움직임이 있을 경우, 라우터에서 발생하는 WiFi 신호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 이를 감지하여 별도의 카메라 등 관련 기기 없이도 실내 동작을 감지하고 평소와 다른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되는 경우에 이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무선랜은 가정 내에서 핵심적인 네트워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으며, 가정 내에 존재하는 모든 WiFi 기기에 연결성(connectivity)를 제공하기에, 각 기기의 이용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함으로써 스마트홈 서비스를 보다 효율화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무선랜 업체들이 단순히 하드웨어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보안과 단말 관리 등의 서비스를 월정액 기반의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고 고객의 충성도를 더 높이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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