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형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된 미국의 스마트홈 시장…(2) 가전/가구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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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형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된 미국의 스마트홈 시장…(2) 가전/가구 업체들
  • 정근호 기자
  • 승인 2019.11.20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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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스, 월정액 기반의 스피커 렌탈 서비스 출시
이케아도 스마트홈 전담 조직 신설로 시장 진입 선언
통합형 스마트홈 기기 관리 제공업체 증가 전망

[애틀러스리뷰] ICT 단말 업체들뿐 아니라 가전 및 가구 업체들도 스마트홈 시장의 성장 트렌드에 편승하기 위해 커넥티드 제품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동시에 단순한 제품 판매 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한 시도로서 월정액 기반의 구독형 서비스를 번들링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스피커 업체 소노스, 렌탈 방식으로 구독형 서비스 시작

스피커 업체 소노스(Sonos)는 지난 10월 초 네덜란드에서 스피커 구독 서비스인 '소노스 플렉스(Sonos Flex)'의 시범적으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 15유로, 25유로, 50유로의 3개 상품으로 구성되는데, 월 15유로 상품의 경우 별도 구입 시 459유로에 해당하는 2대의 소노스 원 스피커를 제공한다. 월 25유로 상품은 소노스의 빔 사운드바와 2대의 소노스 원 스피커를 제공하는데, 이를 직접 구매할 경우 907유로 수준이다. 월 50유로 상품은 프레이바+슈퍼우퍼+2대의 소노스원 스피커가 제공되며 별도 구매시 2,026유로이다.

소노스의 월 50유로 상품에서 제공되는 단말들 (출처: 소노스)
소노스의 월 50유로 상품에서 제공되는 단말들 (출처: 소노스)

 

소노스의 서비스는 하드웨어 구독 서비스라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실제로 구매하는 방식과 비교해서 서비스 이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구독 서비스의 이점이 크지 않다는 것이 약점이다. 당장 렌탈하는 월 요금이 저렴할 수는 있지만, 15유로 요금제는 30개월, 50유로 요금제는 40개월 수준이면, 해당 기능의 스피커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소노스의 스피커 구독형 서비스는 보안이나 모니터링 등 별도의 스마트홈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스피커를 구매하는 대신 월정액으로 이용하는 일종의 가전 렌탈 서비스에 가까운 형태로서, 구글이나 이에로, 링크시스 사례와는 차이점이 있다. 단순히 가전의 초반 비용을 낮추는 것 외에, 지속적으로 이용자의 월정액 지불의사를 유인할 요소가 크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홈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네트워크 사업자나 보안 업체, 스마트홈 기기 업체 외에도, 다양한 신규 업체들이 구독형 모델을 통해 스마트홈 시장에 진입할 수 있으며 무선랜 라우터나 스마트홈 전용 기기 외에도 댁내에 설치되는 가전이나 다양한 하드웨어 및 기기들이 구독형 스마트홈 서비스와 연동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이케아, 스마트홈 사업 전담 조직 출범

한편, 소노스는 스마트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케아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왔다. 양사가 지난 2년간 협력해 추진해왔던 프로젝트의 결과물로서 가구 디자인을 채택한 가정용 스피커 ‘심포니스크(Symfonisk)’ 스피커 2종을 지난 8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심포니스크 스마트 스피커는 책장 책꽂이 및 책상 램프 형태의 스피커 2종으로 구성되는데, 램프형 제품은 179달러, 책꽂이형 스피커는 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소노스와 이케아가 협력한 '심포니스크' (출처: 이케아)
소노스와 이케아가 협력한 '심포니스크' (출처: 이케아)

 

이와 관련, 이케아는 지난 8월 스마트홈 사업을 위한 전담 조직을 출범하고, 9월에 증강현실(AR) 기반 가구 추천 서비스 출시, 10월에 댁내 스마트홈 기기 제어를 위한 바로가기(shortcut) 버튼 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등, 가구와 인테리어 유통 분야의 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스마트홈 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향후 이케아가 어떤 스마트홈 시장 전략을 구사할 것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과 수익모델 구축이 핵심인 만큼, 구독형 스마트홈 서비스도 이케아의 전략적 선택지에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케아가 구독형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하여 댁내 가구와 가전, 기기 등을 서비스와 결합하는 시도를 늘려나갈 수 있으며, 이 경우 소노스 이외에도 다양한 업체들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구독형 모델, 진입 장벽 낮추고 이용가치 높여 스마트홈 확산에 기여

최근 구글이나 무선랜 라우터 업체 등 기존 스마트홈 시장 참여 업체들을 중심으로 구독형 서비스 모델이 적용되는 것은, 방송과 통신 분야를 비롯해 ICT 전반으로 구독형 모델이 확대되고 있는 트렌드와 무관하지는 않다.

OTT 시장은 이미 구독형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았는데, 최근에는 승차공유(우버), 앱스토어(구글 플레이, 애플), 배송 분야(아마존 등)에서도 구독형 월정액 서비스 경쟁과 신규 출시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월정액 기반 구독형 서비스는 안정적으로 고정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고객 기반을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 있다. 정기적인 빌링(billing) 관계를 유지하는 이용자층을 확보함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해 볼 수 있는 사업 고객 접점을 확보하게 된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홈 시장에서 시도되는 구독형 서비스 모델은 다양한 업체들의 기기와 서비스로 인해서 파편화(fragmentation) 되어 있는 스마트홈 시장에서 월정액 요금제를 기반으로 기기와 서비스들을 통합하게 됨으로써,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스마트홈 시장 확산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극복하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또다른 장점이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네스트 어웨어와 같은 구글의 스마트홈 서비스를 월정액 구독 방식으로 이용하게 됨으로써, 스마트홈 관련 기기나 서비스별로 각기 다른 설치와 이용 방식에 고심하거나, 제어를 위해 기기별로 각기 다른 앱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즉, 스마트홈 기기간의 연동 고도화를 통해 보다 즉각적이고 통합적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스마트홈 사업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홈 기기-부가 서비스-월정액 요금제’로 번들링된 스마트홈 월정액 서비스를 통해 향후 댁내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해 볼 수 있는 확장성이 높은 자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지금까지 다양한 사업자들이 저마다의 강점을 바탕으로 스마트홈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지만, 이케아 같은 가구 업체들까지 스마트홈 시장 공략에 나설 정도로, 아직까지 스마트홈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한 업체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구독형 서비스 모델을 통한 자체 생태계 구축과 강화는 다양한 태생의 경쟁 업체의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 전략이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ICT 산업의 진화 관점에서 보더라도, 지금까지의 특정 기기, 하드웨어, 앱을 둘러싼 경쟁보다는, 이들을 모두 통합하고 연동시킨 구독형 요금제 기반의 생태계 구축과 경쟁이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이는 가정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홈 사업에서 벗어나 스마트시티, 스마트카, 스마트그리드, 스마트오피스 등과 연계될 수 있게 해주는 확장성 측면에서 유리한 측면을 제공한다.

이 같은 측면에서 향후 스마트홈 시장의 생태계 경쟁을 대비하여, 점차 구독형 서비스 모델의 도입과 관심을 기울이는 사업자들이 늘어날 것임은 분명하며, 독형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태생의 신규 업체들이 스마트홈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도 높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이 통합된 구독형 모델이 스마트홈 시장의 새로운 경쟁 방식과 시장 활성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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