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서브 브랜드 강화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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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서브 브랜드 강화에 주력
  • 나지영 기자
  • 승인 2019.11.2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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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이미지 탈피 위한 서브 브랜드 적극 활용
지역, 타깃 고객별 브랜드로 단말 출시

[애틀러스리뷰] 화웨이, 비보(Vivo)와 함께 대표적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로 자리매김한 오포(Oppo)가 리얼미(realme)라는 서브 브랜드(sub-brand)를 선보인지 1년만에 이를 독립 법인체로 분리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여러 중국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서브 브랜드로 신제품을 선보인 전략이 전 세계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리얼미 로고 (출처: 리얼미)
리얼미 로고 (출처: 리얼미)

오포, 리얼미를 별도의 자회사로 분리 추진

오포는 스마트폰 사업 초창기인 2010년부터 ‘오포 리얼(Oppo Real)’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해왔는데, 지난 해 5월 ‘리얼미’를 서브 브랜드로 분리시키고 인도에서 첫 제품 ‘리얼미 1’을 출시한 바 있다. 당시 오포는 리얼미에 대해 좋은 성능을 가진 스타일리시 스마트폰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리얼미는 오포와는 별도의 브랜드로 1년만에 전 세계 스마트폰 브랜드 10위권에 안착하는데 성공했다.

이 상황에서 리얼미의 대만 지사의 Chung Hsiang-wei CCO(Chief Commercial Officer)가 자체 생태계와 생산라인을 구축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인데, 그에 따르면 리얼미와 오포는 직접적인 경쟁을 하지 않고 있기에 리얼미의 판매량 확대가 오포의 스마트폰 판매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특히 오포가 리노(Reno) 시리즈를 통해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중시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기에 기술 및 패션 중심의 스마트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리얼미와는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리얼미가 오포의 자회사가 아닌 오포 모기업인 BBK 그룹의 새로운 독립 법인으로 분리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 경우 리얼미는 오포, 비보(Vivo), 원플러스(OnePlus)에 이어 BBK 그룹의 4번째 스마트폰 독립 회사가 될 수 있다.

다만, 이같은 전망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7위의 성과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실적이 개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한편, 리얼미는 다양한 중저가형 스마트폰을 선보이는 가운데, 최근 ‘리얼미 X2 Pro’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모델은 퀄컴의 최신 AP이자 게임에 특화해 성능을 더욱 개선한 스냅드래곤 855+ 프로세서와 90Hz 주사율의 디스플레이, 64MP 카메라를 장착하고 가성비를 중시하는 전략을 펼쳤다.

리얼미의 최신 스마트폰 'X2 프로' (출처: 리얼미)
리얼미의 최신 스마트폰 'X2 프로' (출처: 리얼미)

또한 리얼미는 스마트폰을 벗어나 웨어러블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며, 완전 무선 이어폰도 출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경우 4G뿐 아니라 5G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개발도 진행 중이다.

 

다른 중국 제조사도 다양한 서브 브랜드 보유

오포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애플을 맹추격하고 있는 화웨이와 샤오미 등 거대 스마트폰 제조사뿐 아니라 레노버와 메이주 등 세커드 티어(second tier) 업체들도 각각 서브 브랜드를 앞세운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

화웨이의 경우 이미 2013년 서브 브랜드 ‘아너(honor)’를 설립하고 해당 브랜드로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시작했으며, 2014년부터는 중국을 벗어나 해외 시장으로 수출을 시작했다. 기존의 화웨이 스마트폰과 달리 아너 스마트폰은 샤오미처럼 온라인 유통을 강조하며, 젊은 층을 공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화웨이와 더불어 통신 장비에서 스마트폰에 이르는 다양한 기기를 선보이고 있는 ZTE는 2012년부터 ‘누비아(Nubia)’ 브랜드를 활용했으며, 2015년 이를 별도의 서브 브랜드로 독립시켰다. 누비아는 수출보다는 주로 중국 시장을 겨냥한 플래그십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레노버는 2015년 5월 자회사로 ‘주크 모바일(ZUK Mobile)’을 설립하고 해당 브랜드의 단말을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2015년 10월 필리핀에서 출시된 ‘ZUK Z1’이 최초의 단말이다.

그러나 레노버는 2016년 구글로부터 인수한 모토로라 브랜드를 위해 2017년 4월 주크 서브 브랜드의 활용을 중단했으며, 이후에는 모토로라 브랜드의 단말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신흥 스마트폰 제조사인 메이주(Meizu) 역시 2017년 서브 브랜드 ‘블루 참(Blue Charm)’을 공식 런칭했으며, 주로 저가 라인업의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

오포와 더불어 BBK 그룹에서 분리한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는 지난 2월 서브 브랜드 ‘iQOO’를 발표했다. 최초 공개 당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후 게임에 특화된 스마트폰을 출시하였으며, 가성비 높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샤오미는 총 3종의 서브 브랜드를 발표하는 등 서브 브랜드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업체이다. 지난 해 4월 고사양 하드웨어 스펙을 갖추고 게임 플레이에 최적화된 디자인과 다양한 전용 액세서리 등을 위한 게이밍폰 브랜드로 ‘블랙샤크(Black Shark)’를 선보였다.

블랙샤크 로고 (출처: 샤오미)
블랙샤크 로고 (출처: 샤오미)

이후 지난 해 8월에는 포코폰(Pocophone)이라는 새로운 서브 브랜드를 공개하고, 해당 브랜드로 ‘F1’이라는 가성비 강조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포코폰의 스마트폰은 샤오미 브랜드의 스마트폰과 공급체인, AS 인프라, 제품 품질 기준 등을 공유하는 등 샤오미의 기존 인프라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들어 지난 1월 샤오미는 중저가 단말에 이용했던 브랜드인 ‘레드미(Redmi)’를 별도 브랜드로 독립시켰다. 이와 관련해 샤오미는 기존 브랜드 ‘미(Mi)’는 프리미엄 단말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존 이미지 탈피해 신규 고객군 공략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전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으나, 이에 따른 여러 부작용도 겪고 있는 중이다. 당초 중국 업체들의 스마트폰이 주로 저가의 품질이 낮은 스마트폰이라는 이미기가 강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이나 삼성, LG전자 등과 경쟁을 하는데 어려움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자국 내에서도 오프라인 유통의 비중이 낮아지고 온라인 유통이 강조되면서 기존과는 다른 상품 구성과 제품 디자인, 하드웨어 스펙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이에 각 제조사들은 고객군 및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서브 브랜드를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서브 브랜드 측면에서 본다면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한 브랜드일 수 있다. 그러나 당초의 단말 제조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고, 유통망도 기존 체제에 편승하면서 비용을 최소화하고 마케팅 효과에 집중할 수 있는 효과도 분명 존재한다.

오포나 샤오미가 서브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중국이 아닌 인도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이제 막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 형성되기 시작한 시점이기에 새로운 브랜드라 하여도 기존의 업체들과 충분히 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오포는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리얼미 스마트폰을 출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이제 중국 업체들이 현지 시장의 포화에 따라 더더욱 해외 시장 진출을 강조하기 시작하면서 서브 브랜드의 활용 사례 역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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