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시스템 장애 발생, OTT 사업자의 한계와 과제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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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시스템 장애 발생, OTT 사업자의 한계와 과제 노출
  • 정근호 기자
  • 승인 2019.12.01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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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정식 개시 직후 접속 장애 발생
예상된 초기 수요에도 충분한 인프라 준비 미흡
안정적 인프라 확보는 OTT 업체들의 최대 과제 중 하나

[애틀러스리뷰] 올해 새롭게 등장한 OTT 서비스 중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서비스는 세계 최대의 미디어 업체 중 하나인 디즈니가 지난 11워러에 정신 런칭한 ‘디즈니+(Disney+)’이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정식 런칭 이후 스트리밍과 로그인 부분에서 장애가 발생하여 서비스 접근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신규 OTT 서비스뿐 아니라 규모를 점차 확대하려는 국내외 OTT 서비스 업체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디즈니+, 서비스 개시 직후 장애 발생

지난 11월 12일(현지시간) 런칭된 디즈니(Disney)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는 서비스 개시 직후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연결이 불가능하다는 상태 메시지가 출력되거나, 서비스 이용지역인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접속 자체가 불가능한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중단에 대해 모니터링하는 다운디텍터(Downdetector)에 따르면 디즈니+의 장애 발생에 대해 서비스 개시 후 첫 1시간 동안 8,400건 이상의 보고가 있었으며, 대부분 비디오 스트리밍과 관련된 사항이었다.

이 현상은 미국과 네덜란드 등 현재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전체 지역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이후 미국 시간으로 오전 6시경 문제가 해결되었으며, 다운디텍터의 리포트 수집 개수 역시 이전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이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디즈니에 항의하기 위해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서 #DisneyDown 등의 해시태그를 사용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이번 사태에 대해 디즈니 대변인은 예측된 수요 이상의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함에 따라 장애가 발생하였음을 시인하였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과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디즈니+의 초기 가입자는 백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의 애널리스트인 벤자민 스윈번(Benjamin Swinburne)은 2020년 말까지 1,3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디즈니+는 라이선스 문제가 발생한 스타워즈의 일부 콘텐츠를 제외하면, 600개가 넘는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예견된 상황에 대한 사전 대응책 부족이 원인

디즈니+의 이번 서비스 장애는 사실 예견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서버의 과부하로 인한 서비스 중단 사례는 부지기수이다.

(출처: D-23)
(출처: D23)

 

국내외를 불문하고 많은 기대와 관심을 모은 유명 서비스의 경우 서비스 개시와 동시에 서버가 다운되는 사례가 다수 있었는데, 그만큼 사용자가 몰렸다는 반증이며 자사의 서비스 우월성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사용된다

서버를 다운시키지 않기 위해서 접속대기열을 사용하는 방식도 있지만, 전체 서버의 과부하가 아니라 로그인 서버에 순차적인 작업을 수행시키기 위함을 감안할 때에 기술적으로는 차이가 있지만, 마케팅적으로는 유사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술적인 측면으로 이번 사례를 살펴본다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 가입자 수만큼의 서버 대역폭을 확보하는 것은 비용효율성을 해치는 일이므로 일반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디즈니는 이미 지분 투자를 한 OTT 서비스 훌루(Hulu)를 통해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에 대한 경험을 쌓은 바 있으며, 자사의 고객층과 주요 이용 시간에 대한 분석은 완료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정확한 가입자 수가 알려지지 않은 것과는 별개로 실제 서비스 가입자 수를 파악하고 있으며, 미국시간으로 오전 6시경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침 출근시간에 아이들을 대상으로 영상을 스트리밍하기 위한 가정과 이동 시 스트리밍을 사용한다는 행위가 당연시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에 이번 사례는 동사가 예견되는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넷플릭스 대비 부족한 기술력 노출

디즈니는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이미 오래 전부터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선 훌루를 통해 OTT 산업의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하면서 자사 콘텐츠 파급력을 가늠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디즈니의 대규모 팬 행사인 ‘D23’에서 디즈니+의 예약가입을 받기 시작하였으며, 이를 통해 사전에 약 100만명 수준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그리고 디즈니는 스트리밍 기술 회사인 밤테크(BamTech)에 투자를 진행하며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서비스 이용에 대한 대비를 했다.

이번 사태가 디즈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일부 마케팅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디즈니의 최대 경쟁자인 넷플릭스가 미국에서만 6,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1억 5,800만 명 수준의 전 세계 가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에 이번 서비스 장애는 디즈니의 기술적 수준을 잘 나타내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이번 사태는 디즈니+가 콘텐츠의 양과 질 측면에서는 글로벌 OTT 서비스로 평가받고 있지만 안정적인 콘텐츠 전송과 서비스 제공 분야에서의 기술력 측면에서는 넷플릭스 등 경쟁사에 비해 아직까지 한참 뒤떨어져 있음을 스스로 보여준 사례이다.

미디어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콘텐츠 확보이다.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제작하는 것이 최대 과제임에는 분명하지만, 기술적으로 서비스 이용에 장애가 발생한다면 그에 대한 불편은 고객에게 전가되어 결국 서비스를 이탈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도 자명하다.

영상뿐만 아니라, 게임, 음악 등 최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서비스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트리밍 형태로 제공되는 상황에서는, 데이터 센터에 대한 이슈를 비롯하여 클라우드 환경에서 서비스 전개를 위한 인프라의 확보와 투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안정적 서비스 인프라 확보는 고객확대를 위한 필수 사항

이번 사례는 국내 미디어 산업에도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서비스 출시 이후 흔하게 겪는 접속 장애와 서비스 이용 제한에 대하여 마케팅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구시대의 유물이다. 일시적인 마케팅 효과는 있겠지만, 실제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능력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술력과 콘텐츠 파급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전개하는 것이 장단기적 관점에서 효과적인 전략이며, 디즈니처럼 막강한 콘텐츠를 보유한 사업자들도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가입자를 확보하는 가입(subscription) 기반 플랫폼 사업을 위해서는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전송 인프라가 필요조건이자, 충분조건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OTT 서비스인 웨이브(Wave)를 비롯하여 CJE&M과 JTBC의 합작사 설립 등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 미디어 업계도 OTT 서비스를 중심으로 다양화되는 국내 미디어 소비자들의 콘텐츠 수요와 글로벌 OTT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각 사업자들은 해외 시장 공략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포함한 콘텐츠 투자가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디즈니 서비스 장애 사례에서도 보듯 OTT 사업은 그 자체가 가입자들을 직접 대상으로 하는 'Direct-to-Consumer' 비즈니스이며,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이를 위한 전송 인프라와 서비스 경험, 품질 관리 측면에서의 투자 없이는 제대로 된 사업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국내 OTT 업계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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