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세계 최초 상용화에도 여전히 해결과제는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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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세계 최초 상용화에도 여전히 해결과제는 산적
  • 정근호 기자
  • 승인 2019.12.13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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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덤 파이프' 우려는 여전히 존재
4차 산업혁명 인프라 역할 위해 '망 중립성' 문제 조기 해결도 필요
중국의 추격 이전에 국내 5G 생태계 강화해야

[애틀러스리뷰] 국내 이통3사는 오랜 기간의 준비 끝에 마침내 올해 5G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런칭했다. 그러나 아직은 초창기로서 단말과 서비스, 네트워크 모든 부문에서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5G의 원년이었던 2019년 말 현재 5G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앞으로 어떤 점을 더 고민해야 하는가를 파악하는 것은 내년 이후의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국, 세계 최초 상용화…이용가치 높이기 위한 범업계 협력도 증가

지난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되었을 때 KT가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국내에서 실제로 5G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다. 그리고 지난 4월 마침내 국내 이동통신 3사가 5G 상용화를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당시 미국 이통사들이 당초 예정보다 빠르게 상용화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마치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한국이 세계 최초의 상용화 국가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후 미국은 물론 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와 중국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였으며, 내년 이후에는 더 많은 이통사들이 상용화를 할 예정이다.

이에 5G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통신칩 제조업체, 장비 제조업체, 그리고 단말 제조사들이 5G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며, 이 과정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협력과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이통사들도 장비-단말 업체들과의 협력은 물론 해외의 주요 이통사들과도 협력하면서 5G만의 가치를 발굴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이통사들, ‘덤 파이프’ 회피 위한 서비스/솔루션 투자 강화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시작하고 주요국도 5G 시대에 진입하면서 5G를 기반으로 기존에 존재했던 서비스들이 한층 더 발전해 이용자 가치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G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들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는 기존의 서비스들이 네트워크의 한계로 인해 제공하지 못했던 수준이 극복되면서 보다 높은 이용가치를 제공하는 사례가 더 많다. 이는 이통사 입장에서는 또 다른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기존의 서비스들은 이통사들이 아닌 ICT 업체들이 주도권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통사들은 5G 네트워크 구축에 대해 엄청난 투자를 해야 하지만 실제로 5G가 가져올 혜택은 서비스를 장악한 IT 업체들이 주도권을 갖고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다. 즉, 이통사 입장에서는 단순히 ‘연결성(Connectivity)’만을 제공하는 소위 ‘덤 파이프(Dumb Pipe)’가 되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려 하고 있다.

사실, 이는 3G와 4G 시절에도 존재했던 것이다. 3G와 4G가 처음 도입될 당시 이통사들은 새로운 데이터 시대를 맞아 서비스 측면에서 새로운 매출원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실제로 이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그러나 실제로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 시대에서 급성장한 업체들은 구글, 페이스북, 카카오, 네이버 등의 IT업체들이었다.

따라서 이동 통신 사업자들은 단순히 기업들에게 커넥티비티만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해당 사업 부문에 적용할 수 있는 특화된 솔루션까지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등 5G가 적용되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영역에 대해 투자를 늘리는 한편, 스타트업 생태계를 직접 육성하는 것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5G 시대에는 이통사들이 ICT 영역 전체에서 네트워크에 대한 장악력을 기반으로 서비스 측면에서도 큰 영향력을 지닐 수 있게 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며, 이는 5G 생태계가 본격 형성되는 내년 이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망중립성, 5G 활성화 위한 또 다른 해결과제

5G 서비스가 현실화되면서 정부와 이통사, 서비스 업체들 모두가 고민해야 할 중요한 이슈는 바로 ‘망 중립성(Net Neutrality)’이다.

지난 2019년 5월 24일 열린 5G 통신정책 의회에서는 망 중립성의 기존 원칙을 유지하되, 5G 이동통신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방향을 유지해야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특히 협의회는 통신사가 특정 콘텐츠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데이터 요금을 받지 않는 제로레이팅과 관련해 사전 규제보다 사후 규제가 적절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망 중립성 논의의 핵심은 트래픽 증가와 이로 인한 망 혼잡,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이통사들의 비용 증가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있다. 특히 4차 산업 혁명을 이끄는 소위 ‘킬러’ 서비스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근간이 되는 5G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 망 중립성 원칙이라는 공공적 가치 개념이 급변하는 시장의 요구 사항을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더구나 5G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로 인해 다양한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요구사항을 맞추어 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이용료가 세분화될 수 있다. 즉, 각 산업군이 제공할 융합 서비스의 특성과 이를 충족시켜주는 네트워크, 그리고 해당 업체들의 최대 지불 의향 등이 모두 반영되어 요금제가 결정될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각각의 세부 시장별로 서로 다른 요금제가 적용될 수 있는데, 이는 현재의 기준에서는 망 중립성을 위반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이동통신사가 같은 산업군에 속해 있는 업체들이라 할지라도 요구 사항에 따라 서로 다른 비용을 부과한다면 그 같은 문제는 더욱 커진다.

개인 고객 시장뿐 아니라 기업 고객 시장에서도 큰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이 있는 5G의 가능성을 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이 같은 논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물론, 망 중립성 문제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며 이해당사자간의 합의로 해결이 되어야 하는 문제이다. 이 점에서 정부가 한국에 최적화된 전담 연구반을 설립한 것은 환영할 일이며, 연구반에서는 5G 망에서 '최선형 인터넷(Best Effort)'의 적정 망 용량과 속도는 어느 정도인지, 기존 관리형 서비스망과 분리할 것인지 등 세부 사항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문제 해결에 대한 접근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지만, 세계 최초 상용화를 기반으로 국내 5G 시장을 활성화하고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조속한 시일 내에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이동 통신 시장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닌, 더 큰 개념에서 국가경제 활성화와 국제경쟁력 향상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세계 최초 상용화를 국내 생태계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가야

5G 조기 상용화 이점 누릴 시간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현재는 생태계 활성화에 주력할 시기이다. 2019년은 분명 5G의 원년이지만, 본격적인 확산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분명 기회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최초 상용화를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든 영역에서 5G를 활용하는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이 곧 세계 최대 5G 시장이 될 것임은 분명하며, 중국 현지 업체들이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키워 글로벌 진출을 강화할 것도 분명하다. 이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국내 규제기관과 관련 업체들은 5G는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자 격전 시점이라는 점을 인식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시차 이익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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