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컴캐스트, 새로운 ICT 시대 맞아 사업구조 변화 추진…(1) OTT 사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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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컴캐스트, 새로운 ICT 시대 맞아 사업구조 변화 추진…(1) OTT 사업 추진
  • 김상일 기자
  • 승인 2019.12.16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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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부상 트렌드에 전통적인 케이블TV 사업 위기론 등장
브로드밴드 서비스 번들링 OTT 서비스 출시로 시너지 효과 노려
자회사 통해서는 무료 OTT 서비스로 이용자 확대 추진

[애틀러스리뷰] 컴캐스트(Comcast)는 미국 최대의 유료방송 사업자이자 브로드밴드 업체로서, NBC유니버설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등 미국의 방송통신 시장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변하고 있다. 아직까지 상당한 수의 가입자가 존재하지만, 시청자들은 전통적인 방송 서비스가 아닌 인터넷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OTT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으며, OTT 업체들은 VOD 중심의 서비스 제공에서 벗어나 실시간 방송까지 포함하는 vMVPD(가상 멀티비디오 프로그램 공급자, Virtual Multichannel Video Programming Distributor)로 변신하여 케이블TV를 위협하고 있다.

이동통신 서비스가 4G를 거쳐 5G로 발전하고 이통사들이 고정형 무선접속(FWA, Fixed Wireless Access)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전통적인 유선 브로드밴드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에 컴캐스트는 기존의 방송과 유선 브로드밴드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ICT 시대를 맞는 사업자로 탈바꿈하기 위한 준비를 수년에 걸쳐 진행해왔다. 그리고 2019년은 그러한 노력이 일부 결실을 맺은 한 해가 되었다.

 

신규 OTT 서비스 통해 브로드밴드 사업과의 시너지 추구

컴캐스트는 2019년 3월 ‘엑스피니티 플렉스(Xfinity Flex, 이하 플렉스)’라는 명칭의 서비스를 새로 출시했다. 이는 컴캐스트의 브로드밴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스트리밍 영상 서비스, 즉, OTT 서비스이다.

전용 셋톱박스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엄밀히 말해 넷플릭스나 유튜브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가입형 유료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라는 점에서 기존 실시간 유료방송 채널 서비스와 구분되는 OTT(Over-to-Top) 서비스임은 분명하다.

 

엑스피니티 플렉스 셋톱박스와 리모컨 (출처: 컴캐스트)
엑스피니티 플렉스 셋톱박스와 리모컨 (출처: 컴캐스트)

 

엑스피니티 플렉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컴캐스트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어야 하며, HDMI 포트가 있는 TV가 필요하다. 기존 컴캐스트의 케이블방송 가입자는 엑스피니티 플렉스 이용이 불가능하다.

이 조건에 맞는 고객들은 동사의 지역 판매점을 방문하여 엑스피니티 플렉스 전용 셋톱박스와 리모컨을 받아, 셀프 인스톨 방식으로 각각 인터넷과 TV에 셋톱박스를 연결하여 이용할 수 있다.

엑스피니티 플렉스의 특징은 4K HDR 영상과 음성 인식 컨트롤을 지원하는 스트리밍 박스를 TV와 인터넷에 설치하여 이용할 수 있으며, 연간 약정 없이 언제든 해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유튜브, HBO 등의 OTT 서비스를 셋톱박스에 설치된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유료로 제공되는 서비스의 경우 개별 서비스에 대한 가입은 필요하다.

이 외에도 1만편 이상 무료 영화와 TV드라마, 스트리밍 음악 및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인 판도라, 아마존 뮤직, 아이하트라디오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DotTV나 Lifetime Movie와 같은 가입형 VoD 서비스가 제공된다.

엑스피니티 플렉스는 1위 유료방송 사업자인 컴캐스트가 다양한 독립형 OTT 서비스를 통합(aggregating)하여 제공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셋톱박스나 서비스 측면애서 로쿠(Roku)와 같은 스트리밍 박스 및 서비스와 비교해서 큰 차별성은 없다.

그리고 컴캐스트는 엑스피니티 플렉스의 런칭 후 6개월 후인 지난 9월 자사 브로드밴드 서비스 단독(broadband-only) 가입자에게 엑스피니티 플렉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언론과 업계에서는 컴캐스트의 이 같은 행보는 브로드밴드와 OTT가 번들링된 새로운 형태의 결합상품이며, 전통적인 케이블TV 가입자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브로드밴드 가입자에 대한 고착성(stickness)을 강화하고, 이를 중심으로 하는 RGU(Revenue Generating Unit)를 확대시켜가는 전략이라고 평가 중이다.

물론, OTT 서비스는 ‘코드컷팅(cord-cutting)’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기존 유료방송 가입자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디즈니+와 애플TV+ 등이 새롭게 제공되면서 넷플릭스 일변도의 OTT 시장에 경쟁구도 변화가 생기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컴캐스트는 엑스피티니 플렉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중심으로 콘텐츠 및 서비스 업체와 이용자들을 잇는 ‘중계형(enabler)’ OTT 모델로 차별화를 도모하는 전략을 도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장과 업계 전문가들도 엑스피티니 플렉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컴캐스트의 전략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벤 스윈번(Ben Swinburne) 애널리스트는 “엑스피티니 플렉스를 브로드밴드 단독 가입자에 무료로 제공하는 조치가 단기적으로 컴캐스트 실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향후 케이블 방송 사업에서 동영상 전체를 아우르는 사업으로 확대하는 구조 개편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치가 기본적으로는 600만~700만 명에 달하는 브로드밴드 단독 가입자와 47%에 달하는 브로드밴드 시장점유율을 더 늘리기 위한 차원일수도 있다. 그러나 컴캐스트가 곧 엑스피티니 플렉스 이용자들이 일반 케이블 방송에도 가입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유료방송 가입자가 감소에 따른 코드커팅을 방어하는 효과도 염두해 둔 것임은 분명하다.

 

OTT 서비스의 이원화: 자회사 통해 또 다른 OTT 서비스 준비

ICT 및 기존 미디어 업체들이 자체 OTT 서비스를 런칭하였거나 새롭게 런칭할 준비를 하는 가운데, 컴캐스트 산하의 NBC유니버설도 넷플릭스와의 경쟁을 의식, 대규모의 콘텐츠 라인업과 저렴한 서비스 요금을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서비스 ‘피콕(Peacock)’을 준비 중이다.

 

(출처: NBC유니버설)
(출처: NBC유니버설)

 

최근 OTT 서비스의 대세적인 수익모델은 월정액 기반의 구독형 모델이다. 넷프릭스를 비롯해 디즈니+와 애플TV+ 등 대부분의 OTT 서비스는 가입형 VoD(SVoD)인 것이다.

그러나 NBC유니버설의 피콕은 광고를 기반으로 무료로 스트리밍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AVoD(Advertising VoD) 방식을 적용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은 지난 9월부터 제기되기 시작했는데, 11월 이후에는 좀더 구체적인 전략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르면 피콕은 2020년 4월에 출시될 예정으로 광고 기반의 무료 서비스이며 엑스피티니 플렉스를 통해서도 제공된다. 또한 광고 기반의 완전 무료 서비스 이외에도 광고가 없는 월 10달러, 일부 광고가 포함된 월 5달러의 유료 상품도 제공하는 등 총 3개의 요금제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CNBC 등 일부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피콕에는 NBC가 제공하는 무료 스트리밍 뉴스 서비스인 ‘NBC 뉴스 나우’ 등 실시간 방송이 추가될 것이며, 향후 위성방송 디렉TV(DirecTV)나 디시(Dish), 케이블 방송인 차터(Charter) 등 이른바 올드 미디어 서비스의 가입자들에게도 제공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컴캐스트는 엑스피니티 플렉스를 통해 브로드밴드 사업을 더 강화하고, 자회사를 통해서는 광고 기반의 무료 OTT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외연 확장은 물론 새로운 수익원 발굴과 기존 사업 강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그리고 픽콕을 타 사업자에게도 개방함으로써 OTT 서비스로 전환되고 있는 최근의 방송통신 시장에서도 개방성을 무기로 플랫폼 사업자로의 전환을 꾀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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