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컴캐스트, 새로운 ICT 시대 맞아 사업구조 변화 추진…(2) MVNO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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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컴캐스트, 새로운 ICT 시대 맞아 사업구조 변화 추진…(2) MVNO 서비스
  • 김상일 기자
  • 승인 2019.12.17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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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의 IPTV 출시에 모바일 서비스 런칭으로 대응
버라이즌의 망을 이용해 MVNO로 무선 서비스 제공
WiFi 우선 전략으로 비용 줄이고 차별화도 추구

[애틀러스리뷰] 이제 ‘모바일 퍼스트(Mobile-First)’를 거쳐 ‘모바일 온니(Mobile-Only)’ 시대로 돌입하고 있다. 이에 모바일에 최적화되도록 상품과 조직, 전략을 재국성하는 것은 각 기업의 핵심적인 추진 과제가 되고 있다.

물론, 아직도 유선 브로드밴드 시장은 상당 규모에 이르고 있으며, OTT 서비스가 부상해도 가정의 TV를 통해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바일 단말, 즉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무선 인터넷을 이용하고, 이런 개인단말들을 통해 동영상을 시청하는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양상이다.

즉, 지금까지 케이블TV와 브로드밴드라는 유선 서비스, 그리고 개인보다는 가정을 중심으로 상품을 제공해온 컴캐스트에게는 큰 위기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컴캐스트는 상품 및 조직 구조 개편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연결시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특히 통신 서비스 영역에서는 새롭게 무선 서비스에도 도전 중이다.

 

케이블 업계, 통신사업자의 번들링 강화에 이동통신 서비스 런칭으로 대응

무선 서비스 런칭을 고민하는 것은 비단 컴캐스트만은 아니다. AT&T와 버라이즌 등 통신사업자들이 IPTV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유료방송 영역에 진입하여 케이블 방송 업체들 전체와 직접적으로 경쟁을 시작했다.

그리고 방송 및 통신 서비스에서의 가입자 확보 경쟁이 브로드밴드, TV, 유선전화를 번들링한 TPS(Triple Play Service)에서 모바일 서비스까지 번들링된 QPS(Quadruple Play Service)로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통신 서비스 영역에 강점을 갖고 있던 기존 통신사업자들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게 되었다.

케이블 방송 사업자들의 경우 브로드밴드와 TV, 그리고 VoIP(Voice over IP) 서비스를 통해 유선전화 서비스까지는 대응을 했지만, 모바일 서비스 자산은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았기에 번들링 상품을 강조한 통신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밀리게 된 것이다.

이에 미국 케이블 방송 업계도 이동통신 시장 진출을 시도하기 시작했으며, 시장에 진입하는 방식은 각 업체의 전략과 보유 자산에 따라 조금씩 다른 형태로 나타났다.

이는 구체적으로 와이맥스(WiMAX)와 같은 무선 브로드밴드 신기술 활용, 합작사를 통한 이동통신 서비스 진입, 자체망 구축의 3가지 형태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의 과거 시도들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직접 또는 합작사를 통해 망을 구축해도 단말의 조달은 별도의 문제였으며, 이 점에서 여전히 통신사업자들에게 밀린 것이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아 마케팅 효과가 별로 없었던 것도 원인이다.

이에 최근에는 기존 통신사의 망을 임차하는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형태가 주로 추진되고 있다. 물론, 최근 위성방송 사업자 디시(Dish)가 자체적인 5G 망 구축으로 이동통신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이는 스프린트와 티모바일(T-Mobile) 합병 과정에서 매각되는 자산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다.

 

컴캐스트, 2017년 MVNO 서비스 정식 런칭…기대에 못미치나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

컴캐스트의 이동통신 사업 추진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컴캐스트는 업계 2위 사업자인 타임워너케이블(Time Warner Cable) 및 브라이트 라우스 네트워크(Bright House Networks) 등과 함께 스펙트럼코(SpectrumCo)라는 합작사를 설립하고 미국 전체 인구의 85%를 커버할 수 있는 AWS(Advanced Wireless Service) 주파수 대역의 라이선스를 24억 달러에 매입했다.

당초 이들은 매입한 주파수를 활용해 QPS(Quadruple Play Service)를 준비했는데, 이동통신 서비스를 위한 막대한 비용과 추가적인 투자 한계에 부딪히며 결국 5년 뒤인 2011년 미국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에 12억 달러의 프리미엄을 받고 해당 주파수를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케이블TV 업체들은 자신들이 원할 경우 버라이즌과 MVNO 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는 망임차 계약권을 매각 조건에 포함시켰는데, 바로 이 것이 현재 컴캐스트가 MVNO 사업을 시작한 근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컴캐스트는 지난 2015년 말 브라이언 로버트 CEO가 MVNO 시장진입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으며, 2016년 7월 모바일 사업부 ‘컴캐스트 모바일’을 신설했다. 또한 7월에는 FCC의 600MHz 주파수 경매에 ‘Signatory CC Wireless Investment’라는 이름으로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는데, 컴캐스트는 해당 주파수 경매에서 뉴욕과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필라델피아 등에서 활용 가능한 73개의 라이선스를 17억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컴캐스트)
(출처: 컴캐스트)

이후 컴캐스트는 선택된 소수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MVNO 서비스의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동시에 IoT 전용망 사업도 추진했다. 2016년 10월 반도체 업체 셈텍(Semtech)과 함께 로라(LoRa) 기술 기반의 IoT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로라 얼라이언스(LoRa Alliance)의 회원사로 합류한 것이다.

이는 컴캐스트가 더 이상 케이블 사업자가 아닌 Verizon이나 AT&T와 다양한 시장에서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통신사업자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IoT의 경우 MVNO와 달리 자체 네트워크 망을 구성해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컴캐스트는 2017년 4월 버라이즌의 망을 임차해 MVNO 서비스 ‘엑스피티니 모바일(Xfinity Mobile)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했다. 제공되는 요금제는 데이터 용량에 따라 월 12달러, 30달러, 60달러의 3종이며, 각각 1GB, 3GB, 10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후 런칭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인 2018년 3사분기에 총 1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2019년 3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20만 4,000명의 가입자 순증을 기록하면서 총 가입자수도 179만명으로 증가했다. 물론, 이는 컴캐스트가 보유한 케이블TV 및 브로드밴드 서비스 가입자에 비해 매우 적은 것이며, 당초 기대에 비해서도 미흡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인지도가 적은 신생 이동통신사업자로서는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특히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순증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수 있다.

 

WiFi-First 방식으로 차별화 이루고 비용도 절감

표면적으로 엑스피니티 모바일은 여타 MVNO 서비스와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컴캐스트가 제공하는 공중 WiFi 서비스인 ‘엑스피니티 와이파이(Xfinity WiFi)’와의 연계성을 높인 측면에서 차별성이 있다.

집안과 도심 주요 중심지에 구축된 엑스피니티 와이파이 핫스팟 존에서는 우선적으로 WiFi 망에 접속되고, 엑스피니티 와이파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장소에서만 버라이즌의 LTE 망으로 자동 전환되는 방식이다. 이는 셀룰러 망 접속을 줄임으로써 컴캐스트에게 버라이즌에게 지불해야 하는 망 이용대가(비용)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WiFi-LTE 스위칭은 컴캐스트만 이용하는 독자적인 기술은 아니며, 이미 WiFi와 LTE 네트워크를 같이 활용하는 MVNO가 존재한다. 그러나 컴캐스트의 경우, 전략적으로 댁내는 물론이고, 주요 장소에 이미 1,900만 개에 이르는 핫스팟을 구축했다.

 

엑스피니티 와이파이 핫스팟을 알리는 문구 (출처: 컴캐스트)
엑스피니티 와이파이 핫스팟을 알리는 문구 (출처: 컴캐스트)

즉, LTE를 보조하는 네트워크로서 WiFi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WiFi 망을 활용한 자체 이동통신 서비스를 버라이즌의 LTE 망으로 보조하는 개념의 WiFi 기반 이동통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컴캐스트는 이미 2018년에 밴(Van) 차량을 활용하는 이동형 WiFi 핫스팟을 본격 도입해 보다 넓은 WiFi 커버리지 구축에 힘쓰며, 와이파이 중심의 MVNO 사업 완결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를 한 바 있다. 이동형 WiFi 핫스팟은 에릭슨(Ericsson)의 장비를 갖춘 포드의 T-350 밴을 활용해 500피트 범위 내 최대 3천명의 이용자에게 셀룰러 접속의 5배에 달하는 속도를 제공한다.

엑스피티니 와이파이와 긴밀하게 연계된 모바일 가입자의 증가는 유선 브로드밴드 사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댁내 혹은 외부에서 WiFi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유선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개통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컴캐스트는 WiFi 핫스팟을 고리로 삼아 브로드밴드 가입자의 고착성(Stickness)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또 다른 케이블 업체 차터 역시 컴캐스트와 동일하게 통신사의 LTE 망을 임차하여 MVN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차터의 WiFi 핫스팟은 50만 개에 불과하다. 컴캐스트가 시도하는 WiFi 네트워크 중심의 MVNO 전략은 망 이용대가를 낮추고, 이를 통해 다시 저렴한 요금을 실현할 수 있게 됨으로써, 동사의 모바일 가입자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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