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되는 해외 이통사들의 단말 사업... (2) 차이나 모바일과 오렌지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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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되는 해외 이통사들의 단말 사업... (2) 차이나 모바일과 오렌지 사례
  • 김상일 기자
  • 승인 2020.02.17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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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브랜드 스마트폰, LTE 넘어 5G로, 저가 중심 전략에서도 탈피
이통사들의 자체 브랜드 단말, 고객접점 확대를 통한 고객가치 창출이 목표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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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러스리뷰] 스마트폰의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전세계의 여러 이통사들이 자체 브랜드의 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에 특정 이통사가 자신의 브랜드로 스마트폰을 출시했다는 것이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이통사가 5G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은 주로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LTE 스마트폰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5G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제조사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 계의 시장으로 출시된 제품도 비교적 고가 제품이라는 점에서 이통사들의 자체 브랜드 단말 사업의 목적과 방향성이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차이나 모바일, 5G 정식 상용화 앞서 자체 단말 공개

2019년 8월 제품을 공개한 중국 차이나 모바일(China Mobile)이 자체 브랜드의 5G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차이나 모바일은 지난 2018년 말 5G 허브 단말을 공개하면서 5G 서비스를 정식 출시하기도 전에 자체 브랜드 단말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점을 알린 바 있다.

그리고 지난 해 중반 차이나 모바일이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등장했는데, 실제로 동사는 8월 말 5G 스마트폰 ‘파이어니어 X1(Pioneer)’을 공개하고 9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5G 스마트폰에 부합하는 고스펙으로 출시된 파이어니어X1의 판매가는 4,988위안(약 643유로/715달러)이었다. 당시 출시된 갤럭시 S10 5G 모델 등 초기의 5G 스마트폰 가격이 대부분 1,000달러가 넘는 가격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출시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같은 자체 스마트폰은 차이나 모바일이 현지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 50%가 넘는 1위 이통사이고, 11월 정식 5G 런칭을 앞두고 있었다는 점,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아직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5G 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5G폰 라인업 확대와 가격 인하를 유도함으로써, 초반 5G 가입자를 빠르게 늘리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실제로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많지 않더라도, 각 제조사들이 차이나 모바일의 단말을 기준으로 제품 스펙과 가격대를 갖추도록 함으로써 5G 시장의 활성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프랑스 오렌지도 2020년 중반 5G 스마트폰 출시 예고

차이나 모바일에 이어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통신 사업을 하고 있는 오렌지(Orange)도 자체 브랜드 5G 스마트폰인 ‘네바 젯(Neva Jet) 5G’ 모델을 2020년 중 유럽 시장에 정식으로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리고 이는 차이나 모바일과 마찬가지로 5G 정식 서비스 전에 발표를 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해 오렌지는 ‘네바 젯’ 스마트폰이 유럽 이통사 최초의 자체 브랜드 5G 스마트폰이자, 2019년 폴란드에서 진행된 5G 네트워크 테스트에 투입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네바 젯 5G는 ‘ZTE Axon 10 Pro 5G’ 모델4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앞서 차이나 모바일의 ‘파이어니어X1’과 외관 디자인 및 하드웨어 사양 등이 거의 동일하다. 다만 파이어니어X1 모델이 643유로로 판매가가 책정된 반면, 젯은 약 900유로의 가격으로 판매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렌지는 ‘네바 젯 5G’ 모델 런칭을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사업을 확대하는 계기로 활용할 방침인데, 프랑스, 스페인, 루마니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몰도바 등 6개 국가에서 ▲네바 스타트(Neva start), ▲네바 플레이(Neva play), ▲네바 링크(Neva link) 등 다양한 ‘네바(Neva)’ 등 LTE 기반의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및 피처폰을 런칭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Orange Neva 홈페이지
오렌지의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라인업 (출처: 오렌지 홈페이지 기반으로 재구성)

 

이통사들의 자체 브랜드 단말, 고객접점 확대 통한 고객가치 창출이 목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통사들이 자체 브랜드 단말을 내놓는 것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영국 보다폰(Vodafone)은 이미 10년 전인 2006년에 자체 브랜드의 3G 휴대전화를 출시했다. 그러나 3G와 4G 시절을 거쳐 음성과 문자 중심의 휴대전화가 데이터 중심의 융복합 컴퓨팅 단말인 스마트폰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이통사 자체 브랜드의 3G 피처폰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SK텔레콤이 출시했던 ‘루나(Lunar)’ 및 ‘쏠(Sol)’처럼 LTE 시대에도 이통사들의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출시는 이어졌지만 사실 판매량 측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사례는 거의 없었다.

이미 스마트폰 제조사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이통사 자체 브랜드 단말이 가격 및 기능 측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서비스 측면에서도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되는 다양한 앱들이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방형 모바일 서비스/콘텐츠 구조로 변환되었기에 자체 서비스 유통 경로로 단말을 활용하려던 이통사들의 전략도 차질을 빚은 것이다.

즉, 가격이나 서비스, 대상 고객 등 어떤 측면에서도 이통사가 단말 제조사나 서비스/콘텐츠 업체들과 비교해서 저렴하고 신속한 자체 브랜드 단말이나, 이와 밀결합된 서비스 제공이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통사들의 자체 브랜드 단말 사업이 가입자 기반을 레버리지로 삼아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형태로 다양화됨과 동시에 5G와 같이 아직 단말 제조사들도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부문으로 확대되는 등 기존과는 다른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각 이통사들에 따라 추구하는 목적도 약간씩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차이나 모바일의 경우 자신의 단말을 통해 제조사를 압박함으로써 단말 가격 인하를 유도하여 새로운 이동통신 서비스인 5G의 가입자를 늘리는 것이 1차적인 목표를 알 수 있다.

반면 오렌지의 경우, 자체 브랜드 단말 출시를 통해 5G 스마트폰 가격 인하 효과를 노리기 보다는, 자체 브랜드 단말을 고객 접점으로 활용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네바 젯 5G’ 모델을 VR,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 클라우드 게임 등 동사가 제공하는 차별화된 5G 서비스를 체험하게 해주는 고객 서비스 접점이자 채널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네바 브랜드 스마트폰에는 오렌지의 고객 맞춤형 인터페이스인 ‘오렌지 익스피리언스(Orange Experience)’가 탑재되어 있는데, Orange가 제공하는 앱들이 포함된 ‘앱 센터(App Center)’, 뉴스/스트리밍/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및 콘텐츠 플랫폼 ‘라이브스크린(Livescreen)’, 서비스 접근을 위한 맞춤형 UI ‘제스처(Gesture)’, 단축 설정 기능 ‘퀵 터치(Quick Touch)’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네바 브랜드 스마트폰- 오렌지 고객맞춤형 인터페이스
(츨처: 오렌지 홈페이지 기반으로 재구성)

특히 앱 센터에는 모바일 뱅킹 서비스 ‘Orange Banking’, OTT 서비스 ‘Orange TV’가 포함되어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 출시되는 네바 브랜드 스마트폰을 통해서는 VR 서비스인 ‘Orange VR Experience’와 모바일 게임 서비스도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업체인 Global Data는 오렌지의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이 가격 인하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서비스 중심 자체 5G 생태계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신형 단말이 아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용 액세서리 브랜드를 발표한 T-Mobile 역시 고객 접점을 더욱 확대하고 이용편의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이는 자체 브랜드 액세서리의 구매대금을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료와 합산하여 지불할 수 있도록 한 정책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단말을 이용할 때 필수적으로 구입하게 되는 주요 액세서리를 자사 사이트를 통해 보다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매월 지불하도록 함으로써 반복적인 고객 접점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즉, 기존에 이통사들이 자체 단말을 통해 추구했던 가입자 확대와 통합적인 ‘단말+서비스’ 이용 경험 제공은 물론 또 다른 형태의 고객접점을 유지함으로써 전반적인 서비스 경험을 개선하는 것이다.

또한 5G 시대를 맞아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커넥티드카, 클라우드 게임 등 다양한 폼팩터를 갖춘 커넥티드 단말 사업의 여건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 브랜드 단말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거대 IT 업체들과의 맞춤형 서비스 경쟁의 핵심인 고객 데이터 확보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이제 5G 시대가 열리는 상황에서 어떤 업체들 보다 빨리 움직임으로써 시장을 선점하고 탈통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는 이통사들의 자체 브랜드 단말 사업 관련 동향이 단말 자체가 아니라, 미래 융복합 서비스 경쟁을 대비한 자체 생태계 확보 및 강화를 위한 포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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