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가 주목하는 히어러블...(2) 지속되는 기술과 기능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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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가 주목하는 히어러블...(2) 지속되는 기술과 기능 발전
  • 정근호 기자
  • 승인 2020.02.1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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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이어폰, 전체 히어러블 시장 성장 주도
압도적 존재 '애플 에어팟', TWS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선도
출처: Strategic Analytics
업체별 블루투스 헤드셋 점유율 (출처: Strategic Analytics)

[애틀러스리뷰] 웨어러블 단말 영역 중 밴드와 워치가 웰니스/헬스케어를 중심으로 대중적 확산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이어폰 단자의 제거 트렌드와 AI 음성 비서 연동, 잡음 제거 기능 등 기능과 성능이 개선된 무선 이어폰을 중심으로 히어러블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이에 앞서 본지는 ‘ICT가 주목하는 히어러블, 단말 변화로 알아보는 웨어러블 트렌드’에 대해 조명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히어러블 시장 현황을 살펴보며,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 초점을 맞췄다. 또 지속되는 기술과 기능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집중적으로 다뤄본다.

 

`14년 첫 ‘히어러블’ 용어 등장…이후 애플 에어팟 등장으로 인식 확산

헤드폰은 음원 재생 기기와의 연결 방식에 따라 유선과 무선 헤드폰으로 구분되며, 기기 모양과 착용 방법에 따라 오버-이어(Over-ear), 온-이어(On-ear), 넥밴드(Neck band), 클립(Clip), 이어버드(Earbird), 인이어(In-ear) 헤드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 주목받는 형태는 기존 이어버드 형태와 유사하지만 좌ž우측 이어버드 사이 선이 존재하지 않는 ‘완전 무선 이어폰’으로서 ‘True Wireless Stereo(TWS)’ 또는 ‘True Wireless Earphone’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헤드폰은 수십여 년 전부터 보편적으로 이용된 기기지만, ‘히어러블’이라는 명칭이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스마트워치와 밴드로 인해 웨어러블(Wearable) 단말이 주목받기 시작한 가운데 상품 디자이너인 ‘닉 훈(Nick Hunn)’이 지난 2014년 웨어러블 시장에서 ‘귀’는 ‘손목’과는 또 다른 엄청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웨어러블’과 ‘헤드폰’의 조어로 ‘히어러블’이라는 용어를 쓴 것이다.

그러나 ‘히어러블’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6년 애플이 TWS인 ‘에어팟(AirPod)’을 발표하고, 이 제품이 엄청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후다. 사실 에어팟이 최초의 히어러블 단말이거나 최초의 TWS는 아니다. 현재 TWS와 같은 형태 이어폰의 시초는 2008년 젠하이저(Sennheiser)가 발표한 ‘MX W1’이다.

이후 애플에 앞서 삼성전자의 ‘아이콘 X’, 브라기(Bragi)의 ‘대시(Dash)’, 도플러랩스(Dopler Labs)의 ‘히어 원(Here One)’ 등 여러 업체가 TWS를 출시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現 무선 이어폰 시장 주도하는 ‘애플’, 시장 점유율 독보적 1위 유지

애플은 최초는 아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이용편의성을 높이고, 경쟁사보다 완성도를 높인 기술이나 상품을 제공하며 시장을 선도해 왔다. 아이폰(스마트폰), 아이패드(태블릿), 애플워치(스마트워치)와 같은 단말은 물론 지문인식과 얼굴인식, 노치(Notch) 디자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어 TWS, 즉 히어러블 시장도 주도하게 된 것이다.

사실 에어팟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특유의 디자인으로 인해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실제 제품이 출시된 이후에는 에어팟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어 화제가 됐다. 이 같은 인기는 2019년 3월 등장한 ‘에어팟 2세대’ 제품과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에어팟 프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에어팟의 경우 2월 현재까지도 주문 후 제품 수령까지 수 주가 걸리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애플은 에어팟의 구체적인 판매량을 공개하지는 않는데, 실적발표 자료를 통해 에어팟이 상당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19년 4분기의 웨어러블(에어팟, 애플워치)/홈/액세서리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7% 성장한 100억 1천만 달러였으며, 전체 매출에서 해당 부문이 차지한 비중도 `18년 4분기의 8.7%에서 2019년 4분기에는 10.9%로 증가했다. 물론 지난 4분기에 해당 부문에서 5세대 애플워치도 출시되었지만, 에어팟이 상당한 매출을 기록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Strategy Analytics(SA)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애플은 5,870만 대의 출하량으로 54.4%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며 최대 무선 이어폰 업체의 입지를 지켰다. 이 같은 출하량은 전년(2018년)의 2,860만 대에서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SA는 점차 더 많은 제조사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애플의 점유율은 점차 하락하겠지만 상당 기간 점유율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출처: Pixabay
출처: Pixabay

 

애플, 기술 측면에서도 히어러블 시장 주도…경쟁 추격도 거세져

경쟁사 제품 대비 비교적 고가인 에어팟이 이처럼 히어러블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엄청난 팬층을 보유한 애플이 자체 브랜드로 출시한 제품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이보다는 에어팟이 경쟁 제품에 비해 품질 측면에서도 뒤쳐지지 않고 오히려 TWS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팟에는 안정적인 무선접속과 배터리 관리 기능을 제공하고 고음질을 보장하는 애플의 자체 칩인 ‘W1’이 탑재됐으며, 2세대 에어팟 제품부터는 한층 더 개선된 ‘H1’ 칩이 탑재됐다. 또한 2세대 에어팟에는 케이스의 무선충전 기능, 에어팟 프로에는 ANC(Active Noise Cancelling, ANC) 기능이 제공되는 제품 트렌드를 선도했다. 애플이 기존에는 신기술 도입에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과 달리 히어러블 제품에서는 상당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플의 진입 전후로 전통적인 오디오 업체뿐 아니라 스타트업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거대 IT단말업체에 이르는 다양한 업체들이 TWS를 출시했다. 이로 인해 경쟁구도는 더 역동적으로 변화하며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샤오미나 QCY와 같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저가형 제품도 다수 등장하면서 히어러블 시장 규모는 급속히 커지는 중이다.

최근 웨어러블 시장에 진입하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SA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비록 애플과 큰 차이를 보이지만 출하량 기준 점유율에서 샤오미가 8.5%(910만 대)로 2위를, 삼성전자가 6.9%(740만 대)로 3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화웨이와 Realme가 순위권에 진입했다.

이처럼 히어러블 단말은 이미 또 다른 대표적인 웨어러블 제품인 스마트워치보다 더 큰 시장규모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에도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체 웨어러블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 기술 접목 증가…단순 액세서리 역할 이상의 의미 부여

이제 히어러블 단말이 스마트폰에서 소리만을 전달하는 단순 기능의 액세서리가 아니라 첨단 기술이 접목된 단말이 되고 있다. 고음질 음악 서비스를 끊김없이 충분히 즐기기 위해 블루투스 5.0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이미 히어러블 단말의 기본이 되고 있으며, 오디오 신호를 압축하는 코덱 측면에서도 고음질을 지원하는 코덱의 적용이 늘고 있다. 일부 제조사들은 자체 코덱을 개발해 제공함으로써 자신들의 제품을 차별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령, 퀄컴은 자체 오디오 코덱인 ‘aptX’를 제공해 자사 칩을 적용한 블루투스 이어폰에서 보다 고음질의 음원을 효율적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CD급 음질을 넘어 24비트/48kHz의 초고음질 음원을 지원할 수 있는 ‘aptX HD’로 발전시켰다. 소니 역시 블루투스 이어폰에서 고음질 음원의 재생을 가능하도록 하는 음원 코덱인 ‘LDAC’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소니는 LDAC의 확산을 위해 구글과 협력해 안드로이드 오레오 버전에 해당 코텍을 기본 탑재하기도 했다.

또 히어러블 단말에서 고음질의 음성통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음성통화 품질은 음악과 마찬가지로 오디오 코덱에 의존하지만, TWS에서는 마이크의 수와 위치에 따라서도 품질이 크게 달라진다. 에어팟의 경우 마이크 부분이 귀에 착용하는 이어버드에서 길게 나온 부분에 위치해 있어 경쟁제품 대비 뛰어난 통화품질을 제공했으며, 최근에는 에어팟처럼 마이크 부분을 가능한 입에 가깝게 위치하도록 하는 디자인의 제품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 제조사들은 지연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실제로 지연시간은 제품마다 차이가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중국 QCY는 지난해 9월 출시한 신규 TWS인 ‘T5’에서 지연시간을 최소화하는 게이밍 모드를 제공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QCY에 따르면 평상 시 지연시간은 270ms 수준이지만 해당 모드를 작동시키면 65ms로 줄어든다. 또한 국내 소니캐스트도 새롭게 발표한 ‘디렘 W1’이 48ms의 지연시간으로 세계 최소 수준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용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기능들도 속속 적용되고 있다. 복수의 기기와 페어링할 수 있는 멀티페어링(Multi-pairing) 기능은 이제 대부분의 히어러블 단말이 제공하는 기능이며, 여러 기기와 동시에 접속돼 소리를 재생하는 멀티포인트 커넥트(Multi-point connect) 기능을 도입한 제품도 늘어나고 있다.

 

ANC(Active Noise Cancelling)도 차별화 기술로 부상

그러나 최근 히어러블 단말과 관련해 기능적인 측면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바로 ANC라고 여겨진다. ANC는 헤드셋에 부착된 마이크로 주변의 소리를 파악하고 이에 반대되는 역위상의 파장을 발생시켜 소음을 상쇄시키는 기술이다.

따라서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소음은 상쇄시키는 것이 어려우며 일정한 패턴으로 반복되는 차량이나 지하철 등의 엔진음과 같은 경우 그 효과가 높아진다. 또한 이 과정에서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소음을 인지하고 이를 즉시 제거하기 위한 역파장을 만들기 위해 연산 작업과 기술력이 필요하며 이는 ANC 기술을 제공하는 각 업체만의 기술적 차별성이 된다.

ANC 기술은 1970년대에 보스(Bose)에서 시작됐으며, 독일의 루프트한자 항공사가 엔진소음에 시달리는 자사 직원들을 위해 젠하이저(Sennheiser)에 의뢰해 출시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ANC는 주로 소니와 보스, 젠하이저 등 오디오 전문 브랜드가 제공하는 비교적 고가의 오버이어나 온이어 헤드폰에 적용돼 왔으나 최근 TWS에도 ANC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소니와 애플의 ANC 기능 탑재 TWS가 인기를 모으면서 더 많은 업체들이 ANC 도입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갤럭시 S20 스마트폰과 더불어 새로운 TWS인 ‘갤럭시버즈+’도 발표했는데, 당초 이 제품에도 ANC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갤럭시버즈+에는 해당 기능이 탑재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음질, 사용시간, 착용감에 최적화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히어러블 단말은 보다 선명한 소리의 안정적인 전달과 이용편의성 개선이라는 두 개의 방향성으로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최신 기술들이 도입되는 단말의 가격대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최신 히어러블 단말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ANC 기능의 경우 TWS에서는 아직 고가 제품에 적용되어 있지만, 헤드셋 형태에서는 점차 더 많은 업체가 참여하면서 가격대가 급속히 하락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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