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법원, T-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 최종 승인…(2) 미국 통신시장 경쟁구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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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방법원, T-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 최종 승인…(2) 미국 통신시장 경쟁구도 변화
  • 김상일 기자
  • 승인 2020.02.19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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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2중 경쟁구도에서 3강 체제로 변화
새로 시장에 진입할 디시는 아직 경쟁력 미흡

[애틀러스리뷰] 6년여에 걸쳐 추진되어 온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이 마침내 마무리되고 있다. 미국 이동통신 시장에서 버라이즌과 AT&T에 버금가는 새로운 거대 이통사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향후 경쟁구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에 관심이 높아진다.

 

美 연방법원 판결, 합병을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 찍고 시장 구도 재편 선언

양사의 합병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시작이 나온 이유는 일부 정치인이나 전문가, 특정 단체가 아닌,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실제 사업을 하고 있는 각 주에서 행정력을 갖고 있는 지자체가 반대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무시하고 합병을 강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사법부가 합병에 대해 과연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지가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뉴욕 연방법원이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손을 들어준 판결은 행정부뿐만 아니라, 사법부가 양사 합병을 승인해 준 것이며, 이제는 규제, 정책, 법률 등 제도적 틀 내에서 합병을 저지할 수 있는 강제력을 행사할 주체가 사실상 사라졌다고 볼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즉, 뉴욕 연방법원의 판결을 통해서 M&A가 최종 승인되었다고 볼 수 있다.

향후 주 정부들이 항소를 할 수는 있겠지만, 이번 판결을 뒤집을 결정적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 양사 합병을 실질적으로 막을 정책적, 제도적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

이미 2년 가까이 합병 국면이 계속되어 오면서, 우호적인 여론 형성이나 우호세력을 규합할 여건과 새로운 논리 개발이나, 근거 마련도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판결은 합병과 관련한 논란의 종지부를 찍은 사건이다. 합병 반대론자들은 합병으로 수백만명의 미국 시민들이 저렴하고 안정적인 이동통신 서비스를 향유할 기회가 사라질 것이며, 특히 도심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 소수민족들의 이동통신 서비스 선택의 폭이 줄어들고 것이며, 요금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T-모바일과 스프린트, FCC 의장을 비롯한 찬성론자들은 이미 이통사간 치열한 가입자 경쟁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요금 인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합병으로 인해 5G 네트워크 인프라 확대가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반박해 왔는데, 법원은 합병 반대론자보다 찬성론자들의 논리가 보다 근거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1) 합병으로 요금 인상, 품질 하락이 발생할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봤다.

2) 스프린트가 독자생존 해야 하고, Dish가 이통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합병 없이 스프린트의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3) 이번 합병이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을 감소시킬 근거가 없으며, Dish가 이통시장의 ‘파괴적 독행기업(Disruptive maverick)’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뉴욕 연방법원의 이번 판결은 T-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을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종착점으로 의미가 있지만, 보다 넓은 시각에서 보면, 전국망을 갖춘 4대 이통사를 중심으로 경쟁구도가 유지되어 왔던 미국 통신시장에서 다시 한번 시장 구도 재편이 이루어 짐으로써 ICT 산업이 완전히 재구성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미국 이동통신 시장, 2强-2中 체제에서 3强 체제로

미국 통신 시장은 舊 AT&T를 모태로, 여기에서 분리된 사업자들이 경쟁하면서 다수의 M&A를 거쳐 이합집산하는 과정을 거쳐왔다.

이를 통해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T-모바일이 경쟁하는 4사 체제가 유지되어 왔는데, 이 중에서도 버라이즌과 AT&T는 스프린트 및 T-Mobile과 큰 격차를 보이며 사실상 2强-2中 체제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이런 경쟁구도가 3社 체제로 변화되는 것이다. 물론 디시가 제4이통사로 진입하기는 하지만, 순수 통신 사업자 기준으로는 3강 체제가 시작되는 셈이다.

미국 통신시장의 인수합병 및 사업자 변화 추이 (출처: ATLAS)
미국 통신시장의 인수합병 및 사업자 변화 추이 (출처: ATLAS)

실제로 이번 T-모바일의 스프린트 합병은 통신시장 경쟁구도 재편 측면에서 2가지 특징이 있는데, 우선 3~4위 업체가 합병하여 1, 2위 사업자와 경쟁할 정도로 덩치를 키우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것이다.

4위 전국 사업자가 될 디시가 스프린트의 선불 가입자를 확보하고, 자체 5G 망 구축에 따라 후불 가입자도 확보해 나가겠지만, 실제 가입자 규모 기준으로는 버라이즌, AT&T, T-모바일 3社가 경쟁하는 체제로 전환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으로는 몸집이 큰 업체가 작은 업체를 인수하는 M&A의 일반적인 유형과 달리, 가입자 규모 4위로 시작한 T-모바일이 성장하여 3위 업체를 추월 및 인수하고, 1, 2위 사업자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국 전국 규모 이통4社의 무선 가입자와 무선 매출을 분석해 보면, 가입자 규모 기준으로는 2014년 4분기부터 T-모바일(가입자 5,501만 8천명)이 스프린트(가입자 5,488만 8천명)를 추월했고, 무선 사업 매출은 1년 뒤인 2015년 4분기부터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T-모바일이 82억 4,7백만 달러의 분기매출로 같은 기간 81억 7백만 달러를 기록한 스프린트를 앞선 것이다.

이후 T-모바일은 가입자 규모와 매출액 규모 면에서 스프린트를 지속적으로 앞서면서 격차를 벌려왔다. 최근 2년간의 실적을 보더라도, T-모바일은 가입자와 매출액이 증가하는 추세인 반면, 스프린트는 하락하고 있다.

통신사업 자체가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고, 주파수, 단말 소싱, 요금제 등 본원적 경쟁력을 좌우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가입자 기반에 연동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 같은 시장 포화도가 높은 선진국 시장에서 가입자 순위에서 뒤진 사업자가 앞선 경쟁사를 추월할 뿐만 아니라, 아예 인수까지 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미국 이통4사의 최근 2년간 가입자 및 매출액 규모 추이 (출처: 각 사 IR)
미국 이통4사의 최근 2년간 가입자 및 매출액 규모 추이 (출처: 각 사 IR)

이제 T-모바일이 스프린트를 인수해 탄생하는 신생 통합 ‘T-모바일’은 2019년 4분기 기준으로 가입자 규모는 1억 4,021만명, 분기 매출액 규모는 199.6억 달러로 당당히 선발사업자와 동등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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