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알뜰폰, 1월 기준 가입자 227명… 부진한 성과 거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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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알뜰폰, 1월 기준 가입자 227명… 부진한 성과 거둔 이유는?
  • 정근호 기자
  • 승인 2020.03.03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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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알뜰폰 가입자 전년 동기 대비 불과 40명 증가
알뜰폰 업체, 5G 상품 확보와 요금제 구비 등에서 한계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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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ixabay

[애틀러스리뷰] 5G 알뜰폰 상품이 판매된 지 2개월이 됐지만 뚜렷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일 발표한 1월 말 기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회선 통계에 따르면 5G 알뜰폰(MVNO) 누적 가입자수는 22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187명에서 40명이 증가한 수치다.

즉, 5G 알뜰폰이 KB리브, LG헬로비전 등으로 판매 중임에도 불구하고 가입자수가 전체 5G 시장의 0.0046%에 불과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5G 알뜰폰 출시, 부정적인 입장 나오는 배경

사실 정식 서비스 출시에 앞서 이미 5G 알뜰폰 출시 초기부터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했다. 바로 5G 커버리지의 한계와 함께 알뜰폰의 강점이었던 ‘저렴한 가격’이 실종됐기 때문이었다.

현재 국내 이통3사가 5G 커버리지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며, 9조 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알뜰폰 사업자에 5G망을 임대해주기란 쉽지 않다. 5G 망을 알뜰폰 업체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망임대료를 높게 받아야 하는데, 이는 알뜰폰 업체들에게는 그나마 강점이었던 저렴한 요금제를 도입하기 어렵게 한다.

특히 1월 말 기준 총 5G 가입자가 약 495만 명인 수준에서 5G 알뜰폰을 선택할 여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대중화된 LTE의 경우 가입자가 5,563만 명, 3G는 가입자가 2,436만 명인 점을 본다면, 해당 5G 서비스 이용자 자체가 적은 데다 5G 알뜰폰을 사용할 만한 계기가 없는 셈이다.

월 8만 원 이상 지불해야 하는 이통3사의 5G 데이터 무제한 요즘제보다 5G 알뜰폰이 저렴할 수 있다고 하나, 막상 따지고 보면 큰 차이가 없다는 점 역시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리브모바일에서 KB금융상품 이용 시 최대 2만 9,000원 수준으로 요금을 낮출 수 있으며 헬로모바일도 결합상품 할인을 적용하면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알뜰폰 사업자들은 기본적으로 고가의 망 임대 원가를 이유로 5G 알뜰폰 가격을 대폭 인하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와 KB국민은행이 선보인 MVNO 서비스 '리브모바일'. (출처: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와 KB국민은행이 선보인 MVNO 서비스 '리브모바일'. (출처: LG유플러스)

 

국내 5G는 공급자 주도 시장...단말 보조금에 따라 성과 차이 나타나

5G 알뜰폰 시장에는 KB리브뿐 아니라 LG헬로비전과 KT엠모바일도 참여해 경쟁구도가 갖추어지기는 했다. 그러나 향후에도 별다른 반향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배경에는 도매대가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이지만, 도매대가가 낮아진다 해도 5G 시장에서 알뜰폰 업체들의 성과가 개선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국내의 5G 시장이 아직 고객 주도형이 아닌 공급자 주도형 시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5G 가입자가 500만 명 수준으로 증가한 것은 5G 자체에 대한 수요보다는 플래그십 단말이 5G 스마트폰으로 출시됐다는 점과 이통사들의 보조금 지원이 있었던 데 따른 것이었다.

국내 시장의 경우 플래그십 스마트폰 단말의 판매 비중이 매우 큰데, 보조금으로 인해 실제 구매 가격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5G 가입자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5G 가입자가 실제로 5G 때문이 아니라 플래그십 단말의 구입으로 인해 5G에 가입하게 되었음을 말해준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무엇보다 가장 큰 과제는 5G 기반 서비스의 부재다. 5G 요금제가 LTE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그에 맞는 서비스가 갖춰진 상태가 아니다. 이로 인해 업체들이 소비자 니즈에 제대로 부응할 수 없다는 말이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돈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파악한 후 구매를 결정한다. 5G 특성을 살린 제대로 된 서비스가 없는 현재로서는 5G에 굳이 가입해야 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충분한 5G 커버리지와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다양한 5G 단말이 출시된다면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5G 서비스 경험을 제공받고, 이에 따라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가입까지 연결되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저렴한 요금제를 찾는 니즈가 증가함에 따라 알뜰폰 업체들의 5G 상품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알뜰폰 업체의 5G 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결국 소비자(고객)가 자신의 니즈에 의해 주도적으로 가입을 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원활한 5G 사업 추진은 올해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5G 시장 전체에서 살펴본다면, 가입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7만 명의 5G 가입자를 확보한 이후 올해 1월까지 지속적인 증가세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5G 경쟁력을 찾아보기 어려운 탓에 전보다 최근 3달간의 가입자 증가 폭은 둔화했다.

특히 삼성의 5G 모델 갤럭시 S20이나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의 첫 5G 아이폰이 등장하면 더욱 더 가파른 가입자 증가세를 보여줄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공급자 주도의 푸시(Push)형 시장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통사들이 5G의 영역 확장에 집중하고 알뜰폰 업체들이 보다 저렴한 LTE 요금제를 선보일 경우 전체 가입자 규모를 늘릴 수는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 3G에 가입한 알뜰폰 가입자들을 LTE로 연착륙시킨다면 알뜰폰 업체들은 모처럼 기록한 가입자 순증 추세를 이어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서는 기존의 이통3사가 5G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5G가 아닌 LTE와 3G에서 가입자 확대와 매출 증대를 노리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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