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ICT 업계에 미친 영향 분석...(2) 커머스와 물류 산업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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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ICT 업계에 미친 영향 분석...(2) 커머스와 물류 산업의 변화
  • 김상일 기자
  • 승인 2020.03.2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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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영역에서도 온라인 주문 크게 증가
빠른 배송, 비접촉 배송 위한 물류 및 모빌리티 시장의 변화 시작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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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러스리뷰]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확진자가 70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3만 명이 발생했다. 국내에만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60명을 돌파했다. 비단 인명 피해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코로나19 공포 속에 경제 산업도 얼어붙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공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의 생산이 줄면서 전(全) 산업생산지수가 전월보다 3.5% 감소했다.

한편, 그간 ICT 기반 서비스는 사람들의 생활패턴에도 변화를 이끌었다. 과거 스마트폰 등장 이후, 개방형 생태계에 기반한 ICT 단말들이 오프라인과 긴밀히 연계되는 온디맨드 서비스의 등장을 유발했다. 이에 따라 ICT 서비스들은 삶을 위한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요소가 됐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는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경제 시스템 변화뿐 아니라 ICT 서비스 측면에서도 이용행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이용행태 변화가 오프라인상의 변화도 유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제2 온라인 커머스 흥행기 개막

코로나19 사태는 유통가의 소비 패러다임 변화를 앞당기고 있다. 대면접촉이 많은 오프라인 채널 대신 온라인 채널로 수요가 이동하는 추세로, 그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이은 2차 ‘온라인 커머스 흥행기’를 맞이한 셈이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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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머스 확산은 4가지 변화를 주안점으로 두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먼저, 온라인 커머스 자체의 이용 증가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020년 춘절(1월 25일~1월 31일)을 전후로 중국 시장에서 먼저 변화가 있었다.

중국 알리바바, 징둥닷컴, 판둬둬 등의 전자상거래 기업들 매출이 22% 상승한 것이다. 또한, 위챗 기반 소셜 커머스 채널도 35% 성장했으며, O2O(Online to Offline) 채널을 통해 음식을 배달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올해 춘절 허마셴셩의 방문자 수는 전년 대비 97%나 증가했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거래 규모는 최근 5년간 연평균 20% 이상 꾸준히 성장했으며 모바일 채널 거래 규모가 연평균 40%가량 성장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온라인 쇼핑의 총 결제금액은 114조 원인데, 이중 모바일 결제 금액이 69조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구매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주요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첫 확진자가 나왔던 설 연휴 직후인 1월 28일, 쿠팡은 하루 주문량만 330만 개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후 250만 개 안팎을 꾸준히 유지하다 다시 300만 개 수준으로 늘어났다. 지난 연말 하루 주문량 200만~230만 개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이다.

마켓컬리 역시 하루 주문량이 1차 확진자 발생 이후 10%,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에는 30% 이상 증가했다. 오픈마켓을 운영 중인 티몬은 2월 하루 평균 매출이 전월 대비 6.3배나 증가했다. 최근 대면접촉을 피하는 언택트(untact) 소비가 늘면서 ‘선물하기’ 기능을 활용하는 고객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신선식품 구매도 온라인으로… 온라인 커머스 확대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주목해야 할 두 번째 사항은 오프라인 의존도가 높았던 신선식품의 구매가 온라인 커머스로 옮겨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바이러스 감염 우려와 정부의 외출 자제 지침 등으로 오프라인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식자재, 식음료 등 생필품 소비의 온라인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신선식품의 ‘구매 러시(치앙꺼우, 抢购)’ 현상이 연일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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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징커롱(京客隆) 마트의 경우 1월 25일~27일 3일간 채소류 등 신선식품 주문량만 70만kg에 달했다. 또한, 1월 24일~2월 2일 기준, 징동은 채소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0% 가까이 증가했으며, 신선식품 전체 판매량은 215% 증가한 약 15,000t에 달했다.

또 모바일 플랫폼을 이용한 채소, 과일, 육류제품, 해산물 등 신선식품 구매가 젊은 세대에서 중년층까지 다양한 세대의 새로운 소비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2003년 사스(SARS) 사태를 계기로 전자상거래가 급성장했는데, 당시 중국의 20~30대가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확대를 주도했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해 온라인 커머스에 익숙했던 당시의 젊은 층이 중년층 소비자로서 또 다른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대형마트 업체들의 신선식품 매출은 2010년 52.3%에서 매년 1%가량 증가하면서 2018년에는 59.7%까지 올랐다. 현재는 소비자들이 코로나19 공포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꺼려 가능하면 밖에 나가지 않으려 하고 있다. 또한, 재택근무 실시가 확대되면서 오프라인 구매보다는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추세다.

이베이코리아가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1월 20일부터 3월 3일까지 전체 식품 판매는 전년 대비 21%, 신선식품은 18% 증가했다. 홈플러스 온라인몰도 지난 2월의 신선식품 매출이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이 같은 신선식품의 성장률은 전체 성장률 78% 대비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물류 시스템 혁신으로 연결될 수 있는 ‘빠른 배송’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세 번째로 주목할 점은 온라인 구매 비중 증가 속 신선식품의 수요가 늘면서 당일 배송과 같은 보다 빠른 배송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신선식품 등 생필품 구매의 온라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배송 산업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징동다오쟈(京東到家), 징동셩셴(京东生鲜) 등의 O2O 생활 서비스 플랫폼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74%, 215% 증가했다. 또한, 배송인력 부족 문제에 대비해 전국 20여 개 도시에서 허하셩셴(盒马生鲜)이나 1919와 협력하고 있으며, 모든 배송 과정에서 ‘무접촉’ 방식을 택하고 있다.

 

출처: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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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이미 새벽 배송 등 더 빠르게 상품을 배송하는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그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구, 경북 지역의 경우 쿠팡의 새벽 배송 주문량이 평소보다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쿠팡의 로켓배송 출고량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역대 최대치를 갱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빠른 배송 시스템에 대한 수요 증가는 물류 시스템 전체에 걸친 혁신을 촉진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온라인 커머스 이용과 빠른 배송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제 배송 속도가 지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에 각 업체는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모색에 주력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이번 사태 이후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급속배송의 편리함이 알려질 경우 온라인 커머스 등에 대한 거부감 탓에 오프라인 소비를 고집했던 소비자 유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침체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비접촉 배송, 모빌리티 시장 전체의 변화 유발

마지막으로 소위 라스트 마일 영역에서도 비접촉 배송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히 집 앞에 상품을 두고 감으로써 배달원과 주문자가 접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나 드론을 활용한 배송 등 자동화된 배송이 더욱 광범위하게 도입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 징둥닷컴은 지난 2월 자율배달 로봇과 드론을 활용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기 시작했다. 동사에 따르면 2월 6일 징둥의 자율주행 배송용 차량은 징둥닷컴의 런허 집하지에서 우한 제9인민병원까지 성공적으로 상품을 배송했다.

또한, 징둥이 2월 7일 드론을 활용해 허베이성 바이양호에 첫 배달을 완료했다고 밝혔는데, 이 드론은 바이양호 시디춘 선착장에서부터 호수 반대편 마을까지 약 2km를 비행하는 데 불과 몇 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중국의 배송용 자율주행 차량 스타트업 ‘네오릭스(Neolix)’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JD.com 등 중국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이 네오릭스의 배송용 소형 자율주행 차량 200대를 주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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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거리를 누비는 일반 배송용 상품에만 자율주행 차량이나 로봇이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건물 내에서 스스로 이동하는 로봇을 활용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감염 우려가 큰 병원에서 로봇을 이용해 의약품을 전달하는 등 이미 자동화된 상품 전달이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중이다.

특히 병원 내에서의 로봇 활용은 환자에게 의약품과 음식물을 전달하는 것 외에도 소독과 같은 업무도 수행하면서 활용성을 높이고 있다. 상하이 링지 테크놀로지스(Shanghai Lingzhi Technology)가 개발한 청소 로봇은 3시간 이상 쉬지 않고 병원 내에서 지정된 경로를 지나가면서 살균제를 분사하고 있다.

최근 중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자율주행 배송 차량과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이에 대한 업계 투자를 늘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즉, 온라인 커머스의 확대와 비접촉 배송에 대한 니즈는 모빌리티 시장의 변화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일부 품목이 품귀 현상을 보이는 과정에서 과도한 폭리를 취하거나 허위 과장 광고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고객들을 보호하는 것뿐 아니라 자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장기적인 실적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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