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웨이, 美 압박 속 자체 기술 개발에 매진
상태바
中 화웨이, 美 압박 속 자체 기술 개발에 매진
  • 박세아 기자
  • 승인 2020.03.27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런 정페이 CEO “올해 자체 기술 개발에 200억 달러 투자”
타국 업체의 의존도 감소, 자체 생태계 조성에 집중
MWC 2019에 참여한 화웨이. (출처: 화웨이)
MWC 2019에 참여한 당시 화웨이. (출처: 화웨이)

[애틀러스리뷰] 화웨이의 런 정페이 CEO가 2020년 자체 기술 개발을 위한 R&D에 20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2019년 15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가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 26일 홍콩 매체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 SCMP)에 따르면 런 정 페이 CEO는 화웨이가 한 기업으로서 생존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화웨이만의 자체 기술을 개발하지 못하면 앞으로 3~5년 내 세계 시장을 이끌 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중국 내 5G 스마트폰 시장 주도 중인 화웨이

2020년 1월 말 기준 화웨이의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1,000만 대를 돌파했다. 화웨이의 위청동(Yu Chengdong) 회장은 "우리의 2019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2억 4,000만대를 기록했으며, 출하량 기준 세계 2위"라고 언급했다. 또한 PC와 웨어러블 출하량이 각각 200%, 1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2019년 전 세계 5G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 정도가 중국 시장에서 발생했다. 특히 '아너(Honor)' 브랜드를 포함해 화웨이가 중국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화웨이와 아너가 2019년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증가한 유일한 2개 브랜드이며, 애플과 샤오미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0% 이상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위 회장은 화웨이의 소비자 가전 부문이 전 세계 2위이며, 해당 분야의 R&D 투자액도 500억 위안(71억 1천만 달러)로 세계 9위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폰을 필두로 PC, 태블릿, TV, 오디오, 안경, 시계, 자동차, 헤드셋 등 8개의 주변기기와 모바일 오피스, 스마트홈, 스포츠/건강/시청각 엔터테인먼트, 스마트 여행 등 N개의 섹션의 분야로 사업을 전개하는 '1+8+N 전략'을 재차 강조했다.

 

美 무역 규제로 자체적인 대안 마련에 총력

화웨이가 자체 개발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미국과의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미국 상무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화웨이를 무역 블랙리스트(Entity List)에 올리는 등 수입 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즉,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는 미국 기업들로부터 제품 생산을 위한 부품 구매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이에 따라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가 계속 강화될 것으로 보고 신기술 개발 및 완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미국 상무부 산업보안국이 화웨이와 화웨이의 非미국계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허용하는 ‘임시 일반 면허(Temporary General License, TGL)’를 5월 15일까지 연장했다.

화웨이가 미국 기업과 일부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지만, 이 면허는 퀄컴, 인텔, 마이크론, 화웨이 등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거래에 적용되지 않는다.

 

출처: Pixabay
출처: Pixabay

 

이와 관련해 화웨이 측은 "이번 TGL 연장 조치가 우리 비즈니스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조치에서도 우리가 불공정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달 초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통신사들의 화웨이의 네트워크 장비 및 서비스 구매에 대해 정부 보조금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하는 등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이어지고 있다.

화웨이가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급성장을 이뤘으나, 무역 블랙리스트로 구글 서비스 및 안드로이드를 비롯해 왓츠앱,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미국 업체들의 서비스를 자사 제품에 탑재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화웨이 오스트리아 지역 프레드 왕페이(Fred Wangfei) 매니저는 “미국의 규제가 풀리더라도 구글 앱을 탑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지를 보여줬다.

 

화웨이, 자체 개발/자국 업체 간 협력으로 타국 의존도 줄여

화웨이는 지난 26일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P40’을 공개한 데 이어 자체 개발한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개인비서 ‘셀리아(Celia)’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구글 어시스턴트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P40에 탑재된 셀리아는 영어, 불어, 스페인어를 지원하며 영국, 프랑스, 스페인, 칠레, 멕시코, 콜롬비아 등 6개국에서 먼저 제공됐다.

화웨이는 이미 ‘샤오이(Shiaoyi)’라는 AI 비서를 출시한 바 있으나, 이번에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AI 비서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에 앞서 올해 초 화웨이는 자체 스마트폰 앱 생태계 구축을 위해 2천만 파운드(약 2,6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오픈 소스 기반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던 화웨이가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구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현실에 대응하려는 것이었다.

 

화웨이의 '앱갤러리'. (출처: Huawei Mobile Services)
화웨이의 '앱갤러리' 화면. (출처: Huawei Mobile Services)

실제로 화웨이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대체할 수 있는 자사의 ‘앱갤러리(AppGallery)’를 제공하는 등 자체 서비스와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화웨이의 모바일 서비스 분야 유럽 부사장 제이미 곤잘로(Jaime Gonzalo)는 “화웨이의 자체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하는 앱들이 보다 적은 광고와 알림이 적용된다”며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말했지만, 공식적인 입장은 표명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화웨이는 삼성에 대한 부품 의존도도 줄였다. 미국의 무역 규제 조치의 영향을 받아 삼성과 화웨이 간 협력을 이어 가기 어려워졌다.

화웨이가 전체 중국 부품으로 스마트폰을 제조하기를 원하기에 앞으로 이에 따라 삼성의 부품 구매가 감소할 것이며, 중국 생산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이 최근 몇 년간 자국 내 메모리 및 스토리지 생산에 많은 투자를 진행했으며, 지광(Ziguang), YMTC(Yangtze Memory Technologies) 및 창신(Changxin) 등과 같은 메모리 및 스토리지 회사들이 모두 빠르게 발전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가 앞으로는 자국의 메모리와 플래시 스토리지 사용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는 화웨이가 자체 생태계 구축에 성공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당신만 안 본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