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뷰잉’, 코로나19로 10여년만에 업계 화두로 재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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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뷰잉’, 코로나19로 10여년만에 업계 화두로 재부상
  • 김상일 기자
  • 승인 2020.05.1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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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OTT 동영상 스트리밍 시청 시간 급증
지인과 같은 동영상 시청하는 '소셜뷰잉' 트렌드 재부상
HBO는 지난 5월 14일(현지 시간) 최대 20명과 같이 가상으로 콘텐츠를 시청할 방안을 제시했다. (출처: HBO)
HBO는 지난 5월 14일(현지 시간) 최대 20명과 같이 가상으로 콘텐츠를 시청할 방안을 제시했다. (출처: HBO)

[애틀러스리뷰]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많은 사람이 집에 머무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디어/게임, 원격, 홈피트니스 등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아 기존의 전략을 재정비하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가상 공간(온라인)을 통해 대체되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집에서 여러 사람과의 동시 참여가 가능한 기능을 선보인 곳도 있다. OTT 서비스 HBO의 경우 지난 14일(현지 시간) 최대 20명과 같이 가상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기능을 공개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소셜뷰잉 트렌드가 다시 한번 업계의 관심사로 부상 중인 것이다.


코로나19로 OTT 업계는 새로운 기회 맞아

지난 4월 미국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Nielsen)이 3월 30일(현지 시간)부터 시작되는 주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넷플릭스, 유튜브, 훌루(Hulu),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와 같은 주요 OTT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청 시간이 1,614억 분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698억 분에서 2배 이상 증가했다.

아울러 넷플릭스, 유튜브, 훌루,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시청 시간 점유율은 비슷한 수준이며 디즈니+, 애플TV+와 같은 신생 서비스들의 시청 점유율은 전년 24%에서 29%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증가했다. (출처: Pixabay)
최근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Pixabay)

이 같은 동영상 시청 증가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미 여러 OTT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가격 인하와 콘텐츠 확대 등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면서 시장규모가 확대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급증함에 따라 OTT 서비스 이용자와 이용률도 같이 급증한 것이다. 

 

특히 도심 폐쇄와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어 OTT 서비스 이용 증가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 VOD 비디오 서비스 업체 ‘ZEE5’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유례없는 상황이 단기간에 인도 전역의 시청률 추이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이에 의하면 ZEE5의 유료 시청자와 구독자 수가 45% 이상 증가했으며, 데일리 액티브 유저(DAU) 및 앱 다운로드가 각각 15%, 41% 증가하면서 시청 시간이 50% 이상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ALTBalaji’의 Divya Dixit 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은 “OTT 콘텐츠 소비는 전반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고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해 나갈 것"이며 “코로나19 사태가 실제 OTT 콘텐츠 소비 게임을 확장함은 물론, 소비자의 콘텐츠 소비 습관에도 어느 정도 변화를 부르는 촉매제가 됐다”고 말했다.

 

씨너, 최대 20명 공동시청 가능한 기능 제공

2018년 설립된 시애틀 소재의 스타트업 ‘씨너(Scener)’는 HBO Now 및 HBO Go의 콘텐츠를 공동 시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글 크롬 브라우저’의 확장 기능인 ‘비저너 가상 극장(Visionser Virtual Movie Theater)’을 제공한다. 씨너는 HBO와 올해 초부터 해당 기능의 개발을 추진했으며, 양사의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HBO 가입자는 크롬 웹 브라우저를 통해 윈도우, 맥, 크롬북 등에서 자신만의 개인 극장을 생성해 시청 파티(watch party, TV 및 특정 이벤트 시청을 위한 친목회)를 개최할 수 있다. 또한, 최대 20명까지 영상 채팅을 통해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지만, 이용자는 HBO 계정이 있어야 한다. 씨너는 앞으로 공동 시청 기능의 참여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씨너(Scener)’는 영상 채팅을 통해 원격 지인들과 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돕는다. (출처: 씨너)
‘씨너(Scener)’는 영상 채팅을 통해 원격 지인들과 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돕는다. (출처: 씨너)

씨너의 브라이드우드(Braidwood) 공동창업자 겸 COO는 “SVOD 및 AVOD 업체와 협력함으로써 콘텐츠 시청을 유도하는 것이 수익모델”이라며 “공동시청이 증가할 경우 트위치에서 크리에이터에게 팁(tip)을 주는 것처럼 또 다른 기회를 찾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로는 넷플릭스 파티(Netflix Party)와 헤로 라이브(Hearo.Live)가 있다. 헤로 라이브는 지난 2월 지인들과 가상(온라인)으로 e스포츠 이벤트를 시청할 수 있는 공개 베타 버전을 출시한 바 있다. 트위치 또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콘텐츠의 생방송 스트리밍을 보여주는 테스트를 개시했다.

씨너의 경우 스트리밍이 HBO 또는 Netflix의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를 통해 최상위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고품질의 합법적인 비디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소셜뷰잉’ 재주목받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OTT 동영상 시청 게임, 영상 채팅 서비스 이용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씨너처럼 원격지에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같은 동영상 콘텐츠 화면을 보며 소통하는 서비스가 이목을 끌고 있다. 같은 공간에 친한 친구들이 모여 TV를 시청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같은 시청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사실 이미 2010년대 초반부터 ‘소셜뷰잉(Social Viewing)’이라는 개념이 존재했다. 같은 방송 프로그램을 보는 지인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에서 시청 소감이나 TV 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방송을 시청하지 않던 사람들에게는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콘텐츠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시청을 유도할 수도 있었다.

 

인기게임 ‘포트나이트’가 게임 내 특정 장소에서 유명 가수의 콘서트를 개최했다. (출처: 포트나이트)
최근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Pixabay)

그리고 이제 또 다시 소셜뷰잉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제공되던 시점과 현재의 소셜뷰잉이 다른 점은, 과거에는 주로 텍스트 기반으로 지인들이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지인들이 서로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영상채팅을 이용하는 형태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최근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는 영상채팅 앱 ‘하우스파티(Houseparty)’는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역으로 실제 셀럽들이 출연하고 많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시청할 수 있는 이벤트를 개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OTT 업체들이 지인간 소통 기능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영상채팅 업체가 동영상 공동 시청 기능을 도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소셜뷰잉에 영상채팅만이 시도되는 것도 아니다. 인기게임 ‘포트나이트’가 게임 내 특정 장소에서 유명 가수의 콘서트를 개최하거나, 게이머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이용해 해당 장소로 이동하고 시청할 수 있도록 한 사례도 등장했다.

즉, 영상채팅이 아닌 게임 내에서 여러 플레이어가 각각의 캐릭터를 조정해 같이 콘텐츠를 시청하는 방식인데, 이 역시 각 개인을 나타내주는 캐릭터들이 가상의 공간에서 같은 콘텐츠를 즐긴다는 점에서 ‘소셜 뷰잉’이라고 볼 수 있다.

소셜뷰잉이 재집조명되고 있는 이유는 역시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이제 음악, 동영상, 게임,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고객군을 공유함은 물론, 각각의 서비스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면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용자의 시간을 장악한다는 점에서는 각각의 서비스들이 경쟁상대가 될 수도 있지만, 이제 서로 고객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보완적인 관계도 될 수 있다. 이에 업종을 넘나들며 경쟁과 협력이 발생하게 될 것이며,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파트너를 선점하기 위한 새로운 경쟁도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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