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듣는 책’의 등장, 오디오 콘텐츠 시장 성장 이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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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듣는 책’의 등장, 오디오 콘텐츠 시장 성장 이끌까?
  • 김상일 기자
  • 승인 2020.06.01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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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디오 콘텐츠 수요/공급 동시 증가
네이버, 6월 1일부터 오디오 클립서 ‘듣는 연재’ 개시
네이버의 신규 서비스, 국내 오디오북 성장 견인할지에 관심
네이버의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오디오클립’ (출처: 네이버)
네이버의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오디오클립’ (출처: 네이버)

[애틀러스리뷰] 네이버가 1일부터 자사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오디오 클립’에서 국내 대표작가의 신작을 먼저 접할 수 있는 ‘듣는 연재’를 시작한다. 해당 서비스는 매일 15분씩 최대 한 달여 간 무료 연재되며, 작품을 집필한 작가가 직접 낭독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작품은 추후 종이책과 오디오북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첫 번째로 개시되는 작품은 김연수 작가가 8년 만에 선보인 신작 소설 ‘일곱 해의 마지막’이다. 6월 1일부터 6월 26일까지 연재되는 해당 작품은 7월 중 종이책으로 선보일 계획이며, 이달 완청 미션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미국/영국,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디오 콘텐츠 청취 시간 급증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동영상과 게임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실제로 해당 시장 규모도 커졌음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오디오 시장도 함께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영국 마케팅 업체 ‘IAB UK’에 따르면 정부의 재택근무(STAY AT HOME) 시행 이후 오디오 콘텐츠 수요와 공급 모두 증가했다. 음악과 같은 기존 미디어와 팟캐스트 등의 다른 오디오 콘텐츠를 청취하는 사람과 이를 제공하는 사람이 증가한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출판사 및 콘텐츠 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영국인들이 팟캐스트를 최대 30% 더 듣고 있으며, 음악 스트리밍 역시 11% 증가한 것으로 파악 중이다.

또한 전체적인 총 청취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사람들이 오디오 콘텐츠를 듣는 시간대가 평준화되어가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코로나19 이전의 경우 출퇴근 시간대에 청취 시간이 늘어나고 주말에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현재 대다수의 사람이 집에서 생활한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유연한 업무 패턴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일일 평균 청취율이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이는 최근 미국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Nielsen)의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닐슨이 발표한 조사에서는 미국인의 1/3이 코로나19 팬데믹 중 집에 머무르며 라디오를 더 많이 듣고 있다고 응답했다. 라디오뿐만 아니라 다른 오디오 콘텐츠도 동일하게 더 많이 듣고 있으며, 오디오 콘텐츠 청취를 위해 스마트 스피커의 이용도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디오 콘텐츠 이용 시간이 증가했다. (출처: Pixabay)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디오 콘텐츠 이용 시간이 증가했다. (출처: Pixabay)

이와 관련해 오디오 콘텐츠 출판 시장 역시 큰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팟캐스트 분석/광고 업체 ‘에이캐스트(Acast)’는 팟캐스트 제작자들이 3월 마지막 주에 기존보다 더 많은 팟캐스트를 제작했 유통했다고 밝혔으며, DAX는 글로벌 음악 공유 서비스인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에 등록되는 트랙이 50% 증가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 전년 대비 25% 성장 예상

이처럼 오디오 콘텐츠가 코로나19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오디오북 시장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Deloitte)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은 35억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25% 성장할 전망이다. 

오디오북 시장에서는 미국이 올해 15억 달러 규모로 향후 연 20~25%의 지속가능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가장 큰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중국이 올해 1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해 2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북유럽, 영국 등의 시장이 존재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이미 해당 시장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어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2017년 300억 원 규모의 오디오 콘텐츠 펀드를 조성한 이후 전문업체 ‘오디언소리’를 인수한 바 있으며, 이듬해 ‘오디오클립’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또한, 2018년 나스닥에 상장한 오디오북 업체 ‘스토리텔(Storytel)’도 지난 3월 국내 지사를 설립할 정도로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스토리텔은 현재 국내 오디오북 시장 규모를 300억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5년 이내에 팟캐스트 등을 모두 포함해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조 단위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네이버, 오디오북+구독형 유료 서비스로 신시장 공략 가능

물론, 국내 출판시장의 현 상황이 오디오북 시장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문화관광체육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도서출판 시장 규모는 총 3조 9,985억 원 규모이며, 이중 ‘교과서 및 학습 서적 출판업’이 2조 8,287억 원으로 전체의 70%가량을 차지한다.

한국 성인의 독서량이 계속 감소 중인 점도 오디오북 시장에는 부정적인 요인 중 하나다. 지난 2019년 기준 종이책과 전자책을 모두 포함한 연간 독서량이 7.5권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17년 9.4권에서 1.9권 감소한 수치였다.

 

네이버가 6월 1일 출시한 유료 회원제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출처: 네이버)
네이버가 6월 1일 출시한 유료 회원제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출처: 네이버)

그러나 반대로 긍정적인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오디오북이 단순 도서라는 영역에서 벗어나 도서 성격을 지닌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스피커 등 오디오 콘텐츠를 청취할 수 있는 단말이 늘어나는 등 시장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측면에서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울러 팟캐스트의 높은 인기로 인해 오디오 콘텐츠에 익숙해지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광고뿐 아니라 구매와 구독형 등 오디오 콘텐츠 시장 내 비즈니스 모델의 다양화가 접근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제작 비용과 제한된 시장 등으로 오디오북에 대한 출판사들의 인식이 부정적인 면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이 상황에서 네이버는 6월 1일 월 4,900원의 구독형 유료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출시했다. 여기에는 네이버페이 쇼핑 포인트 적립 혜택, 웹툰/시리즈 쿠키 20개, 바이브 음원 300회 듣기 등의 혜택이 포함된다. 또한, 오디오북 대여 할인권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네이버는 해당 서비스의 활성화를 위해 첫 달 무료 가입과 네이버페이 구매 시 적립금 5배 제공 등의 혜택을 내세우며 이용자를 모집 중이다. 네이버의 신규 프로젝트 및 유료 구독형 서비스가 국내 오디오북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지면서 전체 시장 규모 증가와 다양한 업체 참여 유도 및 지원 서적 확대로 연결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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