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왜 1조 원 들여 자율주행 업체 ‘Zoox’ 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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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왜 1조 원 들여 자율주행 업체 ‘Zoox’ 품었나
  • 정근호 기자
  • 승인 2020.06.2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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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지난해부터 모빌리티 영역서 적극 투자
아마존-죽스, 새로운 전환점 맞이할지에 이목 집중
커머스-모빌리티 영역서 업체 간 경쟁 치열해질 것
아마존 로고. (출처: 아마존)
아마존이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죽스(Zoox)’를 12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에 인수한다. (출처: 아마존)

[애틀러스리뷰] 아마존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의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죽스(Zoox)’를 12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에 인수한다. 2014년 7월 설립된 죽스는 약 1천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자율주행차 개발 스타트업이다. 지난 6년간 총 9억 5,0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모금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죽스는 개발 중인 로보택시를 활용해 자체 승차공유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이거스에서 도요타 SUV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차량을 개발해 시험운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향후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던 상황에서 아마존에 인수가 된 것이며, 이번 인수는 아마존은 물론 죽스에게도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아마존, 자율주행 스타트업 ‘죽스’ 인수 공식 발표

사실 지난 5월부터 이미 아마존이 죽스를 인수할 것이라는 루머가 등장한 바 있는데, 6월이 끝나가는 시점에 인수가 공식 발표된 것이다.

인수 금액은 죽스가 2018년 7월 평가받은 기업가치 32억 달러보다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아마존의 역대 인수 중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IT 미디어 전문 매체 The Information은 아마존이 기존의 로봇과 드론 배송 사업과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배송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국제 비즈니스 신문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는 알파벳 산하의 자율주행 업체인 웨이모(Waymo)처럼 아마존이 죽스를 통해 승차공유 서비스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아마존은 죽스를 독립적인 자회사로 운영할 것으로 보이며, 아이차 에반스(Aicha Evans) CEO와 제시 레빈슨(Jesse Levinson) CTO가 Zoox를 계속 이끌게 될 예정이다. 또한, 아마존은 죽스 차량의 상용화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관련 죽스는 자동차, 로봇, 신재생에너지의 신기술을 적용한 양방향 차량을 개발해 균형을 이루면서도 양방향적인,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차량을 설계해 자율주행 모빌리티의 당면 과제 해결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죽스는 자동차, 로봇, 신재생에너지의 신기술을 적용한 양방향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출처: 죽스)
죽스는 자동차, 로봇, 신재생에너지의 신기술을 적용한 첨단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출처: 죽스)

 

커머스-모빌리티 산업 간 연계성 더 커진다

커머스 산업의 성장 과정에서 모빌리티 산업과의 연계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물류 및 배송 전 영역에 걸쳐 새롭게 부상하는 모빌리티 수단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아마존이 보유한 기존 프로세스를 더욱 효율화하고 비용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고객만족도까지 높일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마존은 이미 드론 배송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5년 설립된 자율주행 배송 플랫폼 개발 스타트업 ‘디스패치(Dispatch)’ 인수를 통해 소형 자율주행 배송용 로봇 ‘스카우트(Scout)’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에 대한 아마존의 관심과 투자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자율주행 기술업체 ‘오로라(Aurora)’와 전기 트럭 개발업체 ‘리비안(Rivian)’에 투자를 단행했는데, 지난해 9월에는 리비안에 전기 트럭 10만 대를 주문하겠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또한, 아마존은 자율주행 트럭을 개발하는 ‘엠바크(Embark)’와의 협력을 통해 장거리 화물 운송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모빌리티 수단에 대한 아마존의 높은 관심은 제프 베조스 CEO가 지난해 5월 직원들과의 미팅에서 언급한 내용에서 잘 나타난다. 당시 그는 자동차 산업에서 상당히 많은 일이 진행되고 있으며, 여기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다만, 제프 베조스 CEO는 “자동차가 ‘아마존의 새로운 기둥(pillar)’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자동차 관련 사업에서 단기간 내에 큰 수익을 창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제프 베조스 CEO는 아마존을 지탱하는 기둥으로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아마존 프라임, 아나본 웹 서비스를 지목했으며, 음성비서인 알렉사(Alexa)가 4번째 기둥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마존 vs 테슬라, 새로운 대립 구조로 경쟁 심화 예상

아마존은 이처럼 일반적인 승용차와 트럭 외에도 물류창고용 모빌리티 수단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물류용 로봇 ‘키바(Kiva Systems)’를 인수한 사실은 잘 알려져 있으며, 2018년 1월에는 물류창고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지게차 업체 ‘Balyo’에 7년에 걸친 지게차 공급 및 투자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을 보이던 중에 지난 5월 처음 루머로 등장한 자율주행차 개발업체 ‘죽스’의 인수가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아마존이 죽스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기술을 활용할 예정인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며, 아마존이 직접 자동차를 생산하게 될 것인지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아마존이 죽스의 기술을 승차공유와 같은 새로운 사업뿐 아니라 기존의 물류 및 배송 사업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점이 죽스가 현재까지 추진해온 자율주행차 기반의 승차공유 서비스보다 더 궁극적인 목적이 될 수 있다. 또 승차공유 서비스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아마존이 죽스를 인수하게 되면서 테슬라와는 또 다른 경쟁 구조가 형성될 전망이다. 테슬라와 아마존이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사업 영역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테슬라가 전기 승용차 사업에서 트럭으로, 일론 머스크 CEO가 보링 컴퍼니와 스페이스X 등을 통해 스마트시티 및 위성 인터넷 사업 영역으로 확대하면서 아마존과 대립각을 세우는 영역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 역시 자신이 설립한 우주 로켓 업체 ‘블루오리진(Blue Origin)’을 통해 위성 인터넷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CEO는 아마존의 죽스 인수 사실이 알려진 이후 트위터를 통해 제프 베조스 CEO를 ‘카피캣(copy cat)’이라고 칭하는 등, 경쟁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향후 모빌리티 영역 내에서 양사간 또 다른 대립 구조가 형성될 여지가 있으며, 이에 따라 두 업체는 물론 다른 업체들 역시 해당 영역에 대해 보다 치열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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