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케이드, '양'에서 '품질'로 전략 변화 시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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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케이드, '양'에서 '품질'로 전략 변화 시도 중
  • 정근호 기자
  • 승인 2020.07.01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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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케이드, 기대에 못 미친 실적 보여
가입자 확보 위해 게임 라인업 전략 재정비 시도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게임 구독 서비스인 '아케이드'의 전략을 수정할 전망이다. (출처: 애플)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게임 구독 서비스인 '아케이드'의 전략을 수정할 전망이다. (출처: 애플)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애플이 지난 해 선보인 구독형 게임 서비스 ‘아케이드(Apple Arcade)’의 가입자 확보를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誌가 애플이 아케이드 전략을 수정해 일부 개발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가입자들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 타이틀을 찾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4월 중순 일부 개발자들에게 그들의 게임이 애플이 원하는 수준의 ‘몰입(engagement)’을 이끌지 못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애플이 아케이드의 저조한 성과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전략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애플, 아케이드 등 일부 서비스 전략에서 실패 경험 중

애플 아케이드는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 TV, 맥을 통해 월 4.99달러에 지원되는 모든 게임을 광고나 추가 인앱 결제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구독형 게임 서비스다.

애플은 지난 해 9월 출시 이후 매달 새로운 게임을 추가하며 현재까지 120여 개의 게임을 제공됐지만, 아직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은 전무하다.

이는 아케이드 가입자가 예상보다 적었음을 보여주는데, 실제로 애플은 해당 서비스의 실적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두 번째로 무료 체험 기간을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애플은 아케이드를 위해 여러 게임 개발사들에 100만~5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큰 기대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개발된 게임은 아케이드를 통해 독점적으로 제공된다.

그러나 애플은 일부 개발자들과의 계약을 서둘러 종료하면서 현재까지의 개발 상황에 따라 비용을 지불했으며, 향후 요구 조건에 부합되는 타이틀이 있으면 다시 협력하겠다는 의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아케이드의 실패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전반적인 사업 재정비에 돌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애플은 최근 정체 현상을 겪고 있는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영역에서 벗어나 서비스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서비스 부문이 애플 전체 매출의 23%에 달하는 13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애플 사상 최대의 서비스 매출이었던 것이다.

 

애플이 최근 서비스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처: 애플)
애플이 최근 서비스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처: 애플)

그러나 모든 서비스 영역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아니며, 일부 서비스 영역에서는 여러 문제들이 노출되고 있다. 앱스토어는 수수료 문제로 개발자와 규제 당국의 비난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 8월 출시된 애플카드(Apple Card)는 미국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지난해 3월 공개한 구독형 뉴스 제공 서비스인 뉴스+의 경우 최근 뉴욕타임즈가 사업 전략의 명목으로 콘텐츠 제공을 중단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아직 초기 단계인 애플TV+ 역시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징후는 없는 상황이다.

한편, 애플은 지난 WWDC에서 애플TV에서의 멀티 유저 지원과 다른 애플 단말에서의 게임 진행상황 공유 등 아케이드와 관련된 새로운 업그레이드 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게임 업계가 아케이드에 큰 기대했던 이유

지난해 구글이 클라우드 기반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스타디아(Stadia)’를 발표한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도 ‘엑스클라우드(xCloud)’의 테스트를 시작하는 등 게임 업계의 관심이 스트리밍 게임에 집중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새로운 게임 업계의 트렌드와 달리 애플은 설치형 게임들을 구독형으로 제공하는 ‘아케이드’를 발표하면서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는 다른 접근법을 보여줬다. 애플이 게임 시장에서 구독형 모델을 선보인 최초의 업체는 아니지만, 아케이드는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애플의 구독형 게임 서비스 도입은 모바일 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피로도가 늘어나고 있었던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모바일 게임에서 소위 ‘가챠(Gacha)’로 표현되는 랜덤 아이템 뽑기 형태의 게임이 확산되고, 게임 내 과도한 광고로 인해 이용 경험을 저해하는 경우가 증가하던 차에 어떠한 광고, 인앱 결제 아이템도 없는 게임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 ‘아케이드’였던 것이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는 애플이 일부 개발사들에 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히면서 아케이드를 통해 고품질 게임이 제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양극화 현상이 심해진 게임 시장에서 애플의 지원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춘 중소개발사들이 수준 높은 게임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아케이드 전략 수정, ‘양보다 질’ 우선으로 개선 나서

애플이 지난해 12월 아케이드를 통해 단독 출시 스포츠 게임 프랜차이즈 ‘Ultimate Rivals’ (출처: 애플)
애플이 지난해 12월 아케이드를 통해 단독 출시한 스포츠 게임 ‘Ultimate Rivals’ (출처: 애플)

그러나 아케이드를 통해 출시된 게임은 업계는 물론 이를 이용하게 될 게이머들의 기대와는 사뭇 달랐다. 아케이드에서 무제한으로 이용 가능한 게임 수가 점차 늘고 있지만, 이용자들이 기대했던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게임들이 제공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케이드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게임을 이용자들이 전부 즐기는 것이 시간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이다. 이용자들은 모든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일부 게임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즐기기 때문인데, 고품질 게임 수가 부족한 탓에 이용자들이 매월 돈을 지불해야 하는지에 대해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는 아케이드의 부진한 실적으로 이어졌고, 애플이 아케이드의 전략을 변화시키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게임 유저 및 게임 판매량 증가 등 전반적으로 게임 시장이 큰 성장을 이룬 반면, 아케이드는 그렇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플이 이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게임에 집중한다고 밝힌 것은 이제 아케이드를 통해 제공되는 게임의 수보다는 ‘품질’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즉, 서비스를 쇄신하고 가입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구독형 서비스는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콘텐츠 수만큼 품질이 따라오지 못한다면 이용자 입장에서 돈을 지불할 의사가 사라지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애플이 전체적인 게임 수가 줄어들더라도 확실한 이용 의향을 보일 수 있는 고품질의 게임에 집중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최근 애플이 자체 게임 컨트롤러를 개발 중이라는 루머가 등장한 만큼, 애플이 아이폰-맥-애플TV 연동형 게임을 통해 끊임없는 게임 이용 경험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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