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카 키(Car Key)’로 차량-집-지갑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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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카 키(Car Key)’로 차량-집-지갑 연결한다
  • 정근호 기자
  • 승인 2020.07.0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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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표준 단체 CCC, 디지털 키 2.0 규격 이어 3.0 버전 개발 중
애플, NFC 기반 카 키 도입 후 UWB 방식으로 변화 시도
차량공유-커머스-스마트빌딩 등 새로운 융합 서비스 가능해져
애플이 ‘WWDC’에서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자동차 키로 이용할 수 있는 '카 키(Car Key)' 기능을 공개했디. (출처: 애플)
애플이 ‘WWDC’에서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자동차 키로 이용할 수 있는 '카 키(Car Key)' 기능을 공개했디. (출처: 애플)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자동차 키가 열쇠, 스마트키에 이어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6월 22일(현지시간) 애플이 연례 개발자 행사인 ‘WWDC’에서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자동차 키로 이용할 수 있는 ‘카 키(Car Key)’ 기능을 공개한 것이다.

WWDC 행사 이전에 애플의 iOS 13.6 버전에서 모바일 앱을 자동차 키로 활용하는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 실제로 이어진 것이다.

이로써 카 키 시스템을 지원하는 차량 보유자 중 아이폰 이용자는 NFC 기능을 통해 차 문을 열 수 있고 지인과 디지털 키를 쉽게 공유할 수도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본지는 애플의 카 키 기능 도입이 업계에 미치는 파급 효과에 주목했다.


◆자동차 업계 컨소시엄 CCC, 디지털 키 2.0 표준 규격 제공

스마트 키는 자동차 제조사별로 독특한 디자인이 적용되면서 차별화를 위한 수단 중 하나로 활용됐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일상생활에서 필수품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이후 별도의 기기로 자동차 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앱으로 키를 제공하는 방식이 등장했다.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도입이 시작한 모바일앱 기반의 디지털 키는 물리적 형태로 제공되는 스마트 키의 단점들을 보완하고 새로운 혁신적인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애플 이전부터 이미 자동차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혁신적인 디지털 키 제공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2011년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연동시키기 위한 표준 규격 마련을 위해 ‘범업계 컨소시엄 CCC(Car Connetivity Consortium)’가 설립되면서 예상된 것이기도 했다. CCC가 중점을 두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 키'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CCC가 중점을 두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 키' 시스템이다. (출처: CCC)
CCC가 중점을 두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 키' 시스템이다. (출처: CCC)

현재 2.0 규격까지 발표되고 3.0 규격 개발이 진행 중인 CCC의 디지털 키 프로젝트는 스마트폰의 모바일앱으로 자동차 키 역할을 하는 것으로, 도어 개폐와 디지털 키 공유, 차량의 개인 설정 등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는 물론, 보쉬와 같은 부품업체들도 CCC의 디지털 키 규격에 기반하되, 일부 차별성을 가미한 모바일앱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CCC가 개발 중인 새로운 3.0 규격은 NFC를 이용했던 2.0 규격과 달리 저전력 블루투스(BLE, Bluetooth Low Energy) 및 UWB(Ultra Wideband) 무선기술을 이용해 2.0 규격보다 훨씬 넓은 범위에서의 키리스(keyless) 접속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NFC 기반 디지털 키 기능 제공…향후 UBW 방식으로 전환

애플의 디지털 키 개발 소식은 2016년 자사 특허를 통해 최초로 알려졌다. 앞서 애플은 2010년대 중반부터 아이폰 기반의 디지털 키 개발을 추진했으며, 초기에는 자체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타이탄'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후 타이탄 프로젝트가 여러 이유로 인해 사실상 취소되면서 디지털 키 전략도 타 업체와의 협력 중심으로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카 키 기능은 아이폰 월렛 앱에 디지털 키를 저장하고 다른 이용자와 공유하는 것이 주요 포인트다.

그리고 애플이 이를 위해 NFC 기능을 활용하면서 안드로이드 전용으로 디지털 키 모바일앱을 제공했던 다른 자동차 제조사의 참여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지난 2014년부터 아이폰에 NFC 기능을 탑재했으나 그간 자사 서비스의 이용 외에는 이 기능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발표된 iOS 13 버전에서 NFC의 ’read’ 모드를 허용하면서 개방적인 모습으로 전환했는데, 이는 이번에 발표된 디지털 키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도 볼 수 있다.

 

애플의 카 키 제공에 따라 이미 디지털 키를 제공하는 각 자동차 제조사들이 일제히 iOS용 모바일앱을 선보이고 애플 생태계로 편입될 전망이다. (출처: 발레오)
모바일앱 기반 디지털 키를 제공하는 업체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출처: 발레오)

즉, 애플이 카 키를 공식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이미 디지털 키를 제공하는 각 자동차 제조사들이 일제히 iOS용 모바일앱을 선보이고 애플 생태계로 편입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향후 CCC의 디지털 키 규격 3.0이 확정되면 애플도 NFC 방식에서 UWB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에는 이미 UWB 칩 'U1'이 탑재되어 있으며, 애플은 이를 활용해 아이폰이나 다른 기기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태그 장치를 개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향후에는 디지털 키에도 UWB 방식이 적용되는 것이다.

 

◆디지털 키, 다양한 부가 서비스와 연계 가능성도 높아

이미 오래전부터 모바일앱을 디지털 키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존재했으며, 이번 애플의 발표 이후 해당 시장의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이 존재한다. 애플이 디지털 키를 자사의 ‘애플 월렛’ 앱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다. 이는 모바일 플랫폼 업체인 애플이 다양한 자동차 제조사가 제공하는 디지털 키를 통합 관리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즉, 애플이 온라인-오프라인을 연계하는 또 다른 허브를 구축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애플이 카 키를 활용해 다양한 부가서비스와의 연계를 강화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차량의 승차/공유는 물론, 헬스케어 및 자동차 보험 등 새로운 서비스 상품을 개발할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또한, 디지털 키는 자동차뿐 아니라 스마트 도어락 등 다양한 IoT 단말로 확대 적용될 수 있다. 이는 개인-스마트홈-스마트빌딩 등을 연계하는 새로운 이용 경험과 서비스 환경을 만들 수 있게 한다.

이처럼 현대에서 필수 존재가 된 ‘스마트폰’과 자동차 키의 새로운 변화는 단순한 ‘열쇠’ 역할을 넘어 온-오프라인 융합 시대를 알리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애플이 그 선두에 설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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