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음성비서 알렉사의 모바일 영향력 강화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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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음성비서 알렉사의 모바일 영향력 강화 나선다
  • 김상일 기자
  • 승인 2020.07.09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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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 모바일 앱에 핸즈프리 기능 제공 시작
OS 및 단말 통제력 부족으로 모바일 영역에서는 한계 노출
알렉사 내세운 자체 스마트폰 재출시 루머도 존재해
아마존이 안드로이드 및 iOS용 알렉사 앱에 ‘핸즈프리(Hands Free)’ 기능을 도입한다고 8일 발표했다. (출처: 아마존)
아마존이 안드로이드 및 iOS용 알렉사 앱에 ‘핸즈프리(Hands Free)’ 기능을 도입한다고 8일 발표했다. (출처: 아마존)

[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아마존이 안드로이드 및 iOS용 알렉사 앱에 ‘핸즈프리(Hands Free)’ 기능을 도입한다고 8일 밝혔다. 기존 알렉사 앱을 실행할 경우, 화면 하단에 나타나는 알렉사 버튼을 누르고 말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알렉사 이용자들이 구글 어시스턴트나 애플 시리와 같이 스마트폰에서 음성으로 음악 재생이나 스마트홈 기기 제어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홈 대상의 음성비서 시장에서 강력안 입지를 구축한 아마존이 모바일 단말 대상의 음성비서 시장에서는 구글이나 애플 등에 밀려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가정 대상 음성비서 시장에서 아마존은 경쟁우위 갖춰

아마존은 스마트 스피커 및 스마트 디스플레이인 ‘에코’ 제품군을 통해 가정 대상의 음성비서 및 이에 기반한 스마트홈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로컬 업체들이 장악한 중국과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앞세운 구글이 맹렬히 추격하고 있지만, 아직 아마존이 시장 선두 업체로서의 입지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이 영역에서 음성비서 플랫폼을 장악했다는 점은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가 융합되어 제공되는 스마트홈 시장에서 타 업체에 비해 더 우월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가정 대상의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는 물론, 스마트홈 기기 연동을 통한 보안 등의 시장을 아마존이 장악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니기에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또한, 최근 음성비서 플랫폼은 가정을 넘어 기업 등 수직 시장을 겨냥한 솔루션으로 발전하고 있다. 여기서도 아마존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커머스와 헬스케어 등 여러 산업에 걸쳐 인공지능 기술 업체와 스타트업들이 전문화된 음성비서를 제공하고 있으나 아마존과의 협력을 추진하려는 많은 업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마존 알렉사의 취약점은 '모바일' 영역

그러나 아마존의 알렉사 사업에서의 약점이라 꼽힐 수 있는 부문이 있다. 바로 모바일 영역이다.

구글과 애플은 각각 안드로이드와 iOS라는 스마트폰 OS를 제공하면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시리'라는 독자적인 음성비서를 통합시키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의 잠금 상태에서도 호출어를 통해 바로 음성비서를 실행시킬 수 있도록 한다.

 

빅스비를 제공하는 삼성전자와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단말에 대한 통제력을 기반으로 핸즈프리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도 단말에 대한 통제력을 기반으로 핸즈프리 음성비서 호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출처: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빅스비를 제공하는 삼성전자와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단말에 대한 통제력을 기반으로 진정한 의미의 핸즈프리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에서의 음성비서 이용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NPR과 Edison Research가 올해 초 미국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중 54%가 음성 명령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스마트폰에서 음성비서를 실행시킨 경험이 있는 이용자는 51%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음성비서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직접 텍스트를 타이핑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음성으로 길을 찾거나 정보를 검색하고, 문자를 보낼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음성인식률은 물론 이용자가 음성비서를 이용하는 목적을 파악하는 맥락인식 기능도 발전하고 있다.

미국 성인의 약 85%가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이를 기반으로 ‘음성 명령’에 익숙해지게 된다면 현재 아마존이 장악한 가정 대상의 음성비서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아마존은 스마트폰 단말과 OS 두 영역 모두에서 직접적인 통제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마존은 모바일 앱 형태로 음성비서를 제공할 수밖에 없으며, 진정한 의미의 핸즈프리 기능을 제공하는 데 한계로 작용했다.

그리고 마침내 아마존이 알렉사 모바일 앱에 핸즈프리 기능을 제공하게 됐다. 하지만, 해당 기능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스마트폰이 잠금 해제 된 상태에, 알렉사 앱이 실행되고 있을 때만 이용할 수 있다. 앱이 실행되고 이용자가 호출어를 말해 핸즈프리 기능이 실행되면 앱 하단에 파란 색상의 라인이 나타나 알렉사가 실행 중임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아마존의 ‘파이어폰’, 재출시 루머가 떠도는 이유

사실 아마존은 이에 앞서 아마존은 자사의 인기 앱에 알렉사를 통합시키는 방식으로 모바일 영역에서의 경쟁력 향상을 시도한 바 있다. 아마존 쇼핑 앱과 아마존 뮤직 등 자사가 제공하는 다른 모바일 앱에 알렉사 기능을 접목했으며, 2018년부터는 아마존 뮤직 앱에서 핸즈프리 옵션을 제공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에도 아직 모바일 영역에서 아마존의 음성비서 경쟁력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4월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스마트폰을 포함한 음성비서를 이용할 수 있는 전체 단말 대상의 조사에서 알렉사의 이용 경험은 25%로 구글 어시스턴트(36%) 및 애플 시리(36%)에 크게 뒤쳐졌다.

따라서, 아마존의 보다 획기적인 전략도 예상되고 있는 중이다. 일부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스마트폰에 알렉사 음성비서를 사전 탑재한 것도 이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 히어러블(hearable) 단말과 스마트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바일 환경에서의 음성비서 이용 경험이 스마트폰과의 연계성이 높은 새로운 단말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아마존은 알렉사를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한 완전무선이어폰(TWS) ‘에코 버즈(Echo Buds)’를 출시했다. (출처: 아마존)
아마존은 알렉사를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한 완전무선이어폰(TWS) ‘에코 버즈(Echo Buds)’를 출시했다. (출처: 아마존)

이에 아마존은 알렉사를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한 완전무선이어폰(TWS)인 ‘에코 버즈(Echo Buds)’를 출시하고 차량 제조사와의 협력도 강화했다. 뿐만 아니라, 차량에서 알렉사를 이용할 수 있는 ‘에코 오토(Echo Auto)’도 출시했다.

그러나, 모바일 영역에서 아마존 알렉사의 영향력은 미미한 상황인 탓에 아마존의 고민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확대되는 새로운 영역에서도 알렉사의 입지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아마존이 자체 브랜드의 스마트폰 사업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루머의 배경이 되고 있다. 아마존은 과거 자체 스마트폰 ‘파이어폰(Fire Phone)’을 선보인 바 있으나, 이는 큰 실패로 거론되고 있다.

이후에도 아마존이 새롭게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루머가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다시 스마트폰을 출시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알렉사 모바일 앱에서의 제한적인 핸즈프리 기능 도입 등 모바일 부문에서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계속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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