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런칭…모바일게임에 특화해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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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런칭…모바일게임에 특화해 차별화
  • 정근호 기자
  • 승인 2020.10.27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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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2000년대 중반부터 소셜게임 산업 추진
신규 서비스, 기존 무료 모바일 게임 스트리밍 방식
구글, 아마존, MS, 애플 등 격돌…접근방식은 제각각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등 거대 글로벌 ICT 기업들과 엔비디아 등이 차기의 핵심 시장으로 지목하고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는 서비스가 존재한다. 바로 클라우드 기반의 스트리밍 게임 시장이다.

스트리밍 게임은 게임 플레이에 요구되는 대부분의 연산이 클라우드 상의 서버에서 처리되기에 플레이어가 이용하는 단말의 사양과 관계없이 고품질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이는 장기적으로 PC, 모바일(스마트폰과 태블릿), 콘솔로 구분되어 발전해온 게임 산업이 하나로 융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상황에서 페이스북이라는 거대 소셜미디어 업체가 스트리밍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페이스북이 해당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게임업체 징가(Zynga)의 ‘팜빌(Farmville)’ 이미지. (출처: Farmville)
‘팜빌(Farmville)’을 출시한 게임업체 징가(Zynga)는 페이스북 기반의 소셜게임을 통해 유명해졌다. (출처: Farmville)

 

◆페이스북, 오랜 기간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게임 사업 추진

페이스북은 세계 최대의 소셜미디어 서비스 업체이지만,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게임 산업에 큰 영향을 끼쳐 왔다.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 소셜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용자 혼자, 또는 지인들과 같이 즐길 수 있는 형태의 소셜게임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는데, 페이스북이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업체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소셜게임 시장에서도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커진 것이다.

당시의 소셜게임은 주로 플래시(Flash) 기반의 웹게임 중심이었는데, 여러 업체가 상당히 중독성 있는 게임들을 선보이면서 이용자들은 급증하기 시작했다. ‘팜빌(Farmville)’을 출시한 게임업체 징가(Zynga)가 페이스북 기반의 소셜게임을 통해 유명해진 업체인데, 2010년대 초반에는 한 달 이용자 1억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확산한 이후 모바일게임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소셜게임의 인기는 줄어들었으며, 이에 페이스북의 게임 시장에 대한 영향력도 점차 감소했지만, 아직도 페이스북을 통한 소셜게임을 즐기는 상당수의 유저가 존재한다.

이 상황에서 페이스북은 지난 2016년 인스턴트 게임즈(Instant Games)를 출시한다. 이는 HTML5 기반의 웹게임 플랫폼으로, 별도의 게임 앱을 다운로드하여 설치할 필요 없이 페이스북의 모바일앱이나 메신저 앱에서 바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모바일이나 PC 게임 등과 비교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상당수의 개발 업체들이 페이스북 플랫폼을 통한 게임 제공에 나섰다. 페이스북이 지난 2018년 말에 공개한 바에 따르면 출시 후 2년 동안 인스턴트 게임은 200억 회 이상 플레이되었으며, 게임의 수도 6천 개 이상이었다.

이 외에도 페이스북은 게임에 특화된 실시간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인 ‘페이스북 게이밍’을 제공하고 있다. 2018년 6월 정식으로 출시된 페이스북 게이밍은 아마존 산하의 트위치나 구글 산하의 유튜브에 비해 게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적지만,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믹서(Mixer)’를 사실상 인수하면서 사업을 새롭게 정비하기 시작했다. 물론, 믹서 역시 트위치 및 유튜브에 비해서는 시장점유율이 낮아 페이스북 게이밍과 통합되는 것이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클라우드 연계 등을 시도하면서 이용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이 새롭게 발표한 스트리밍 게임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와는 접근법이 다르다. (출처: 페이스북)
페이스북 게임 이미지. (출처: 페이스북)

◆페이스북의 스트리밍 게임, 이미 출시된 모바일 게임을 대상으로 제공

페이스북이 새롭게 발표한 스트리밍 게임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와는 접근법이 다르다. 소위 AAA 게임 개발사와 제휴하여 게임을 제공하는 형태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기존의 무료(free-to-play) 모바일 게임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이미 제공했던 인스턴트 게임즈를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 게임으로 확대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다만, 페이스북의 해당 서비스는 다른 스트리밍 게임과 마찬가지로 애플의 정책에 따라 iOS 단말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페이스북은 미국 캘리포니아, 텍사스, 매사추세츠, 뉴욕 등 미국의 일부 州에서 곧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데, 이는 스트리밍 게임의 기술적 한계 때문이다. 이용자들에게 최적의 서비스 이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이 되도록 데이터센터에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기 때문인데 페이스북은 향후 몇 달 내에 미국 전 지역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실 기존의 모바일게임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존재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직접 게임을 선택하여 설치한 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경우 별도 다운로드와 설치 없이 게임을 선택하는 순간부터 바로 즐길 수 있어 설치형 게임과는 다른 이용 경험을 줄 수 있으며, 이용자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이용자가 페이스북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도중에도 앱스토어에서 해당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설치해 이전에 게임을 중단했던 지점부터 이어서 즐길 수 있게 된다.

한편,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입력 지연(input lag)과 데이터 소모, 효율적인 비디오 코덱의 필요성 등 스트리밍 게임의 문제들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지연 현상에 덜 민감한(latency-tolerant) 게임들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제공되는 게임은 ‘아스팔트9: 레전드’, ‘모바이 레전드: 어드밴처’, ‘PGA 투어 골프 슛아웃’, ‘솔리테어: 아더의 이야기’, ‘WWE 슈퍼카드’ 등 5종인데, 향후 제공 게임이 더 늘어날 것은 당연하다.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게임들이 당초 광고에 기반한 무료 게임이라는 점에서 페이스북 역시 광고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가 유료 아이템을 구입할 경우 페이스북은 구글이나 애플의 앱스토어 수수료율 30%보다 적은 수수료율을 책정함으로써 개발자들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전략을 취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 중인 게임 '마인크래프트' 이미지. (출처: 마인크래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기 게임들을 엑스클라우드 서비스에 독점적으로 제공한다.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ICT 업체들의 게임에 대한 서로 다른 접근법

페이스북의 진입으로 현재 전 세계 ICT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미국 업체들인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모두 게임 플랫폼 시장에서 격돌하게 되었다. 그러나 각 업체의 게임 산업에 대한 접근방식은 약간씩 다르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어온 게임 콘솔인 엑스박스와 산하의 게임개발 스튜디오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이다. 이는 스트리밍 게임 엑스클라우드를 엑스박스 유저들을 위한 멤버십 프로그램인 ‘엑스박스 게임패스’의 일환으로 제공하는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또한 이미 다수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인수해 ‘헤일로’나 ‘마인크래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등을 제공해왔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거대 개발사인 제니맥스를 인수했으며, 향후 더 많은 게임업체의 인수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같은 산하 스튜디오들이 개발한 인기 게임들을 엑스클라우드 서비스에 독점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자사의 서비스를 차별화할 것임은 당연하다.

구글과 아마존의 전략은 상당 부분 유사하다. 물론, 구글은 이미 ‘스타디아’라는 서비스를 상용화했으며, 아마존의 ‘루나’는 이제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제공 시기나 지원 게임 라인업 등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두 업체 모두 세계 최대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를 강조하고 있으며, 트위치와 유튜브 등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연계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같다.

페이스북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스트리밍 게임 시장에 진입하되, 모바일게임에 특화하는 방식으로 접근 중이다. 페이스북은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타 업체처럼 월정액 기반의 구독형 서비스를 도입할 것인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애플의 클라우드 기반 스트리밍 게임이 아닌 지원되는 게임들을 iOS 단말에 직접 설치하여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구독형 게임 ‘아케이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케이드는 월정액 외에는 어떠한 광고 및 추가 결제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아직은 애플의 의도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으며, 최근 애플이 이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면서 향후 어떠한 게임들이 지원 목록에 추가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처럼 주요 글로벌 ICT 업체들이 게임 시장에 연이어 진입하는 것은 게임 시장의 규모가 그만큼 크며, 향후의 성장 가능성도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외에도 게임은 종합 멀티미디어 서비스로서, 광고와 커머스, 동영상, 클라우드, 그리고 커뮤니티(소셜미디어) 서비스 등의 여러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게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것은 비단 게임 서비스가 아닌 다른 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도 필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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