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워너미디어, 신작 영화 극장-OTT 동시 개봉...(1) 전략 발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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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워너미디어, 신작 영화 극장-OTT 동시 개봉...(1) 전략 발표 배경
  • 김상일 기자
  • 승인 2020.12.11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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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미디어, ‘원더우먼 1984’ 극장-OTT 동시 개봉 방침
코로나19 여파로 2021년에만 ‘하이브리드 모델’ 시도
영화업계 거센 반발…갈등 심화 및 수익 배분에 영향
출처: HBO Max
워너미디어(WarnerMedia)가 내년에 신작 영화 전체를 영화관과 자체 OTT 서비스인 HBO Max에서 동시 개봉할 계획을 발표했다. (출처: HBO Max)

[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이달 초 미국 워너브라더스(Warner Bros.) 모기업인 워너미디어(WarnerMedia)가 내년에 신작 영화 전체를 영화관과 자체 OTT 서비스인 HBO Max에서 동시 개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동사는 신작 ‘원더우먼 1984’를 극장과 HBO Max에서 동시 개봉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내년부터 모든 영화에 이 개봉방식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워너미디어 행보에 대해 영화 업계 반발은 거셌다. 미국 영화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워너미디어의 극장-OTT 동시 개봉이 가져다주는 영향에 주목했다.

워너미디어는 12월 3일, 2021년 개봉되는 신작 영화 17편을 극장 개봉일에 HBO Max를 통해서도 한 달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미국 HBO Max 유료 가입자들은 별도 추가 비용을 내지 않고 31일간 제공되는 신작 영화를 횟수 제한 없이 감상할 수 있게 됐다.

HBO Max를 통해 제공된 신작 영화는 이후에 기존 방식대로 유료방송 VoD 또는 OTT 플랫폼에 제공된다. 다만, 워너미디어는 내년에만 극장과 HBO Max에서 동시에 신작 영화를 개봉하는 소위 ‘하이브리드 모델(hybrid model)’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너미디어가 극장과 HBO Max를 통해 동시 개봉할 영화에는 드뇌 빌뢰르(Denis Villeneuve) 감독이 제작한 ‘듄(Dune)’뿐 아니라 마고 로비(Margot Robbie), 이드리스 엘바(Idris Elba) 등이 출연하는 ‘수어사이드 스쿼드(The Suicide Squad)’처럼 여러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하고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포함되어 있다.

 

출처: HBO Max
HBO Max 서비스 이미지. (출처: HBO Max)

 

이와 관련해 워너미디어의 제이슨 킬라(Jason Kilar) CEO는 “신작의 극장 개봉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적 측면’을 고려하여 이번 결정을 내렸다”며 “특히 영화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과 극장, 배우, 제작진 모두를 위해 과거와 다른 방식이더라도 개봉을 단행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동시 개봉으로 인한 박스 오피스 매출 예상 감소 규모뿐 아니라 HBO Max 기존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고객 가치와 HBO Max의 신규 가입자 증대 효과를 모두 고려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번 워너미디어 발표에 대해 영화 제작 업계, 영화관 업체들은 강한 비난과 반대 의견을 표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1년의 전체 신작을 동시 개봉하기로 한 것은 물론, 결정 과정에서 별도의 협의가 없었던 것이다.

또 워너미디어가 동시 개봉이 2021년에 한정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킬라 CEO가 “영화 콘텐츠는 극장 외 타 플랫폼을 통해서도 시청하는 모든 영화 팬들을 위한 것”이라고 발언해온 점을 감안하면 그 이후에도 동시 개봉 형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출처: Pixabay
이번 워너미디어 발표에 대해 영화 제작 업계, 영화관 업체들은 강한 비난과 반대 의견을 표출했다. (출처: Pixabay)

 

이와 관련해 미국의 최대 영화관 체인인 AMC 엔터테인먼트과 또 다른 미국 영화관 시네마크 등은 기존 개봉 방식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거나 각 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중소 영화관 업체 관계자는 “백신 접종을 앞둔 상황에서 모든 신작을 극장과 HBO Max에서 동시 개봉하겠다는 것은 매우 성급하고 근시안적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결정이 워너브라더스가 아니라, 워너미디어와 AT&T 등 보다 많은 결정권을 가진 상위 조직이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 업계에서도 워너미디어에 대한 잡음이 일고 있다.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등 다수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워너브라더스를 통해 제작/배급해 왔던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감독은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매트릭스 4’ 같은 워너브라더스의 신작 영화는 빅스크린 상영을 위해 제작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워너미디어의 움직임은 추후 다른 스튜디오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가령, 디즈니가 신작 동시 개봉을 한다면, 영화관 업계에 큰 파문을 불러올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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