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워너미디어, 신작 영화 극장-OTT 동시 개봉...(2) 업계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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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워너미디어, 신작 영화 극장-OTT 동시 개봉...(2) 업계 동향
  • 김상일 기자
  • 승인 2020.12.15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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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영화관 업계, 위기 탈출 위한 시도 다각화
코로나 사태 종식 전 정상화 한계…개봉 방식 변화 조짐
산업 이해당사자 간 수익분배 구조 재정립 필요성 제기
출처: Pixabay
미국 영화관 업체는 극장 폐쇄, 제한적 운영, 신작 개봉 연기/취소 등으로 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출처: Pixabay)

[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미국 영화관 업체는 극장 폐쇄, 제한적 운영, 신작 개봉 연기/취소 등으로 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음식 배달, 개인 대상 영화관 렌탈 등 다양한 자구책을 시도중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종식과 불안감 해소 전까지 완전한 정상화는 어려워 보인다.

국내 영화관 업계도 재개봉관 운영, 독립/저예산 영화 및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유통 등 신작 영화를 대체할 콘텐츠 발굴에 나서고 있으며, 상영관 감축, 고정 관객 수요를 겨냥한 아파트 단지 내 프리미엄 상영관 개봉 등 사업 구조 개편도 추진 중이다. 본지는 국내외 영화업계의 위기 상황과 향후 방향을 집중 조명해보기로 한다.

이번 워너미디어의 극장-HBO Max 동시 개봉 발표는 미국 영화 업계의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앞서 다른 스튜디오들도 올해 초부터 일부 신작을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고 유료 VoD나 OTT에서 바로 런칭하거나, 극장 개봉 이후 VoD/OTT에서 런칭하기까지의 시간인 ‘윈도(window)’를 단축시켜왔다.

가령, NBC유니버설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 일부 신작 영화들을 유료 방송사의 VoD와 독립계 OTT를 통해 ‘프리미엄 VoD(PVoD)’ 형태로 개봉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10일 ‘트롤(Troll)’의 후속편인 ‘트롤: 월드투어(Trolls: World Tour)’를 19.99달러의 PVoD로 출시한 사례를 들 수 있다.

이 영화는 PVoD 형태로 개봉한지 3주 만에 약 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극장에서 개봉된 트롤 1편의 박스 오피스 매출에 비해 적은 수치이나, NBC유니버설이 실제로 확보한 수익은 극장으로 개봉한 1편과 PVoD로 개봉한 2편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출처: 유니버설 픽쳐스
NBC유니버설은 올해 상반기에 일부 신작 영화들을 유료 방송사의 VoD와 독립계 OTT를 통해 ‘프리미엄 VoD’ 형태로 개봉했다. (출처: 유니버설 픽쳐스)

 

또 NBC유니버설은 유료방송 VoD와 OTT를 통한 신작 런칭 외에 영화관 업체들과 영화 신작 윈도를 단축시키는 계약도 체결했다. 지난 7월,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AMC와 극장 개봉 이후 VoD로 런칭되는 기간을 기존 70일에서 3주(17일)로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다만, 이 계약은 극장 개봉 3주 내 아이튠스나 유료방송 VoD 플랫폼에서 프리미엄 VoD 형태로 제공되는 방식으로, 넷플릭스나 피콕(Peacock) 같은 SVoD 방식의 OTT에 바로 제공되는 방식은 아니었다.

워너미디어의 동시 개봉 발표 이전, VoD와 OTT로 직행하는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주로 건별 판매되는 PVoD(TVoD) 형태였다. PVoD 개봉을 통해 신작 영화라는 프리미엄 콘텐츠의 입지 유지는 물론, 윈도 기간 단축에 동의한 영화관 업체와 수익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워너미디어의 이번 발표는 신작 프리미엄을 건당 판매 수입이 발생하지 않는 SVoD로만 신작을 유통한다는 것으로, 영화관 및 제작업체와 신작 개봉 수익을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으로 볼 수 있다.

워너미디어의 동시 개봉 추진에 따라 신작 개봉 전후로 구분되는 제작자, 출연 배우에 대한 인건비 지급 방식도 이슈가 됐다. 실제로 ‘원더우먼 1984’의 경우 주연 배우와 감독에게 보수를 추가 지급한 사례가 등장했는데, 이는 향후 동시 개방 영화의 관계자들이 출연료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출처: Pixabay
워너미디어의 동시 개봉 추진에 따라 신작 개봉 전후로 구분되는 제작자, 출연 배우에 대한 인건비 지급 방식도 이슈가 됐다. (출처: Pixabay)

 

뿐만 아니라 투자 파트너 간의 갈등도 발생했다. 중국 완다 그룹(Wanda Group) 산하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Legendary Entertainment)의 경우, 내년 개봉 예정인 ‘듄’과 ‘고질라 vs. 콩’ 제작비의 75%를 투자했는데, 워너미디어가 레전더리와 협의 없이 두 작품의 HBO Max 개봉을 결정한 것이다. 레전더리는 워너미디어의 반대로 ‘고질라 vs 콩’ 영화를 넷플릭스에 2억 5천만 달러에 판매하려 한 계획이 무산됐다. 레전더리는 사전 협의 없이 신작을 HBO Max에 개봉하기로 한 워너미디어와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너미디어가 동시 개봉 발표를 계기로 영화 제작자와 업계의 반감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이는 향후 리스크 요인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영화 감독 조합(Directors Guild of America)은 워너브라더스 영화 제작을 보이콧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워너미디어가 이러한 반대를 극복하고 코로나19 이후에도 새로운 하이브리드 형태의 개봉을 잘 활용할 경우 영화관-할리우드 제작사-제작 및 출연진 간 영화 산업 수익 공유 모델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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