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 업체들이 간접적인 국내 진입을 택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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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 업체들이 간접적인 국내 진입을 택한 이유는?
  • 김상일 기자
  • 승인 2022.05.24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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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와 HBO Max, 티빙-웨이브 통해 한국 상륙 예고
OTT 서비스 증가하면서 가입자들의 이용료 부담 가중돼
파편화 현상 심화…콘텐츠 통합 ‘애그리게이팅’ 필요성 대두
티빙(TVING)은 오는 6월 16일 ‘파라마운트+ 브랜드관’을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출처: 티빙)
티빙(TVING)은 오는 6월 16일 ‘파라마운트+ 브랜드관’을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출처: 티빙)

[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미국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 舊 ViacomCBS)의 OTT 서비스 ‘파라마운트+’가 티빙의 ‘파라마운트 플러스 브랜드관’을 통해 6월 16일부터 제공된다. 티빙은 베이직 요금제 이상의 이용자에게 무료로 ‘파라마운트+’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워너미디어 디스커버리도 국내에서 ‘HBO Max’를 제공하기 위해 인력 채용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국 서비스의 직접 제공이 아닌 국내 OTT 서비스인 ‘웨이브’를 통한 유통 방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마운트+와 HBO Max, 국내 OTT와의 협력 선택

현재 국내 OTT 시장은 빠르게 변화를 겪고 있다. 파라마운트+와 HBO Max가 올해 직접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티빙과 웨이브를 통한 간접적인 진입을 택했다. 반면, 직접 진출 방식을 채택한 디즈니+와 애플TV+는 예상과 달리 가입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으며 진출 초기에 기대되었던 파급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국내 구독형 OTT 시장에서 확고한 선두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콘텐츠 투자 등을 강화하면서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제공되는 OTT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가입자들의 이용료 부담이 커지고,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어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등 OTT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요인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실제로 국내 OTT 이용자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의 국내 7대 OTT 이용자는 1월에 비해 11.3% 감소했다.

 

'HBO Max' 이미지. (출처: 워너미디어)
'HBO Max' 이미지. (출처: 워너미디어)

 

시장 변화로 인해 파라마운트+와 HBO Max는 티빙 및 웨이브와의 협력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일정 수준의 가입자 확대가 보장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동 마케팅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기존 티빙 및 웨이브 가입자를 활용함으로써 가입자 획득을 최대화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티빙과 웨이브도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다수 보유한 유력 OTT 서비스를 ‘플랫폼 인 플랫폼(Platform in Platform)’ 형태로 제공해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가입자 이탈 방지, 그리고 신규 가입자 유치를 노려볼 수 있다.

다만, 티빙의 경우 파라마운트+의 콘텐츠를 별도 요금제가 아닌 기존 상품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면서 수익률이 감소할 수 있다. 이를 가입자 추가로 극복한다는 전략이지만,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비용이 크게 상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웨이브 역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티빙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춰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용자 부담 줄여주는 애그리게이팅 서비스 수요 증가

최근 SVOD는 물론, AVOD과 FAST 등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의 부담은 최소화하고 이용 가치는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애그리게이션(aggregation)’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제 국내 OTT 시장에서도 이 같은 새로운 경쟁이 시작될 조짐이 나타났다.

애그리에이션 서비스는 단순한 상품 번들링부터 이용 계정 통합, ‘플랫폼 인 플랫폼’, 통합 콘텐츠 검색 등 여러 형태가 존재하며, 국내에서는 ‘플랫폼 인 플랫폼’의 형태로 애그리게이션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시즌(seezn)’, ‘왓챠(Watcha)’와 같은 후발 업체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들이 아직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다른 OTT 업체와의 협업을 추진할 수도 있지만, 시장지배력이 낮다는 점에서 파트너십 체결이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후발 업체들은 OTT 서비스 외의 다른 디지털 서비스와의 통합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OTT와 음악 스트리밍, 이북(eBook) 등 이종 디지털 서비스를 번들링 하는 애그리게이션 서비스는 이미 존재했다.

 

KT 시즌 홈페이지 갈무리.
후발 업체들은 OTT 서비스 외의 다른 디지털 서비스와의 통합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출처: KT 시즌 홈페이지 갈무리)

 

특히 ‘시즌’을 제공하고 있는 KT는 eBook 서비스 ‘밀리의 서재’, 스트리밍 음악 ‘지니’, 그리고 IPTV와 유무선 통신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서비스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공격적인 번들링 전략을 추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즌과 티빙의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KT 및 자회사의 주요 서비스들이 티빙과 결합할 가능성도 있다.

OTT 서비스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수용 가능한 수는 점차 한계에 이르고 있다. 다양한 OTT 서비스 선택지와 동시에 각 서비스가 매출, 데이터, 가입자 등 중점을 두고 있는 우선순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파편화(fragmentation)’ 문제를 해결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콘텐츠를 통합 제공하는 방법은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고객 관계의 고착성을 높여 유료 가입자와 광고 매출 기회를 높일 수 있다. 또한, 메이저 OTT 업체들과 경쟁하기 어려운 중소 OTT 업체들에게도 유용한 전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OTT 업체들이 데이터 수집과 광고 기회 창출, 콘텐츠 제공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과정에서 애그리게이팅 서비스 확산이 방해받고 있는 측면이 있다.

미디어 시장조사업체인 인터프렛(Interpret) 관계자는 “향후 일정 시점에 소비자들이 서비스 호핑이 부담스러워 더 이상 재가입 없이 영구 취소하는 경우, SVoD 업체들이 보다 많은 유통 업체들과 협력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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