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런치롤, 미국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입지 다져…소니와 시너지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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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런치롤, 미국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입지 다져…소니와 시너지 낼까?
  • 정근호 기자
  • 승인 2022.07.12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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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특화 ‘Crunchyroll’, 앱 1억 다운로드 돌파
퍼니메이션을 ‘필수 서비스(must-have)’ 서비스로 응답
모기업 소니와 게임-애니메이션의 융합 시도 여부에 주목
애니메이션 특화 OTT 서비스 ‘크런치롤(Crunchyroll)’. (출처: 크런치롤)
애니메이션 특화 OTT 서비스 ‘크런치롤(Crunchyroll)’. (출처: 크런치롤)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애니메이션 특화 OTT 서비스인 ‘크런치롤(Crunchyroll)’의 iOS 및 안드로이드 모바일앱 누적 다운로드 건수가 1억 건을 돌파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지역별 다운로드 비중을 본다면 미국이 21%를 차지했는데, 크런치롤에 대한 인기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확산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크런치롤, 퍼니메이션 모두 필수 서비스로 인식

2006년 설립된 크런치롤은 뉴스 코퍼레이션(News Corp.)과 AT&T를 거쳐 현재 소니 픽처스의 자회사다. 최근에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도 강화 중인데, 2019년에는 네이버와 웹툰 기반 콘텐츠 제작을 발표하기도 했다.

2021년 9월, 소니(Sony)로부터 11억 7천만 달러에 인수된 크런치롤은 애니메이션에 특화된 니치마켓 겨냥형 스트리밍 서비스이지만, 현재 200개 이상의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대 OTT 업체로 부상했다. 특히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 강조에 나선 다른 OTT 업체들과 달리 최근 유료 구독형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허브 엔터테인먼트 리서치(Hub Entertainment Research)’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팬들은 소니가 보유하고 있는 크런치롤과 퍼니메이션(Funimation) 모두를 필수적인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었다. 크런치롤 이용자의 67%가 없으면 안 되는 서비스로 평가했으며, 65%는 퍼니메이션을 ‘필수 서비스(must-have)’ 서비스로 응답한 것이다.

최근 닐슨(Nielsen)의 데이터에서는 구독자의 64%가 번들 스트리밍 서비스를 원  했고 46%는 옵션이 너무 많아 원하는 콘텐츠를 찾기가 더 어렵다고 답했다. 크런치롤 시청자의 구독 수가 일반 시청자보다 훨씬 높아 퍼니메이션과 통합하면 방정식에서 적어도 하나를 제거할 수 있다.

또 시장조사업체 인터프렛(Interpret)은 "크런치롤은 이전에 퍼니메이션에 비용을 지불했지만, 크런치롤 광고 지원을 시청한 팬을 크런치롤 구독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두 서비스의 통합은 가격 인상을 동반하지 않고 크런치롤의 가치 제안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퍼니메이션(Funimation) 로고. (출처: 퍼니메이션)
퍼니메이션(Funimation) 로고. (출처: 퍼니메이션)

 

크런치롤은 구독형 서비스와 무료 콘텐츠 제공을 병행하는 사업모델을 택했으며, 현재 5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3월에 신규 에피소드들을 무료 이용자가 아닌 월 7.99달러 정액제 가입자에게만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 및 디즈니 같은 SVoD들이 AVoD 및 FAST의 공세로 인해 광고 기반 무료 또는 저가 요금제 도입을 확대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크런치롤은 이와 반대로 가고 있는 거다.

시장조사 기관인 Parrot Analytics에 의하면, 다른 플레이어가 훨씬 더 클 수 있다. 2021년 2분기 미국 구독 스트리머의 콘텐츠 수요 수치는 Hulu가 시청 시간 점유율 21.4%로 시장 1위를 차지했으며 넷플릭스(Netflix)가 18%로 뒤를 이었다. 디즈니플러스는 4.6%의 점유율을 보였다. 크런치롤과과 퍼니메이션은 입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 3.5%와 2.7%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 경쟁사 벤치마킹 가능성도

크런치롤은 ‘애니메이션’이라는 특화된 장르에 집중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이미 여기에 충분한 지불의향을 가진 이용자들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광고 모델의 경우 충분한 이용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면 수익성이 좋을 수 있으나, 경제 상황 등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도 크기 때문에 오히려 확실한 고객층을 공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크런치롤이 모기업인 소니와 협력해 게임과 애니메이션의 융합을 시도하는 전략을 선보일 것인지에 대해서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근 인기 게임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거나, 반대로 인기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게임으로 제작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와 MS 등이 이런 트렌드에 앞장서고 있다. 소니 역시 콘솔 게임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플레이스테이션 전용 게임들의 원소스 멀티유즈를 추진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게임과 OTT 사업에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아직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나 행보가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주요 경쟁사를 벤치마킹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라프텔 tv앱 전용 화면 출처 리디
애니메이션 특화 서비스인 '라프텔' TV앱 전용 화면 (출처: 리디)

 

한국에서는 웨이브와 티빙 등 국내 업체와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 TV+ 등 종합 장르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OTT 경쟁을 벌여오고 있다. 그러나, ‘라프텔’처럼 애니메이션에 특화된 월정액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존재한다.

라프텔은 국내 OTT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북(eBook) 서비스 및 단말 업체인 리디(Ridi)가 2019년 라프텔을 인수했으며, 최근 리디가 웹툰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이에 기반한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등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수 있다.

실제로 라프텔은 2022년 중 10여 편의 웹툰 기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는데, 이런 전략이 성공을 거두며 국내에서도 틈새시장 겨냥 OTT 업체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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