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러블 업계, 개인 맞춤형 사운드 통해 보청기 시장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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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러블 업계, 개인 맞춤형 사운드 통해 보청기 시장도 노린다
  • 정근호 기자
  • 승인 2020.05.29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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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기기 제조 업체 Jabra, 개별 사운드 프로필 제공
이용자 청력에 맞추어 맞춤형으로 소리 전달
이어폰 업체, 보청기/소리증폭기 시장 진입 가능성 커져
향기기 제조 업체 ‘자브라(Jabra)’가 자사 전용 사운드 앱인 ‘사운드 플러스(Sound Plus)’의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출처: Pixabay)
최근 히어러블 단말에 인공지능 기술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출처: Pixabay)

[애틀러스리뷰] 음향기기 제조 업체 ‘자브라(Jabra)’가 자사의 완전무선 이어폰(TWS) ‘엘리트 75t(Elite 75t, 및 Elite Active 75t)’의 물리 버튼 기능을 이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으며, 이에 맞추어 자사 전용 사운드 앱인 ‘사운드 플러스(Sound Plus)’의 업데이트를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사운드 플러스 앱은 iOS에서만 제공되며, 안드로이드 버전은 향후 제공될 예정이다.

특히 자브라는 이용자들이 자신의 청력에 따라 맞춤형 사운드 프로필을 설정할 수 있는 ‘마이사운드(MySound)’ 기능도 제공한다. 이는 이용자의 청음 능력에 따라 소리 전달 기능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최근의 히어러블(hearable)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자브라, 엘리트 75t 컴패니언 앱 업데이트 실시

지난 2월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Counterpoint)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TWS 시장 규모는 2019년 4분기에서 50% 증가하며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물론, 해당 시장에서는 애플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판매가 100달러 이상 부문에서 애플에 이어 삼성, 자브라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해당 부문에서 3번째 비중을 점유한 자브라는 모바일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유무선 헤드셋 제품 모델을 보유하고 있으며, TWS, 능동형 소음 제거(ANC) 등 고음질 헤드셋/헤드폰 제공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자브라가 선보인 엘리트 75t는 이전의 ‘엘리트 65t(Elite 65t)’보다 편안한 디자인을 채택해 착용감을 높였으며, 더욱 선명한 고품질 통화 및 음악 감상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알렉사, 시리, 구글과 같은 개인 음성비서와 연동할 수 있어 일정이나 메시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자브라(Jabra)의 완전무선 이어폰인 ‘엘리트 75t(Elite 75t)’. (출처: 자브라)
자브라(Jabra)의 완전무선 이어폰인 ‘엘리트 75t(Elite 75t)’. (출처: 자브라)

또한 좌우의 이어버드에는 각각 물리 버튼이 존재하는데, 버튼 클릭 횟수에 따라 다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오른쪽 이어버드 버튼을 누를 시에는 음악 재생/일시 정지, 음성비서 활성화, 볼륨 높이기 기능을, 왼쪽은 음악 감상과 주변 소리를 동시에 들을 수 있는 히어스루(HearThrough)의 활성화, 오디오 트랙 이동, 볼륨 감소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컴패니언 앱 업데이트를 계기로 이어버드의 각 버튼을 눌렀을 때 작동하는 기능을 이용자가 원하는 것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됐다. 가령, 기본 설정에서 오디오 트랙 제어는 좌측 이어버드로만 가능한데, 이를 우측 이어버드로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주목해야 할 기능이 있다. 이용자가 청력 테스트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사운드 프로필을 제작할 수 있는 마이사운드 기능을 도입한 것이다. 이어폰 착용자가 사운드 플러스 앱을 실행시킨 뒤 재생되는 소리에 따라 이어버드의 버튼을 누르면 개인 프로필이 작성되는 형태다.

 

맞춤형 사운드 제공은 보청기 업계에서는 일반화된 기능

소리를 듣는 청음 능력은 시력과 마찬가지로 개인차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고대역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이런 상황에서 히어러블 단말 업체들이 균일한 소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청음 능력에 맞춰 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주파수 대역에 따라 소리를 조정하는 이퀄라이저 기능은 이미 많은 업체들이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이용자가 저음, 고음 등 자신이 선호하는 소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해 단말의 이용 만족도를 향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용자가 임의로 소리를 조정하기보다는 실제 이용자의 청음 능력을 파악한 후 이에 따라 소리를 제공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보청기 업체들이 청각 장애를 겪는 이들을 위해 개인 맞춤형 소리증폭기를 제공해왔다. (출처: Pixabay)
보청기 업체들은 청각 장애를 겪는 이들을 위해 개인 맞춤형 소리 제공 기능을 제공해왔다. (출처: Pixabay)

사실 이러한 시도는 오래전부터 추진해왔다. 바로 보청기 업체들이 특정 주파수 대역의 소리를 듣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개인 맞춤형으로 특정 대역대의 소리를 증폭해주는 기능을 도입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보청기라는 의료용 기기에 적용되었던 기술과 기능이 일반적인 이어폰 시장으로도 확대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노령인구 및 젊은 층의 난청인구가 증가하면서 보청기 시장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보청기가 디지털화, AI, 스마트폰 연동을 통한 음악 스트리밍 등의 기능이 다양해짐에 따라 새로운 스마트 히어러블 단말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보청기는 고가의 의료기기라는 측면에서 일반인들의 구매 접근성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구매절차를 간소화하거나 가격을 낮추는 'OTC 보청기'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시도는 일반적인 이어폰 업체들이 역으로 보청기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고 있다.

 

이어폰 업체, 소리증폭기 통해 시장 외연 확대 추구

무엇보다 의료기기는 아니지만, 보청기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소리증폭기’의 등장이 히어러블 시장 변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나 구글 등의 기업들 역시 해당 시장에 대해 투자하고 있다. 

즉, 이어폰 업체들이 그간 축적된 음향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보청기나 소리증폭기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자브라의 모기업인 GN 그룹(GN Group)은 헤드폰, 헤드셋, 보청기를 제작하고 있으며, 사운드 솔루션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다. GN 그룹은 세계적인 보청기 브랜드인 ‘리사운드(ReSound)’를 보유하고 있다.

리사운드는 지난 2013년 최초로 애플의 MFi 인증을 받은 보청기를 출시해 주목을 받았는데, GN 그룹 차원에서 이미 보청기-이어폰 융합 트렌드를 밟고 있으며, 일부 기술을 자브라 브랜드 제품에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겨냥할 수도 있음을 말해준다.

 

보스(Bose)의 히어폰(Hearphone) 제품 이미지. (출처: rtings)
보스(Bose)의 히어폰(Hearphone) 제품 이미지. (출처: rtings)

개인 맞춤형 사운드 프로필을 제공하는 업체는 자브라 이외에도 많이 있다. 음향업체 ‘보스’도 ‘히어폰(Hearphone)’이라는 제품을 출시했으며, 누히어라(Nuheara) 역시 ‘IQ 버즈’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들은 컴패니언 앱을 통해 이용자의 청력을 파악하고 특정 소리를 증폭함으로써 최적의 청취 경험을 들려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이용장소에 따라 특정음을 줄여주거나 증폭시켜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히어러블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애플도 이러한 기능을 제공할 유력 업체다. 애플은 내달 중 에어팟 브랜드로 자사 최초의 오버이어 헤드폰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맞춤형 이퀄라이저 기능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미 청각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과 더불어 여러 기능을 제공하면서 관련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이에 따라 애플이 자브라가 추진하는 방향과 동일하게 나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애플이 경증 청각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에어팟 제품을 선보이거나 기존의 에어팟 제품에 청음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별도 기능을 추가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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