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플랫폼으로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 등장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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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플랫폼으로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 등장 눈길
  • 박세아 기자
  • 승인 2021.11.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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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료제 시장, ‘26년 131억 달러 규모로 성장 예상
美 FDA, 최근 VR 기반의 디지털 치료제 정식 승인 발표
각국에서 새로운 치료제 허가 절차 마련의 필요성 제기
(출처: 픽사베이)
디지털 치료제는 약물 대신 VR, 게임 등 소프트웨어 형식 기기를 통해 건강 관리를 돕는다. (출처: 픽사베이)

[애틀러스리뷰=박세아 기자] 약물 대신 VR(가상현실), 게임, 앱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 형식 기기를 통해 질병 관리 및 예방을 돕는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2026년까지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2021년 34억 달러에서 2026년 13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만성 질환 발병률 증가, 의료비 관리 필요성, 질병 예방에 대한 높은 관심,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투자 증가 등의 요인으로 성장 중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의료 전문가들이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WHO에 따르면 중증환자들이 계속 발생하면서 지난 6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390만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에 환자들은 질병 진단 및 치료를 위해 디지털 치료제에 더욱 주목하기 시작했다. 본지는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 FDA(식품의약국)이 디지털 치료제를 승인한 사례를 통해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만성 요통 치료용 VR 기반 디지털 치료제 승인

미국 FDA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만성 허리 통증을 치료하기 위한 VR 기반 디지털 치료제 ‘이즈VRx(EaseVRx)’를 승인했다. 이 디지털 치료제는 VR 헤드셋과 사용자의 호흡 운동을 돕기 위해 호흡 증폭기를 이용하며,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다양한 사고 패턴과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FDA는 이 치료제가 긴장 완화, 주의산만, 내부 신호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 통증을 해소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즈VRx를 개발한 ‘어플라이드VR(AppliedVR)’는 허리 통증 외에도 섬유근육통, 화상 통증, 출산 중 통증 치료제로도 해당 플랫폼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플라이드VR(AppliedVR)가 개발한 '이즈VRx' 기기. (출처: 어플라이드VR)
어플라이드VR(AppliedVR)가 개발한 '이즈VRx' 기기. (출처: 어플라이드VR)

 

이와 관련해 FDA는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허리 통증을 겪는 179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8주간 연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즈VRx를 승인했다.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이즈VRx를 사용하는 참가자의 66%는 통증이 30% 이상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인지행동치료가 아닌 다른 2차원 VR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참가자 중에는 41%가 통증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이즈VRx 사용한 참여자들이 최대 3개월 동안 통증이 감소한 반면, 다른 그룹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FDA의 크리스토퍼 로프터스(Christopher Loftus) 신경 및 물리 의학 기기 담당은 성명을 통해 “VR 시스템이 요통을 위한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약물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리학적 접근 방식이 일부 사람들의 만성 통증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 느끼는 통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통증에 대한 인지행동치료는 논란의 여지가 이어지고 있다.

 

약시 아동 치료용 VR 기반 디지털 치료제도 등장

지난 10월에는 FDA가 약시와 시각장애 아동을 치료하기 위한 VR 기반 디지털 치료제를 정식으로 승인한 바 있다. 이에 의하면, 이 디지털 치료제는 아이들이 VR 헤드셋을 쓰고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시청하는 가운데 시력을 개선해 준다.

이를 개발한 ‘루미노피아(Luminopia)’의 스콧 샤오(Scott Xiao) CEO는 “아동들이 TV 프로그램과 영화를 보면서 치료를 받게 해주는 최초의 VR 디지털 치료제를 FDA로부터 승인받았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약 3%의 아동들이 약시를 앓고 있으며, 이 경우 잘 보이는 한쪽 눈을 더 사용하면서 시력이 더욱 나빠지게 된다. 이에 지금까지 주로 패치나 안약으로 시력이 좋은 쪽 눈을 차단해 약시가 있는 눈도 사용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치료해 왔다.

 

루미노피아 로고. (출처: 루미노피아)
루미노피아(Luminopia) 로고. (출처: 루미노피아)

 

이와 달리 루미노피아의 VR 디지털 치료제는 VR 헤드셋으로 TV와 영화를 시청하면서, 양쪽 눈을 골고루 사용하는 훈련을 통해 시력을 개선시켜 준다. VR 헤드셋이 양쪽 눈에 각각 영상을 보여주는데, 시력이 좋은 눈에는 영상/이미지의 명암(contrast)을 낮추고 오버레이 방식을 적용해 보여주는 등, 뇌가 시력이 좋은 눈만 사용하지 않고 양쪽 눈을 모두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실제 임상실험 결과에서 VR 디지털 치료제를 시술받은 아동 그룹은 VR 치료를 받지 않고, 교정 안경만 착용한 그룹 대비 시력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6일, 하루에 1시간씩 12주간 VR 헤드셋으로 TV 프로그램과 영화를 시청한 아동의 62%가 시력이 크게 개선된 반면, VR 치료 없이 교정 안경만 착용한 아이들은 1/3만 시력이 개선됐다.

한편, 이번 FDA 승인으로 루미노피아는 합법적 디지털 치료제 제공 기업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이와 관련, FDA는 지난해 8~12세 아동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증후군(ADHD)’ 치료를 위해 ‘EndeavorRx’라는 게임을 디지털 치료제로 승인하기도 했다.

아직 디지털 치료제 개념이 생소한 실정이지만, 주요 국가에서 점차 이와 관련된 정책과 이러한 형태의 치료제 효능을 인정하면서 향후 해당 시장을 주도해나갈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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