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OTT 사업 전략 변화 시도 분석…(2) 협력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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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OTT 사업 전략 변화 시도 분석…(2) 협력 방안
  • 김상일 기자
  • 승인 2021.08.05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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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련 업체, 협력 통한 가입자 유입에 노력 중
애플, 오리지널 콘텐츠 확산 및 가입자 유치 추진
로쿠 신형 단말 리모컨에 애플 TV+ 단축키 탑재돼
출처: 애플
애플은 자체 OTT 서비스인 ‘애플 TV +’의 콘텐츠 투자뿐 아니라 서비스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출처: 애플)

[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애플은 자체 OTT 서비스인 ‘애플 TV +’의 콘텐츠 투자뿐 아니라 서비스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애플은 일부 통신사, 미디어 업체와의 결합 상품 및 할인 상품 마케팅을 추진하는 것에서 나아가 경쟁사들의 플랫폼을 활용하려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본지는 애플이 유통 측면에서 어떤 변화를 도모하고 있는지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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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OTT 사업 전략 변화 시도 분석…(1) 최근 동향

잠재 가입자 확보 위한 협력 사례 늘어

애플은 올해 2월 ‘구글 TV(Google TV)’ 플랫폼에서 애플 TV+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애플은 당시 구글 크롬캐스트(Chromecast with GoogleTV)에서 먼저 제공하고 소니, TCL 등 구글 TV가 탑재된 스마트 TV와 안드로이드 TV 단말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2019년 11월 애플 TV를 통해 최초로 제공된 애플 TV+가 삼성전자, LG전자, 비지오(Vizio), 소니 등의 스마트 TV에 탑재되고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4/5 등의 콘솔에 이어 로쿠(Roku), 아마존 파이어 TV, 구글 TV 등 다른 경쟁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6월에는 애플 TV+가 포함된 애플 TV 앱이 모든 종류의 안드로이드 TV 단말에 제공된다는 보도들이 등장했다. 애플이 유료방송사에서 공급되는 안드로이드 TV 기기를 제외한 안드로이드 TV 버전 8.0 이상을 OS로 탑재한 모든 스트리밍 기기에 애플 TV 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소식이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애플의 움직임이 애플 TV+의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인 ‘테드 라소(Ted Lasso)’ 시즌 2 공개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보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애플이 유통망을 늘려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산하고 가입자 유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본 것이다.

 

출처: 애플
애플 TV+의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인 ‘테드 라소(Ted Lasso)’. (출처: 애플)

 

가입자 확보를 위해 나서는 업체들은 여럿 존재한다. 미국 워너미디어 산하 OTT 서비스인 HBO Max의 경우, 자체 앱에서 비가입자를 대상으로 ‘더 플라이트 어텐던트(The Flight Attendant)’, ‘러브 라이프(Love Life)’, ‘러브크래프트 컨트리(Lovecraft Country)’,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 등 13개 콘텐츠의 시즌1, 에피소드1을 별도 가입 없이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또 지난 7월에는 워너미디어가 미국 내 스냅챗(SnapChat)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일부 HBO Max 콘텐츠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그룹 시청 툴(group watch tool)을 제공한 바 있다.

이외에 미국 버라이즌(Verizon)은 지난달부터 애플 TV 4K, 애플TV HD, 아마존 파이어TV 단말에 자사의 ‘FiosTV’ 앱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금까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만 제공된 FiosTV 앱을 애플TV, 파이어TV에도 제공해 가입자들이 실시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확장한 것이다.

버라이즌 관계자는 “부모는 거실의 셋톱박스로 실시간 스포츠를 보기 원하고 아이들은 자기 방에서 커넥티드 TV로 만화나 코미디 프로그램을 시청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상품 패키지 개편을 통해 주방이나 뒷마당, 또는 집안의 보다 다양한 공간에서 TV를 시청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경쟁사 플랫폼 활용해 새 방향 모색

애플은 서비스 확대를 위해서도 경쟁 업체 간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 공개된 로쿠(Roku)의 신형 스트리밍 단말 ‘익스프레스 4K+ 스트리밍 미디어’에서는 단말 리모컨에 넷플릭스, 디즈니+, 훌루와 함께 애플 TV+의 바로가기(Short cut) 단축키가 탑재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출처: 로쿠
로쿠의 단말 리모컨에 '애플TV+' 단축키가 탑재됐다. (출처: 로쿠)

 

이에 대해 시장조사업체 LightShed Partners의 리치 그린필드(Rich Greenfield) 애널리스트는 “예상치 못했던 애플과 로쿠의 제휴는 애플이 월드가든(walled garden) 방식으로 애플 TV+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라며 “애플이 넷플릭스, 디즈니+ 같이 단축키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은 콘텐츠 사업이 자체 기기만이 아니라 어디서든 제공돼야 한다는 점을 파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쿠는 2020년 말 기준 로쿠 OS(Roku OS) 탑재 미디어 단말을 이용하는 활성 이용자 계정(active user accounts)이 5,120만 개에 달할 정도로 북미 스트리밍 플랫폼 및 기기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애플은 로쿠 제품의 리모컨에 애플 TV+ 단축키를 탑재함으로써 로쿠 신형 스트리밍 단말 구매자와 로쿠 OS 기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애플 TV+ 가입 마케팅에 나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업계와 언론에서는 애플이 애플 TV+ 단축키 탑재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불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로쿠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나 HBO Max, 피콕, 디즈니 등에 비해 가입자와 콘텐츠 규모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애플 TV+를 단축키에 탑재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트리밍 동영상 검색 엔진 저스트워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애플 TV+의 점유율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넷플릭스, 아마존, 디즈니+, 훌루가 각각 28%, 20%, 14%, 13%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것과는 대조되는 대목이다.

로쿠는 과거 리모컨 단축키를 통한 가입자 1명 발생 시 1달러의 수수료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애플이 특정 기기 또는 업체와 제휴하는 단계적 플랫폼 확장 전략을 버리고 모든 안드로이드 TV 단말에 애플 TV+를 제공하고 로쿠와도 협력하는 것은 애플 TV+ 가입자 확보를 위해 경쟁사 플랫폼 진입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즉, 애플의 OTT 사업은 이제 과거와는 완전 다른 새로운 형태의 전략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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