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부상하는 ‘듣는 시장’에 디지털 오디오 콘텐츠 주목...(2) 업체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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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부상하는 ‘듣는 시장’에 디지털 오디오 콘텐츠 주목...(2) 업체 동향
  • 정근호 기자
  • 승인 2021.09.2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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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뮤직, 오디오 콘텐츠 형태 융합 트렌드 보여
전자책 아닌 오디오북-독자 확보를 위한 인수?
커넥티드카 시장도 확대되며 신사업 기회 발굴
출처: 픽사베이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면서 음악, 오디오북, 팟캐스트, 소셜 오디오 등의 세부 시장이 연계 혹은 융합되는 모습을 보인다. (출처: 픽사베이)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면서 음악, 오디오북, 팟캐스트, 소셜 오디오 등의 세부 시장이 연계 혹은 융합되는 모습을 보인다. 글로벌 업체인 ‘스포티파이’가 이런 트렌드를 주도하며 서비스 간 경계는 더욱 사라지고 있다.

이달 밀리의 서재 인수에 나선 지니뮤직은 KT, LGU+ 이동통신 가입자에게 음악과 오디오북을 제공하며 이용자 기반을 확대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커넥티드카 시장이 확대되면서 자동차 영역과의 연계가 있는 오디오북 전용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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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부상하는 ‘듣는 시장’에 디지털 오디오 콘텐츠 주목...(1) 최근 이슈 

오디오 콘텐츠 사업으로 확장하는 KT?

KT는 앞서 2010년대 초 ‘올레 ebook’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이 서비스는 포인트를 사용해 책을 사거나 책을 구입하면 별포인트를 모을 수 있도록 해 사용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KT는 2014년 9월 수익성 등의 요인으로 전자책 서비스 중단을 발표하며 해당 사업을 접었다. KT는 전자책 서비스 중단 당시 해당 사업을 ‘바로북’ 업체에 이관했다. 그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구매했던 서적이 이관되지 않았고, 바로북이 사업을 계속 운영할 수 있는 안정적인 업체로 여겨지지 않았다.

2014년 KT의 올레 ebook 서비스 중단에 앞서 11번가가 ebook 서비스를, 신세계I&C가 전자책 서비스 ‘오도독’를 종료하며 해당 사업의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다.

 

출처
KT는 2010년대 초 ‘올레 ebook’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했다. (출처: KT)

 

2010년대 초중반과 현재 전자책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KT(지니뮤직)는 이번 인수로 밀리의 서재를 중심으로 전자책 사업을 펼치고 오디오북 같은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 추진을 도모할 수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디지털 오디오 콘텐츠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오디오 서비스로는 음원 서비스가 있으며, 이외에 인터넷 라디오, 팟캐스트, 오디오북, 음성비서(voiceassistant), 소셜 오디오 등이 있다.

음성비서는 다른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 역할도 하지만, 음성으로 이용자와 소통하고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오디오 콘텐츠의 한 유형으로도 볼 수 있다. 소셜 오디오는 실시간 양방향 서비스로, 2021년 초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클럽하우스를 계기로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많이 등장했다.

또 오디오 서비스는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단말, 가정에서 이용하는 스마트 스피커와 스마트 디스플레이에서 많이 이용되며,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자동차에서도 운전 중 이용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중 하나이다.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들의 시너지 기대

이제 글로벌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유형에 얽매이지 않고 경쟁 및 협력, 사업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 한 사업자가 직접 진출하거나 타 업체 인수 및 협업 등을 통해 다른 유형의 오디오 콘텐츠 제공을 시작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대표적인 예로는 스포티파이를 살펴볼 수 있다. 스포티파이는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한 이후 오디오북과 팟캐스트로 사업을 확대했다. 특히 최근에는 소셜 오디오 서비스인 ‘그린룸(Greenroom)’을 출시하기도 했다. 또한, 타 업체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유통할 뿐 아니라,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 제작도 강화하고 있다.

여기서 스포티파이가 단순히 서비스 제공 영역과 콘텐츠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이 아닌, 각 콘텐츠 서비스 간의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스포티파이는 음원 서비스 사업 강화를 위해 주요 아티스트나 음악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오리지널 팟캐스트 콘텐츠를 제작해 제공하고 있다.

출처: 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가 최근 소셜 오디오 서비스 '그린룸'을 출시했다. (출처: 스포티파이)

 

또 인기 팟캐스트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소셜 오디오 서비스인 ‘그린룸’의 대화방을 개설해 팬들과 직접 소통하고, 소셜 오디오와 팟캐스트 서비스 간의 시너지를 추구한다. 실시간 대화를 통해 팟캐스트 크리에이터들은 소셜 오디오 서비스를 기반으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하나의 업체가 여러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아직 음악, 양방향 인터넷 라디오, 오디오북, 팟캐스트, 소셜 오디오 서비스가 독자적인 업체들에 의해 추진되는 경향이 더 크다.

 

오디오 콘텐츠-오디오북 시장 성장세

소셜 오디오보다 동영상(OTT) 서비스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 업체들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 최근 디즈니의 국내 진출이 공식화되면서 디즈니+가 새롭게 인기몰이를 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와 달리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는 유튜브 뮤직을 제외하면, 국내 업체들이 해외 업체에 앞서고 있다.

유튜브는 유튜브 자체의 프리미엄 구독형 서비스 가입자들에게 유튜브 뮤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이용자가 증가하는 모습이지만, 애플의 애플뮤직이나 2021년 초에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스포티파이는 별다른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 스트리밍 음악 시장에서 지니뮤직은 멜론 및 유튜브 뮤직과 함께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통사들이 자사 가입자를 대상으로 무료 또는 멤버십 할인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내세우며 신규 고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니뮤직은 KT를 비롯해 주요 주주인 LGU+의 가입자들에게도 지니뮤직 서비스를 멤버십 상품으로 제공 중인데, 이는 가입자 확대 및 유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선두 업체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이에 지니뮤직은 밀리의 서재가 제공하는 오디오북 콘텐츠를 통해 보다 큰 관점에서 ‘오디오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도약하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200억~30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9년 기준 성인 기준 오디오북 이용률이 3.5%로 저조한 수준이지만, 전체적인 오디오 콘텐츠 및 오디오북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최근 자동차 자체에 통신 모듈이 탑재되고 차량 플랫폼을 통해 음악 등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지는 모습이다. KT는 지난 해 말부터 현대자동차의 신형 ‘제네시스 GV70’ 차량에 지니뮤직 서비스를 제공하며 커넥티드카를 통한 오디오 콘텐츠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지니뮤직이 밀리의 서재를 인수한 것은 향후 국내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한 단계 성장하면서 새로운 경쟁단계로 진입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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