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 오디오 콘텐츠 제작-유통 플랫폼 출시…KT와 오디오북 시장서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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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 오디오 콘텐츠 제작-유통 플랫폼 출시…KT와 오디오북 시장서 격돌
  • 정근호 기자
  • 승인 2021.11.0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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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 오디오 콘텐츠 쉽게 제작하고 유통하는 플랫폼 출시
교보문고와도 오디오북 시장 활성화 협력
밀리의 서재 인수한 KT와 오디오북 시장에서 경쟁 시작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의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200억~300억 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의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200억~300억 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국내의 도서 시장이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상황에서 아직은 시장규모가 적지만 그래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부문이 있다. 바로 눈으로 보는 도서가 아니라 귀로 듣는 도서인 ‘오디오북’이다.

한국출판독서정책연구소가 지난 2021년 6월 발간한 ‘2020년 출판시장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국내 성인의 오디오북 독서율은 3.5% 수준으로 종이책 독서율 52.1%와 전자책 독서율 16.5%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다. 또한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의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200억~300억 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이나 애플,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음성인식 기반의 개인비서 이용률이 높아지고, 팻캐스트 시장의 확산과 더불어 클럽하우스로 대표되는 소셜 오디오 서비스 이용이 늘어나면서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한 밀리의 서재나 리디북스 등 전자책 업체들이 오디오북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윌라와 같은 오디오북 전문 스타트업이 등장하면서 오디오북 시장은 더욱 성장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SK C&C, 신규 플랫폼 통해 오디오북 생태계 육성 시도

지난 2021년 11월 4일 SK㈜ C&C는 ‘오디오 콘텐츠 제작 및 유통 플랫폼’을 출시하고 오디오 콘텐츠 생태계 조성을 위해 교보문고와 제작 그룹 참여를 통한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과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사진1 - 출처 SK(주) C&C) SK(주) C&C 이상국 ICT Digital 부문장(왼쪽)을 포함한 사업 관계자들이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시범 오픈을 축하하며 사업 협력을 다짐하는 모습.JPG
SK C&C 이상국 ICT Digital 부문장을 포함한 사업 관계자들이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시범 오픈을 축하하며 사업 협력을 다짐하는 모습. (출처: SK C&C)

 

SK C&C에 따르면 새롭게 개발한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은 오디오북 제작 기간과 비용을 기존 대비 획기적으로 줄이고 효율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제작그룹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오디오북 제작에 필요한 제작 그룹 및 제작 환경을 중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는 제작 등록 DB에서 선호하는 낭독자 보이스 및 제작 그룹을 검색해 제작을 의뢰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오디오북 제작 참여를 희망하는 성우 준비 학생과 인디 성우, PD, 작가들과 녹음 시설인 스튜디오 보유자도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에 정보를 등록하고 자신의 목소리로 오디오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성우들의 목소리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TTS, Text to Speech)해 주는 솔루션으로 자동화 품질 검증 서비스도 제공하며, 제작한 콘텐츠 유통 판매를 위해 별도의 계약 없이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에 콘텐츠를 올리면 바로 유통이 시작되는 원스톱 오디오북 판매 유통 채널로 차별화를 했다.

SK C&C는 교보문고를 시작으로 향후 국내외 콘텐츠 전문 기관들과의 제휴 추진 등 지속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확대를 추진하고, 이해관계자 협력을 기반으로 오디오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를 리딩해 나아갈 계획이다.

 

밀리의 서재 인수한 KT 그룹과는 새로운 분야에서 격돌

SK C&C에 앞서 지난 9월 KT의 자회사로서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니뮤직이 464억원을 투자해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밀리의 서재’ 지분 38.6%를 인수한 바 있다. 이는 밀리의 서재가 제공하는 오디오북, 즉 오디오 콘텐츠와 기가지니 및 KT 그룹 차원의 콘텐츠 시너지와 구독형 서비스 사업 확대를 위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20일 KT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KT 송파타워에서 지니뮤직, 밀리의서재와 함께 AI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3사는 이번 사업 협력을 바탕으로 AI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사업과 관련해 ▲ 사업 개발 및 상품화 ▲ 제작 및 시장 활성화 ▲ 홍보 및 마케팅 등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20일 조훈 지니뮤직 대표, 송재호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가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 (출처: KT)
지난 10월 20일 조훈 지니뮤직 대표, 송재호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가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 (출처: KT)

 

지니뮤직(KT)이 공개한 사업전략은 1) 오디오 서비스 출시를 통한 플랫폼 확장, 2) 고객 니즈 기반의 차별화한 오디오 콘텐츠 공급 및 서비스 고도화, 3) B2C 및 B2B 구독형 오디오 서비스 진화이며, 이를 통해 KT 그룹 차원에서 구독형 콘텐츠 사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KT그룹의 계획은 SK C&C가 그리는 향후 모습과 상당부분 겹치는 모양세다. 양사 모두 오디오북 시장의 활성화를 1차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기존의 출판사뿐 아니라 누구라도 쉽게 오디오북을 제작해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으로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TTS 기능을 지원하는 것도 양사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다.

KT그룹과 마찬가지로 SK C&C의 플랫폼을 활용한 오디오 콘텐츠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그리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웨이브(Wavve) 및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플로(FLO) 등과 결합되면서 새로운 구독형 상품으로 제공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스타트업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었던 오디오북 시장이 SK 및 KT 그룹간의 경쟁으로 확대되었으며, 단순한 오디오북 서비스를 넘어 음악이나 동영상 서비스 등 다른 구독형 콘텐츠와 결합되어 시너지를 창출하는 디지털 콘텐츠 경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기업의 참여는 이들이 새로운 고객확보를 위한 여러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하며, 기존의 다른 서비스들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도 신규 이용을 위한 여러 혜택을 제공할 것이기에 좁게는 국내 오디오북 시장, 넓게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 전체의 빠른 성장을 견인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층 더 발전하는 오디오 콘텐츠, 다양한 수익모델 접목도 가능

디지털 시대를 맞아 오디오 콘텐츠는 디지털 음악과 라디오를 거쳐 주문형 콘텐츠 서비스인 팟캐스트와 오디오북, 그리고 소셜 오디오 서비스 등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특히 유무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콘텐츠를 다운로드하여 이용 기기에 저장하고 감상하는 형태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스트리밍되고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최근에는 각각 발전해 왔던 오디오 콘텐츠의 세부 서비스들이 통합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Spotify)는 팟캐스트 사업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 전문 솔루션 및 콘텐츠 업체들을 인수했으며, 지난 봄에는 소셜 오디오 서비스 그린룸(Greenroom)을 출시했다.

이제 이용자들은 취향이나 이용환경에 따라 여러 형태의 오디오 콘텐츠를 단일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선택해서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서비스 구성과 제공 측면의 변화는 수익모델의 변화도 가져오고 있다. 콘텐츠 개별구매와 월정액 기반에서 벗어나 광고까지 접목되는 하이브리드 수익모델이 확산되는 것이다. 특히 팟캐스트와 소셜 오디오 서비스는 동영상 시장의 유튜브처럼 개인들도 참여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로 인해 유튜브가 취하고 있는 수익모델인 크리에이터에의 기부나 아이템 구매와 같은 방식이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아직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제 KT나 SK 그룹의 참여로 인해 한단계 더 발전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에 발맞추어 이용자들의 서비스 이용의향을 높이고 실질적인 비용부담은 줄이는 다양하고 참신한 수익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출고되는 자동차들은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오디오 콘텐츠는 차에서 이용하기에 최적이라는 점에서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업체들과 자동차 업체들과의 제휴도 에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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