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부상하는 ‘듣는 시장’에 디지털 오디오 콘텐츠 주목...(3) 향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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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부상하는 ‘듣는 시장’에 디지털 오디오 콘텐츠 주목...(3) 향후 전략
  • 정근호 기자
  • 승인 2021.09.2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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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음성인식 기반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 주력
그룹 차원 디지털 서비스 간 시너지 효과 기대
오리지널 IP의 활용 다각화 방안 모색 필요
출처: 지니뮤직 홈페이지
지니뮤직 서비스 모습. (출처: 지니뮤직 홈페이지)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번 밀리의 서재 피인수는 오디오 콘텐츠 사업을 추진하는 지니뮤직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KT, LGU+의 이동통신 서비스 및 번들링 상품을 통한 4G 및 5G 가입자 대상 추가 혜택과 KT가 추구하는 다양한 구독형 콘텐츠 서비스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와 동시에 OTT 사업과의 번들링이 강조될 가능성도 있다. 지니뮤직의 밀리의 서재 인수는 전자책과 오디오북 사업 측면에서 나아가 KT 그룹 차원에서의 구독형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시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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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부상하는 ‘듣는 시장’에 디지털 오디오 콘텐츠 주목...(2) 업체 동향

음성인식 등 음성 기술에 투자하는 KT

시장조사업체 주니퍼 리서치(Juniper Research)는 지난달 음성인식 개인비서를 통한 상품 거래액이 올해 46억 달러에서 2023년에는 194억 달러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스마트 스피커에 집중했던 이전 조사와 달리 모바일 단말에서의 음성비서 이용도 다루고 있으며, 모바일 단말이 보이스 커머스의 주된 단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아마존과 구글은 최근 소매업체들이 각각의 음성비서와 연결할 수 있는 간편한 방법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보이스 커머스에서도 스크린을 활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 바로 음성인식 기반 스마트 스피커 사업이다. 스마트 스피커 사업에서도 오디오 콘텐츠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밀리의 서재가 보유한 오디오북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저작권 협의를 거쳐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KT가 보유한 음성합성 기술을 이용해 오디오북으로 제공되지 않고 있는 전자책들을 기반으로 오디오북 콘텐츠를 크게 늘릴 수 있다. KT는 음성비서 업체로서 이용자와 대화를 나누며 맥락을 이해하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이용자가 실제로 듣게 되는 ‘목소리’ 자체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출처: KT
KT는 최근 자체 개발한 개인화 음성합성 기술(P-TTS)을 이용한 콘텐츠를 공개했다. (출처: KT)

 

이와 관련해 KT는 최근에 자체 개발한 개인화 음성합성 기술(P-TTS)을 이용해 2014년에 사망한 인기가수 신해철의 목소리를 복원해 3편의 콘텐츠를 제작한 바 있다. 2001년~2012년까지 진행한 인기 라디오 방송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을 기반으로 AI를 통해 신해철 특유의 목소리와 억양을 학습하고 복원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KT는 2018년에도 인기 개그맨인 박명수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오디오 퀴즈를 기가지니를 통해 제공하기도 했다.

이는 KT 그룹 차원에서 밀리의 서재 서비스 번들링 외에도 음성비서 사업인 기가지니와의 시너지 창출도 가능함을 보여준다. KT가 보유한 자체 음성합성 기술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의 오디오북을 제공하는 등 추가 수익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이처럼 음성합성 기술을 이용해 동일한 오디오북에서도 서로 다른 연예인이나 셀럽의 목소리로 낭독되는 여러 버전을 제작해 잠재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이용률을 높일 수 있다. 때에 따라 특정 인기인의 목소리는 별도의 유료 구매 상품으로도 제공할 수 있다.

 

음성인식 등 음성 기술에 투자하는 KT

이외에도 KT 그룹 차원에서 밀리의 서재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 최근 글로벌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중요한 경쟁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오디오와 동영상,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확대 적용하고 직접 진출하기도 하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워너미디어 산하 HBO Max가 자체 스토리와 대본(scripted)을 바탕으로 제작되는 오리지널 팟캐스트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HBO Max는 2019년 4편의 팟캐스트로 시작해 현재 25편의 팟캐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표적인 사례로는 향후 HBO Max에서 공개될 자체 스토리 기반 오리지널 팟캐스트로‘배트맨: 더 오디오 어드벤처(Batman: The Audio Adventures)’를 꼽을 수 있다. 또한 HBO Max에서 제공되는 영화를 소재로 하는 ‘HBO Max 무비 클럽(HBO Max Movie Club)’ 같은 팟캐스트가 제작될 가능성이 있다.

 

출처: 아이하트미디어
‘아이하트미디어(iHeartMedia)’와 함께 20편 이상의 프로농구 소재 팟캐스트를 제작하는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출처: 아이하트미디어)

 

또한, 전미농구협회(NBA)가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 ‘아이하트라디오(iHeartRadio)’ 제공업체인 ‘아이하트미디어(iHeartMedia)’와 함께 20편 이상의 프로농구 소재 팟캐스트를 제작하는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KT는 밀리의 서재가 보유하고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이용해 OTT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하는 오리지널 동영상 제작에 활용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이미 제작 또는 계획 중인 오리지널 동영상 콘텐츠를 기반으로 전자책과 오디오북, 팟캐스트를 제작해 영상 공개 시점에 맞추어 지니뮤직과 밀리의 서재를 통해 제공하는 마케팅도 가능하다.

이어 기가지니로 오디오 게임과 같은 연계 사업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밀리의 서재를 통해 非 오디오 콘텐츠를 전자책 형태로 웹 소설과 웹툰 사업을 강화하고 이를 OTT 등과 연계시키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무조건적인 성공을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세부적인 서비스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use)’로 서로 보완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KT는 적절한 방향성을 설정하고 밀리의 서재와 같이 시너지를 잘 발휘할 수 있는 업체를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지니뮤직, KT시즌, KT 및 기타 관계사들이 실제로 국내 오디오 및 구독형 콘텐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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