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OTT 시장 변화 조짐에 사업 전략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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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OTT 시장 변화 조짐에 사업 전략 바꾼다
  • 정근호 기자
  • 승인 2021.08.0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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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SVoD 성장세, 프리미엄 SVoD 앞서
美 AVoD 이용률 감소… 스트리밍 피로 영향
콘텐츠 투자-요금제 등 새로운 방향 시도
출처: 훌루
훌루 이미지. (출처: 훌루)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OTT 분석 전문 업체인 ‘안테나(Antenna)’는 최근 미국 OTT 시장에서 니치 시장을 겨냥한 ‘전문(specialty)’ SVoD 서비스의 최근 2년간 가입자 성장세가 넷플릭스(Netflix), 훌루(Hulu) 등 프리미엄 SVoD 서비스를 추월했다고 발표했다.

안테나는 2021년 2분기 기준으로 10개 전문 SVoD의 최근 2년간 가입자 연평균성장률(CAGR)이 74%였던 반면, 같은 기간 10개 프리미엄 SVoD 서비스의 성장률은 30%에 그쳤다고 밝혔다.

10개 전문 SVoD는 AMC+, BET+, 시네맥스(Cinemax), 큐리오시티스트림(CuriosityStream), 브릿박스(BritBox), 아콘 TV(Acorn TV), 에픽스(Epix), PBS 마스터피스(PBS Masterpiece), 셔더(Shudder), 선댄스 나우(Sundance Now)다. 조사에 인용된 10개 프리미엄 SVoD에는 넷플릭스, 훌루, 디즈니+, HBO Max, 파라마운트+, 스타즈(Starz), 쇼타임(Showtime), 디스커버리+(Discovery+), 피콕(Peacock), 애플TV+(AppleTV+)가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안테나 관계자는 “디즈니+, 피콕, 디스커버리+ 같은 신규 서비스들의 성공과 HBO, 스타즈 등 기존 서비스들의 성장은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SVoD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이와 동시에 특정 시청자 그룹과 콘텐츠 장르에 초점을 맞춘 전문 SVoD가 프리미엄 SVoD보다 훨씬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프리미엄 SVoD와 전문 SVoD 구분 없이 2020년 6월 이후 데이터 추적이 가능한 17개 SVoD의 가입자 성장세를 추적해 본 결과, 선댄스 나우가 83%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으며, 파라마운트+(81%), 에픽스(74%), HBO Max(72%), BET+(71%)가 뒤를 이어 2~5위를 기록했다.

최하위 2개 업체는 각각 6%와 -1%의 성장률을 기록한 훌루와 넷플릭스로 집계됐는데, 이는 넷플릭스와 훌루가 2019년 중반 프리미엄 SVoD 가입자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가입자 포화 단계에 있는 서비스들이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2021년 6월 현재 넷플릭스와 훌루의 프리미엄 SVoD 점유율도 48%로 하락했다.

 

출처: 픽사베이
지난 4월 기준 미국의 AVoD 이용률은 8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픽사베이)

 

한편, 옴디아(Omdia)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미국의 AVoD 이용률은 83%를 기록했다. 이는 6개월 이전인 2020년 10월의 93% 이용률에서 10%p 감소한 것이다. AVoD 이용률이 감소하면서, SVoD와 AVoD를 합친 미국 OTT 이용자들의 1인당 평균 OTT 서비스 이용 개수도 2020년 11월 7.23개에서 2021년 4월 7.06개로 감소했다.

옴디아는 소비자들의 SVoD를 통한 유료 콘텐츠 이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잇따른 AVoD 서비스 런칭으로 소비자들이 BVoD(Broadcasting VoD)에서 AVoD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전체적인 콘텐츠 이용 규모는 유지하겠지만, 유지 및 관리 가능한 OTT 서비스의 이용 수를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사의 마리아 루아 아게트(Maria Rua Aguete) 리서치 담당 이사는 “2020년 OTT 시장의 폭발적 성장 이후, 시청 행태가 정상화(normalizing)되면서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며 “신규 SVoD 서비스와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제공하는 AVoD 런칭 등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옴디아는 미국에서 스트리밍 피로(Streaming fatigue) 현상이 등장하고 있지만, SVoD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며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 이를 보기 위해 가입했다 다시 해지하는 매우 ‘반복적인(seasonal)’ 이용 행태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AVoD는 SVoD 대비 서비스 이용과 중단이 쉽기 때문에 이 같은 이용행태가 더욱 잘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업체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극복할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 스트리밍 기기 및 플랫폼 업체인 로쿠(Roku)의 경우 자체 AVoD 서비스인 로쿠 채널(Roku Channel)의 콘텐츠 확보를 위해 2022년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출처: 퀴비
올해 초 2020년 런칭 이후 중단된 숏폼 OTT ‘퀴비(Quibi)’. (출처: 퀴비)

 

이는 넷플릭스의 올해 콘텐츠 투자 규모인 170억 달러 대비 매우 적은 금액이지만, 동사가 콘텐츠 투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로쿠는 올해 초 2020년 런칭했다가 중단된 숏폼 OTT ‘퀴비(Quibi)’가 제작한 콘텐츠들을 인수해 ‘로쿠 오리지널(Roku Original)’이라는 브랜드로 로쿠 채널에서 제공해 상당한 인기를 얻는 데 성공했다.

한편, 디즈니는 현재 디즈니+의 월정액 이용료 기반 SVoD 모델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디즈니의 밥 차펙(Bob Chapek) CEO는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 주최 컨퍼런스에 참석해 ‘향후 요금제 변경 계획이 없으며 현재의 사업 모델에 만족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광고를 삽입하여 이용료를 낮춘 저가 요금제는 훌루, HBO Max등 타 OTT 서비스에 도입되어 인기를 얻고 있으며, HBO Max는 지난 5월 요금을 5달러 인하한 광고 기반 요금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7월 초에 미국 앨런 미디어 그룹(Allen Media Group)이 소유하고 있는 24시간 날씨 방송인 ‘웨더 채널(The Weather Channel)’은 구독형 SVoD 서비스인 ‘웨더 채널 플러스(The Weather Channel Plus)’를 올해 4분기에 런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사의 경우에는 이미 광고 기반 자체 무료 스트리밍 TV 서비스인 ‘로컬 나우(Local Now)’를 보유 중인 상황이며, 해당 서비스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보강해 왔다. 현재 로컬 나우 서비스에서는 8천 건 이상의 콘텐츠와 345개의 무료 스트리밍 채널이 제공되고 있다.

이같이 OTT 시장의 변화에 따라 각 업체들은 자사에 맞춘 유연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콘텐츠 투자 강화, 고객 접점 확대 다각화 등을 위한 중장기적 투자를 고려해야 할 시기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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