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기업 대상 AI 비서 사업 본격화…업무 효율성 높이며 적용범위도 확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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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기업 대상 AI 비서 사업 본격화…업무 효율성 높이며 적용범위도 확대 중
  • 정근호 기자
  • 승인 2021.11.0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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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소공상인과 기업 대상 AI컨텍센터(AICC) 발표
‘AI 통홥비서’, AI가 음성으로 고객응대 서비스 제공
콜센터 등 AI 음성비서 적용 범위 확대 추세
아마존의 인공지능(AI) 기반의 개인 비서 플랫폼과 이를 탑재한 새로운 가정용 단말인 스마트 스피커를 출시
아마존 에코 이미지. (출처: 아마존)

[애틀러스리뷰=정근호 기자] 지난 2010년대 후반 아마존과 구글 등이 인공지능(AI) 기반의 개인 비서 플랫폼과 이를 탑재한 새로운 가정용 단말인 스마트 스피커를 출시하면서 ‘음성’을 매개체로 다양한 정보를 획득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새로운 시장이 개화됐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로 SK텔레콤과 KT는 각각 ‘누구’와 ‘기가지니’를 출시했으며, 카카오와 네이버도 스마트 스피커를 출시하면서 국내에서도 음성인식 기반의 개인비서 시장이 개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업계의 예상과 달리 개인비서 시장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 애플의 ‘시리(Siri)’, 삼성전자의 ‘빅스비(Bixby)’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제공되는 음성비서는 ‘히어러블(hearable)’ 단말 및 스마트홈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이용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이제 주요 업체들은 개인시장(B2C)이 아닌 기업과 정부기관 등을 대상으로 음성비서 솔루션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새로운 시장의 개척에 나서기 시작했다.


KT, 자체 보유한 기술 토대로 ‘AI 비즈니스’ 본격 추진

지난 10월 말 KT는 ‘모두의 일상이 되는 AI’를 주제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AICC 사업전략과 기반 기술들을 발표했다. 특히 KT 구현모 대표는 “KT는 AI 비즈니스를 본격 추진하는 데 충분한 통신 및 플랫폼 데이터와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AI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우리말을 가장 잘 알아듣고 해석하는 ‘AI 능동복합대화’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T는 AI 능동복합대화 기술을 자사의 고객센터에 우선 적용하고 실전 경험을 통한 기술력과 상담사들의 노하우를 AI 가상상담사 ‘지니’에 학습시켜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AI 고객센터’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 외식, 유통, 정부·지자체 등 50여 기관으로의 AICC 적용을 추진 중인 가운데 신한라이프,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금융기관과 손잡고 고객센터에 AI를 도입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등 빠르게 AICC 사업을 확대하며 매출도 동반 성장하고 있다.

이 외에도 KT는 대기업뿐 아니라 소상공인도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고객센터 서비스인 ‘AI 통화비서’를 출시했다. AI 통화비서는 바쁜 소상공인을 대신해 일을 하거나 부재 중 걸려온 고객의 전화를 AI가 대신 받아주는 서비스다. 고객이 매장 유선번호로 전화를 하면 사전에 지정한 스마트폰으로 연결돼 AI가 응대를 하는 방식이다. 

 

서울시 동작구의 KT 고객센터에서 직원들이 AI 상담 내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출처: KT)
서울시 동작구의 KT 고객센터에서 직원들이 AI 상담 내용을 모니터링하는 모습. (출처: KT)

 

KT에 따르면 AI 능동복합대화 기술을 적용해 복잡한 문의에 대한 답변은 물론 예약, 주문 등을 처리할 수 있어 1인 점포나 손님이 몰리는 매장에서 활용도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KT는 330만 소상공인을 비롯해 벤처·스타트업, 소규모 사무실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통화비서의 장점은 인공지능 솔루션이 일종의 고객센터 역할을 하는 만큼 365일 24시간 고객응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고객 입장에서도 이용자가 몰리는 시간엔 통화가 힘들었던 동네 미용실, 골목 식당에 언제라도 문의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사용이 서툰 노년층이나 업무 중 무작정 통화대기가 어려운 직장인의 경우 전화로 쉽게 원하는 시간에 예약, 문의가 가능하다.

앞서 KT는 약 2년 전부터 음성인식 개인비서를 활용한 B2B2C 사업을 진행했다. 지난 2018년 5월 한솔개발과 협력해 오크밸리 리조트에 AI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게 되는 숙박시설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으며, 2018년 7월에는 노보텔 엠버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에 ‘기가지니 호텔’을 도입한 것이다.

특히 기가지니 호텔은 스피커 형태였던 컨슈머용 단말에서 벗어나 터치스크린을 갖춘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보다 직관적인 이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인데, KT는 2018년 9월에는 베트남의 최대 건설사인 호아빈그룹과 ‘AI 호텔 및 스마트시티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기가지니 호텔의 해외 진출도 시도한 바 있다.

 

음성비서, 업무 효율성 높이고 고객불만은 줄인다

KT가 호텔 산업을 대상으로 ‘기가지니’ 음성비서와 스마트 단말을 제공한 것처럼 호텔은 주요 음성비서 솔루션 업체들이 주목한 유력 산업이다. 아마존 역시 2018년에 개인 대상 음성비서 ‘알렉사(Alexa)’의 호텔용 버전인 ‘알렉사 포 호스피탈리티(Alexa for Hospitality)’를 발표하고 2019년에는 숙박업체용 솔루션 개발업체인 ‘볼라라(Volara)’와 협력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호텔 투숙객은 룸 안에 설치된 ‘에코(Echo)’ 단말을 통해 음성으로 호텔이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소모품을 주문하고 룸 내의 조명과 온도 등을 조정할 수 있다. 아마존은 최근에 디즈니와 협력해 미국의 디즈니 테마파크 내의 여러 호텔에도 관련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의 ‘알렉사 포 호스피탈리티’는 투숙객에게 호텔 서비스 이용을 추천해 줄 수 있다. (출처: 아마존)
아마존의 ‘알렉사 포 호스피탈리티’는 투숙객에게 호텔 서비스 이용을 추천해 줄 수 있다. (출처: 아마존)

 

호텔과 같은 숙박업 외에도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음성비서 도입이 활발하다. 각 업체들은 의사를 포함한 의료진들이 업무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적 하에 음성비서를 제공하는데, 이미 여러 업체들이 등장했다. 아마존은 의료진 대상의 클라우드 기반 음성 서비스를 강화 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된 음성인식 뉘앙스는 의사가 음성으로 EHR 시스템에 접속해 환자 정보를 기록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수키(Suki), 펠릭스(Phelix.ai), 딥그램(Deepgram) 등 의료 산업용 음성비서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는 스타트업들이 등장해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직원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 또는 고객 상담 등 AS 서비스를 위해 음성비서를 도입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는 중이다. KT가 새로 제공하는 솔루션도 이 시장을 겨냥했다. 이미 고객 서비스를 위해 챗봇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음성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이 주목받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오프라인 기반의 식당이나 패스트푸드 체인들도 보다 빠른 주문과 종업원의 업무 로드 경감을 위해 음성비서를 도입하고 있으며, 맥도날드는 드라이브 스루 주문 시간 단축을 위해 음성기술 스타트업 '앱렌트(Apprent)'를 인수하기도 했다. 맥도날드에 따르면 고객이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할 경우 1분 이상이 소요되지만, 음성으로 주문하면 단지 4초 정도만 소요되는데, 이를 통해 고객 회전율을 높이고 직원들의 고객응대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업체들이 다양한 산업에 특화된 음성비서 솔루션을 출시하고 있는데, 실제로 음성비서를 도입하는 업체들은 직원들의 업무 처리를 효율화하고 시간 소모를 줄임으로써 비용을 감소시키고 결과적으로 매출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음성비서 적용을 고려하는 업체들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도 존재한다. 고려하는 솔루션들이 산업 특화 용어와 지식 등을 잘 반영해야 하며, 무엇보다 기존의 업무 인프라와 긴밀한 통합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아마존이 호텔용 음성비서 사업을 추진하면서 숙박업체용 솔루션을 제공해온 볼라라와 긴밀히 협력하는 이유다.

기업 대상의 음성비서 시장은 본격적으로 개화된 것은 아니며,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진입했을 뿐이다. 그러나 기업 종사자들의 고충을 효율적으로 해결해주는 성공적인 음성비서 도입 사례가 등장한다면 타 산업군으로도 도입이 확대되면서 전체 시장규모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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