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러스리뷰=박세아 기자] 지난 2021년 3월 구글은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를 이용할 수 있는 가정용 스마트 디스플레이 단말인 ‘네스트 허브(Nest Hub)’의 2세대 제품을 출시했다. 

새로운 네스트 허브가 주목받은 것은 바로 구글이 개발한 ‘솔리(Soli)’ 레이더 센서를 탑재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면 추적 및 분석 기능인 ‘슬리핑 센싱(Sleeping Sensing)’ 기능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솔리는 구글의 첨단 기술 연구부문인 ATAP(Advanced Technology and Projects)가 개발한 것으로서, 구글의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인 ‘픽셀 4’에 탑재된 바 있는데 스마트 디스플레이에는 처음 적용된 것이다. 또한 일반적인 제스처 인식이 아닌 수면 추적과 분석을 위해 적용된 것도 처음이다.

또 구글은 11월 9일(현지시간) 네스트 허브 2세대 제품에서 개선된 수면 추적 등의 신기능을 발표했다. 새롭게 도입되는 기능들은 최근의 스마트홈 및 헬스케어 산업에서 나타나는 트렌드가 잘 반영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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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2세대 네스트 허브 제품과 관련해 새롭게 발표한 기능은 개선된 수면분석, 소리 감지 기능, 그리고 명상 음악 제공 등 총 3가지이다.

먼저, 수면 분석 기능의 경우 보다 향상된 알고리즘을 통해 더 자세한 수면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즉, 이용자가 깨어 있는 상태, REM 수면 상태, 그리고 얕은 수면이나 깊은 수면 상태를 별도로 파악하여 각 단계의 지속시간과 비중을 알려준다.  

두 번째는 소리 감지 기능의 업데이트이다. 구글 네스트는 이용자의 코골이 소리나 수면 중 기침 소리를 인지해 분석할 수 있는데, 이번에 새로운 소리 감지 기능을 통해 같은 방에서 취침을 하는 다른 사람이나 애완 동물 등의 소리를 인지하고 분리하여 이용자의 정확한 수면 관련 소리를 파악한다.

세 번째는 네스트 허브를 통해 명상과 관련된 음악 라이브러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12월부터 제공될 예정이다. 이는 구글이 직접 제공하는 것은 아니며, 명상과 휴식, 그리고 수면을 위한 음악과 소리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슬립 스토리(Sleep Stories)’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캄(Calm)과 협력해 제공된다.

 

 

이용자는 “헤이 구글, 명상 시작해(Hey Google, start a meditation)”처럼 말하여 이용할 수 있는데, 캄이 제공하는 프리미엄 상품에 구독자의 경우 모든 음악 라이브러리를 이용할 수 있다. 캄의 프리미엄 상품에 가입하지 않은 네스트 허브 이용자는 무료 음원 트랙만을 이용할 수 있으며, 캄 프리미엄 상품의 체험판을 경험할 수 있다.

한편, 구글은 수면 분석 기능인 ‘슬리핑 센싱’ 기능을 2022년 말까지는 무료로 제공하지만, 2023년부터는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구글이 제공하는 ‘핏빗 프리미엄(Fitbit Premium)’ 상품의 일환으로 제공되며, 이용료는 월 9.99달러 또는 연 79.99달러다.

 

최근 헬스케어 산업은 아프기 시작한 이후에 대한 조치가 아닌, 일상 생활에서의 운동이나 행동을 분석해서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 점에서 특히 충분히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돕고, 정신건강(mental health)을 유지하기 위해 명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먼저, 수면 부족은 개인 차원에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며, 생산성에도 큰 영향을 주어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또는 ‘슬립테크(Sleep-Tech)’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숙면 관련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구글이 네스트 허브에서 수면 분석 기능을 강화한 것도 이용자가 숙면을 이루는지 여부를 분석하여 그렇지 못한 경우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구글은 이미 웨어러블 단말인 ‘핏빗’을 통해서도 수면 추적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 외에도 아마존 역시 스마트 스피커 ‘에코’에서 수면 분석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스마트홈 플랫폼 및 단말 업체들이 향후 슬립테크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을 할 것임을 예고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헬스케어 산업에서 더 주목받은 영역은 ‘정신건강’인데,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사람간의 교류가 줄어들고 사회적, 경제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우울증 등을 보이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신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조용한 음악이나 집중할 수 있는 소리를 들려주어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등의 명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구글 외에도 최근에는 애플이 아이폰을 이용해 이용자의 정신 건강 문제를 진단하는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스타트업인 뮤즈(Muse)는 머리에 착용하는 밴드형 웨어러블 단말을 통해 뇌파를 측정해 착용자의 심리 및 정신 상태를 분석하고 편안함을 느끼거나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명상 서비스를 제공해 주목받았다.

수면 및 명상 관련 기기와 서비스들은 ‘웰빙(well-being)’이라는 헬스케어 산업의 궁극적인 목표와 직접적으로 부합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ICT 업체와 의료기관, 스타트업 등의 새로운 도전과 협력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발표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사항은 향후 수면 추적 기능을 유료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내년까지는 계속해서 무료로 제공하지만, 그 때까지 더 많은 사람들이 수면 추적 기능을 접하도록 하여 유료화 이후 실제 구독자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음악이나 동영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구독형 비즈모델을 도입하는 업체들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데, 스마트홈 부문에서도 특정 단말과 서비스를 결합하여 구독형으로 제공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정용 CCTV를 제공하는 구글과 아마존은 해당 CCTV를 통해 촬영된 영상을 클라우드에 저장하여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결합해 제공 중이다. 그러나 촬영된 영상을 보관하는 기간을 차별화하여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한다.

또한 가정 내의 와이파이(Wi-Fi) 공유기 업체들도 기기를 판매하는 것 외에 와이파이에 접속하는 여러 단말들의 이용현황을 모니터링하고 해킹 등을 방지하는 보안 서비스를 결합해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하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기기 자체를 구독형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기기를 구매하지 않고 월정액을 지불하면서 이용하는 방식인데, 기기가 고장이 나도 바로 교체해 이용할 수 있으며 펌웨어 등의 소프트웨어도 최신 상태로 유지되어 이용편의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처럼 이제 구독형 서비스는 온라인 서비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며, 하드웨어 자체 또는 하드웨어와 결합된 서비스로 확대 적용되면서 도입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각 업체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이를 이용하는 구독자 입장에서 이용료를 넘어서는 충분한 이용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이용자들에게 충분한 지불의향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하드웨어, 그리고 서비스 및 기능 구성이 중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