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전달 넘어 헬스케어 단말로…‘이어웨어’ 시장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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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전달 넘어 헬스케어 단말로…‘이어웨어’ 시장 커진다
  • 김상일 기자
  • 승인 2021.10.0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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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이어웨어, 웨어러블 시장 성장 주도 예상
애플, 에어팟에서 대화 소리만 증폭하는 신기능 출시
헬스케어 단말로의 가치 제공…보청기 시장 진입 시도
출처: 픽사베이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는 2021년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소비자 지출 금액이 815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픽사베이)

[애틀러스리뷰=김상일 기자] 올해 초,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는 2021년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소비자 지출 금액이 815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따른 원격 근무 및 건강 모니터링에 대한 관심이 증가가 한 결과로 예측했다.

가트너는 “스마트워치와 이어웨어(ear-worn) 기기가 웨어러블 성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새로운 프로세서 기술과 배터리 수명 개선 기술 도입으로 이어웨어 기기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애플이 연초에 공개했던 에어팟 관련 새로운 기능을 정식으로 출시해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AI 기반 특정 소리 증폭 기능 도입 이어져

최근 애플은 2세대 에어팟, 에어팟 프로, 에어팟 맥스를 위한 새로운 펌웨어 버전 4A400을 공식 출시했다. 여기에는 올해 초 WWDC에서 공개되었던 ‘대화 부스트(conversation boost)’ 기능이 포함됐다.

이 기능은 가벼운 청력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서, 에어팟의 빔포밍 마이크를 이용해 앞에서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높여 대화 내용을 더 쉽게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용자는 소리 증폭과 톤 조절이 가능하며 주변 소음을 줄일 수도 있다.

애플의 이러한 행보는 히어러블 단말이 발전하는 트렌드와 애플의 전략 일부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수 있다. 애플이 공개한 기능은 소소한 청각 문제를 지닌 사람들을 위해 다른 사람과 나누는 대화 내용을 보다 선명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접근성(accessibility)’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지만, 애플이 향후 에어팟을 통해 보청기 시장의 일부를 장악하려는 목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의 보청기뿐 아니라 무선 이어폰을 포함한 ‘히어러블(hearable)’ 단말 시장에서는 소음 제거(ANC, Active Noise Canceling)는 물론, 주변 소리를 분리해 특정 소리만을 증폭해주는 인공지능(AI) 기반의 기술이 도입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상황에 따라 들어야 하는 특정 소리를 이용자 스스로 조정하거나 자동으로 선별해 증폭해 들을 수 있다.

 

출처: 애플
소리 증폭 사례는 기존 보청기 제작사가 아닌 무선 이어폰 제조사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출처: 애플)

 

이는 전문가 처방으로 보청기가 필요한 중증 청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아닌, 소리 증폭기와 같은 단말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사람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 경증 환자를 위해 처방전 없이 일반 상점에서 보청기를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추진되는 것과 같은 트렌드에 적극 편승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히어러블 관련 스타트업들이 다수 등장하여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기존 보청기 제작사가 아닌 무선 이어폰 제조사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AI 기술 기반 보청기 업체 위스퍼(Whisper)가 3,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펀딩에 성공했다. 이어 올해 4월, 디지털 보청기 역할을 하는 히어러블 단말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올리브 유니온(Olive Union)이 비욘드 넥스트 벤처스(Beyond Next Ventures), 일본정책금융공고(Japan Policy Finance Corporation) 등으로부터 7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아울러 알파벳의 연구소 ‘X’가 혼잡한 방에서 특정인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도록 하는 히어러블 단말을 ‘울버린(Wolverine)’이라는 코드명으로 개발 중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이제 히어러블 단말은 단순한 소리 전달 단말이 아닌, AI 기술을 기반으로 수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헬스케어 단말로써 가치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전히 헬스케어 부문 강화 나서는 애플

올해에도 애플은 헬스케어와 관련된 투자를 대폭 확대 중이다. 특히 에어팟뿐 아니라 손목에 착용하는 애플워치에서도 관련 기술 및 기능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2021년 4월, 애플이 헬스케어 제품을 개선하기 위해 심장 전문의를 고용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후 8월에는 애플이 코넬 대학교(Cornell University) 연구진과 협력해 에어팟 및 에어팟 프로와 같은 웨어러블 단말의 마이크를 이용해 숨 쉬는 소리는 측정함으로써 호흡수(respiratory rate)를 측정하는 방법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의 신체 활동 중 얻을 수 있는 짧은 오디오 세그먼트(segment)를 이용해 호흡수를 추정하는 방식을 도입, 이를 위해 21명으로부터 격렬한 운동 전, 운동 중, 운동 후에 관련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출처: 픽사베이
애플은 아이폰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신 상태를 감지하고 진단하는 연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픽사베이)

 

또 애플은 더 나아가 아이폰에 저장된 데이터를 이용해 우울증이나 불안감, 인지기능 저하와 같은 정신 상태를 감지하고 진단하는 연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히 신체 활동과 관련된 헬스케어 기능이 아닌 정신적인 문제의 파악과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이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개인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인 Acumen Research and Consulting에 따르면 우울증, 수면장애, ADHD 같은 정신 질환과 행동 장애를 포함하는 행동 건강 서비스 규모가 2026년 2억 4,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조사기관에서는 최근 5년간 400개가 넘는 정신 건강 관련 스타트업들이 86억 달러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2020년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5,500건이 넘는 투자를 통해 8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모금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원격 상담, 모바일 앱, 데이터 분석 등의 다양한 정신 건강 서비스 증가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앞으로의 웨어러블 부문 성장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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